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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만개의 커뮤니티가 오손도손 살던 (주)프리챌(이하 프리챌)에 '유료화'라는 바람으로 인해 이 중 100만여개의 커뮤니티가 사장될 위기에 처해있다.

실제로 유료화전환 신청을 하지 않은 대다수의 커뮤니티를 접속하면 회사측의 커뮤니티 이용 제한을 알리는 팝업 창 하나만 뜰 뿐 기존 커뮤니티의 활동은 개점휴업상태이다. 이 상태가 조금만 지속된다면 프리챌은 최고의 커뮤니티 사이트라기보다는 '커뮤니티의 공동묘지'라 불리어도 무방할 것 같다.

유료화 이후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살펴보면 기존과 매우 상이하다.

유료화전환을 한 커뮤니티의 경우 기존의 밝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많이 사라지고 대체로 한산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대다수 커뮤니티의 이용제한에 따른 까닭인지, 남아있는 커뮤니티 내 새글의 수, 조회수, 접속자수도 이전과 비교하면 매우 낮다.

이는 프리챌 내 유료화 반대 커뮤니티인 Xfreechal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데 유료화 서비스전의 회원들의 활동에 비교하면 현재는 극히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 14일 유료 서비스 시행과 함께 회사측에서는 180일이라는 시한부 인생을 서비스 유료 미전환 커뮤니티에게 주었다. 그러나 이 기간동안에도 커뮤니티를 운영할 수 있는 기능들은 극히 제한되어 있어 '식물 커뮤니티'의 상태로 전락되어가는 과정의 아픔을 100만여개의 커뮤니티에게 생생하게 보여준다. 현

재의 커뮤니티 내에서는 운영도, 자료의 백업도 불가능한 상태인데 이렇게 그냥 두는 것은 "단 하나의 커뮤니티라도 유료 서비스 신청을 받아내기 위하여" 또는 "6개월 내 유료화가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잡아두는 것" 이라는 등 네티즌들의 여러 추측들이 설득력을 갖는다.

유료화라는 거대한 바람에 맞서 현재의 커뮤니티로서는 맞설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누구보다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계는 잘 알 것이다. 그러나 이를 볼모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끔 불합리하게 약관을 수정해가며 한 달간의 선택기간을 일방적으로 쥐어준 후 그렇지 않을 시에는 '공짜 사이트'나 찾아다니는 사람들은 필요없다며 자신들의 행위에 정당성을 가하는 것은 '견강부회'일 수 밖에 없다.

필자가 우려하는 '커뮤니티 공동 묘지화 현상'은 단순히 일방적 유료화 시행이라는 과정상의 문제점의 결과로 나타난 많은 회원들의 유료화 동참거부현상만에 국한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유료 서비스 미전환의 100만개 커뮤니티에 가입된 천만명에 이르는 네티즌들이 온라인상의 보금자리를 잃은 것과 그에 대한 대안을 함께 모색하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

프리챌을 좋아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의 그 첫째 이유가 '활동하기 편안한 커뮤니티를 제공'해 주는 것이었음을 감안하면, 유료화를 통해 프리챌을 좋아하던 (기업들의 용어로는 충성도 높은) 사람들은 거의 잃은 채, 프리챌을 어떤 목적으로 이용해보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진정한 커뮤니티'와 거리가 먼 '이해집단'만이 남아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는 현재 남아있는 커뮤니티 중 가장 많이 남아있는 유형이 '홍보/상업성'을 띄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아직까지 늦지 않았다고 본다. 프리챌의 본연의 뜻(Freedom+Challenge)을 과감히 반영하여 100만개의 커뮤니티를 사장시키지 말고 프리챌을 위해서, 그리고 우리사회를 위해서 아래와 같은 기회를 주기 바란다.

그것은 사측의 입장도 충분히 고려한 다음과 같다.

- 100만개의 커뮤니티 마스터에게 일정기한 커뮤니티 운영의사를 묻고 운영의사가 없는 커뮤니티를 폐쇄한다. (이를 통해 일차적으로 활동성 있는 커뮤니티를 골라낼 수 있다.)
- 1인 1커뮤니티 소유 원칙을 두어 한 사람이 다수의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을 경우, 양도 및 폐쇄조치를 한다. (내실있는 커뮤니티의 발전과 다시 한번의 커뮤니티를 정리할 수 있다.)

위의 두 가지 조치만으로도 현재의 50%정도 커뮤니티가 정리 가능할 것이다. (단순한 추측이 아닌 커뮤니티의 분석을 조금만 한다면 쉽게 추론 가능하다. 일회성 모임을 위해 만든 커뮤니티 / 회원수 10명미만의 비활동 커뮤니티 등 이런 류의 커뮤니티가 차지하는 비율이 50% 정도에 육박하므로 이론상으로는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덧붙여, 이번 유료화 전환가입자 10만명은 그동안의 커뮤니티 수의 거품을 뺀 진정한 수일지도 모른다는 추론을 가능하게끔 만든다.)

커뮤니티의 수를 경쟁적으로 늘리기에 바빴던 것은 다름 아닌 기업이므로 이후부터는 커뮤니티의 수로서의 경쟁이 아닌 질적인 가치 평가를 통한 경쟁으로 바꾸어 나간다면 프리챌의 전제완 사장이 주장하는 기업과 커뮤니티의 '공생'이 비로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온-오프를 통틀어 21세기 대한민국의 대표문화자산이 될 것임이 분명한 '커뮤니티'의 가치를 재평가하여 이대로 프리챌을 '커뮤니티의 공동묘지'로 되는 일만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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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과 제주, 섬과 육지를 오가며 내일을 위해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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