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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로(甘露)-따뜻한 보살의 미소(왼쪽). 명기(明氣)-한 방울 이슬에도 하늘과 땅 기분있나니(오른쪽).
400년이나 비밀에 감춰진 '이도다완'의 진실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는 길성(57)씨와 딸 기정씨가 작품전을 갖는다.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불교TV 초청으로 서울 갤러리코리아에서 "길성부녀, 하동찻사발전"이란 제목으로 전시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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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만에 ' 이도차완 ' 재현한 도예가


김성재 문화관광부 장관은 추천사에서 "잊혀졌던 소중한 민족문화유산의 재발견이라는 점에서 참으로 축하할 일"이라고, 이수덕 불교TV 대표이사는 "이 찻그릇에 차문화가 담겼고 민족의 얼이 넘쳐나며 한국의 자존심이 있다"고 말했다.

길씨는 "하동의 흙과 유약, 나무와 바람이 있는 곳에서 400년이나 비밀에 감춰진 '이도다완'의 진실을 찾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길씨는 1979년 직장생활을 접고, 분청사기 생산에 뛰어들면서 그의 도자기 인생은 시작되었다.

경주에 가마터를 잡은 그는 옹기와 토기, 일본의 '비젠토기'의 장점을 합쳐 '신라토기'를 생산했다. 이후 1988년 경기도 광주로 옮겨 '길성도예'를 설립하고 여주와 이천지역의 흙과 유약을 사용해 도자기를 만들었다. 흙을 찾는 그의 발걸음은 1993년 충북 단양에까지 갔고 그 곳에서 '단양백자'를 구워냈다.

그러던 중 2001년 6월 경남 하동에서 그가 꿈에도 그리던 흙과 유약, 파편을 찾는다. 400년 동안 비밀에 싸여 있던 '이도다완'의 진실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길씨는 지난 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15가마를 실험했다. 그 결과 국내외는 물론, 일본의 전문가들로부터 '이도다완'과 같은 특징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동에서 생산한 그릇은 '하동 찻사발'이란 이름으로 이번에 서울 나들이는 하는 것이다.

시인 정동주씨 "한국 도자 예술을 세계 최고로 끌어 올려"

▲ 길성도예의 대표 길성씨.
ⓒ 오마이뉴스 윤성효
<조선 막사발 천년의 비밀>(한길아트)을 펴낸 시인 정동주씨는 길성도예의 '하동찻사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예찬했다. "하동찻사발은 일본 차도사(茶道史)가 헌정한 세계적 미술품 '이도다완'이 지닌 아름다움에 좋이 비교될 만한 세계를 지녔다"고.

정씨는 '이도다완'은 '막사발'이 아니라 14~16세기 조선시대 승려의 흙으로 만든 '발우'라 주장한다. "15세기 후반에서 16세기 초반에 걸쳐 삼포왜란에 살던 일본 승려들에 의하여 일본에 전해진 뒤 '이도차완'이란 새로운 이름과 함께 차그릇으로서 역사를 살게 된 전설과 신비 속의 그릇이다."

정씨는 "길성, 길기정씨 부녀가 빚은 '하동 찻사발'은 지금까지 일본과 한국의 수많은 도예가들의 이도형 차완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태어났다"는 평가했다. "무엇보다 경이로운 것은 이도차완의 특징 대부분을 형상화 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도차완에서 가장 중요한 '색'과 '매화피'가 경탄할 만큼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이도차완 비밀이 내재된 흙과 유약, 불의 특성을 깨달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정씨는 길성도예의 '태토'가 여느 것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태토로 성형한 기물의 굽을 깎으면 매끈하게 처리된다. 그러나 길성 부녀가 사용한 태토는 굽을 깎을 때 거칠고 불규칙한 균열이 생긴다. 태토가 터진다. 갈라진다. 찢겨지기도 한다."

"한국 도자 예술의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고 표현한 정동주씨는 "우대한 작품 속에는 위대한 정신이 살아 있어서 그 작품과 함께 하는 시대가 행복하다는 말을 되뇌일 수 있는 오기를 빈다"라고 말했다.

▲ 서림(瑞林)-기운도 맑은 기운 상서로운 향내(왼쪽). 유심(唯心)-이 마음에 행복있나니(오른쪽).
석성우 스님 도자기에 이름 붙이고 노래

길성도예에서 태어난 찻사발은 모두 이름이 붙어 있다. 유명 일본 도예 전문가들이 그릇을 보고 감탄해 갖가지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이번에 서울 나들이를 하는 그릇은 모두 석성우 스님이 이름을 붙인 작품들이다. 석성우 스님은 그릇에 이름을 붙이고, 시를 붙여 노래하기도 했다.

▲ 대연(大然)-생활 자연 그 모두 벗어나서(왼쪽). 불연(不然)-그렇지 않은 게 어디 또 있으랴(오른쪽).

▲ 광대(廣大)-넘치고 넘쳐나고 가득 가득한(왼쪽). 선(善)-이보다도 더 큰 용광로 어디 있으랴(오른쪽).

▲ 노스님-몇몇 생 살아도 또 그렇게 살아도 즐겁구나(왼쪽). 적적(寂寂)-그래 바로 그 곳에 참다운 행복이 숨쉬고 있네(오른쪽).

▲ 첫정-한 마음 일어나면 한 세상 열리나니(왼쪽). 봄볕-마음에 깃들어라 누리에 넘쳐나라(오른쪽).

▲ 첫눈-산과 들 옷 갈아입고 잠시 쉬게 하는(왼쪽). 초심(初心)-몸 움직여도 마음 움직이지 말라(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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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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