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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집회에 참가한 농민노동자들이 일제히 '민족농업 사수와 농협중앙회 개혁, 노동법 개악저지'가 적힌 리본을 펼쳐보이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농민노동자들이 일제히 '민족농업 사수와 농협중앙회 개혁, 노동법 개악저지'가 적힌 리본을 펼쳐보이고 있다 ⓒ 석희열
이날 대회 참가자들은 노동자 농민 연대투쟁을 통한 농협중앙회를 전면적으로 개혁할 것과 노동법 개악 저지를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투쟁 찬반투표 실시와 함께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하반기 대선투쟁을 벌일 것을 결의하며 4시간 넘게 도심시위를 벌였다.

농민노동자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전 농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농업의 일방적 피해를 예측하면서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한 것은 대한민국 농업을 포기한 것"이라며 "향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 비준 저지와 2004년 WTO 쌀 수입개방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세계 제일의 노동시장 유연화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할지, 언제 정리해고 될지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김대중 정권과 자본의 노동법 개악 음모를 철저히 부수기 위해 민주노총 지침에 따라 총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농협노동자들이 '민족농업 사수'라는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지방에서 올라온 농협노동자들이 '민족농업 사수'라는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 석희열
전국농협노동조합 유재현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오늘 우리는 김대중 정권과 자본에게 민족농업 사수를 위한 우리의 결연한 의지를 확실히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문을 연 뒤 "지금 이 땅을 살아가는 농민노동자들은 더욱더 악랄해지는 정권과 자본 및 농협중앙회의 탄압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우리 농민노동자들이 정권과 자본에 맞설 수 있는 길은 오로지 단결투쟁 그 하나 뿐"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보수 정치권과 자본은 새로운 노동악법으로 우리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다"고 비난하고 "농협노동자들은 민주노총과 함께 민족농업과 민족의 생명줄인 쌀을 사수하고 WTO 반대투쟁을 위해 맨주먹으로라도 싸울 것"이라며 "또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하반기 대선투쟁을 힘있게 벌여 반드시 우리의 생명산업인 민족농업을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는 현장에서 농민노동자들과 늘 함께 할 것이라며 연대를 과시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는 현장에서 농민노동자들과 늘 함께 할 것이라며 연대를 과시했다 ⓒ 석희열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통령후보는 연대사에서 "우리 7천만 겨레의 목숨과도 같은 민족농업을 지켜내고 노동법 개악 저지를 위해 현장에서 여러분과 함께 투쟁하고 연대해나갈 것"이라고 연대를 다짐한 뒤 "입만 열면 농민노동자들을 위한다던 한나라당에선 왜 아무도 이 자리에 오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유덕상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도 격려사를 통해 "우리 민족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농업을 누가 이렇게 망가뜨렸느냐"며 보수 정치권을 겨냥한 뒤 "2004년에는 민족의 혼인 쌀마저 개방하겠다고 한다"면서 "이 땅 4천7백만 민중들이 함께 해나간다면 민족농업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집회에 참가한 여성노동자들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집회에 참가한 여성노동자들 ⓒ 석희열
전국농민회총연맹 정현찬 의장은 "추운 날씨에도 이렇게 많은 동지들이 모인 것을 보니 11월 13일 전국농민대회에서도 여러분과 함께 하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면서 "민족의 농업인 쌀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쌀은 민족의 혼이요 7천만 겨레의 생명줄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사무금융연맹 전국농협노동조합은 이날 5시경 대표단을 구성하여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항의방문하여 △농산물 개방과 관련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국회 비준 △농협구조개선법 개정 △농협중앙회 개혁 등에 관한 입장을 묻고 농민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본대회를 마친 농민노동자들은 이날 민족농업 사수와 농협중앙회 해체를 통한 민주농협 건설을 위한 농성단 발대식을 갖고 11월 10일 전국노동자대회와 13일 전국 농민항쟁 결의대회에 공세적으로 참여하여 전민중의 강고한 연대의지를 과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전국농협노동조합 농성단 대표들이 결의문을 읽고 있다
전국농협노동조합 농성단 대표들이 결의문을 읽고 있다 ⓒ 석희열
전국농협노동조합 농성단은 농성투쟁 결의문을 통해 "김대중 정부와 농협중앙회에 의해 노동운동 탄압과 지역농협에 대한 침탈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는 지금 아무런 주저없이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투쟁의 불기둥을 높이 세운다"면서 "맘껏 우리를 유린하고 짓밟아온 자들은 이제 우리의 피울음과 승리를 약속하는 함성에 잠 못들 것이며 끝내 우리 앞에 무릎 꿇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우리 전국농협노동조합은 노동형제 그리고 농민형제들과 함께 변함없는 투쟁의 불길로 타 오를 것"이라며 "마침내 다가올 그날, 우리의 한숨과 눈물이 전진과 승리의 메아리로 물결치게 될 그날, 되찾은 주인의 자리에서 우리의 어제를 깨끗이 씻어내버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전국농협노동조합 교육선전부 황의정 차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의 근로기준법 개정안 상정이 예상되는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민주노총과 함께 국회 앞에서 노숙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11월 10일 전국노동자대회에 결합하고 10일부터 12일까지 농협중앙회 개혁과 민주농협 건설을 위한 농협중앙회 앞에서의 천막농성을 벌인 뒤 13일 30만 농민과 함께 전국농민대회에 참가하게 된다"고 향후 투쟁계획을 밝혔다.

집회 참가자들은 민족농업 사수를 주장하며 'WTO 허수아비'를 불태웠다
집회 참가자들은 민족농업 사수를 주장하며 'WTO 허수아비'를 불태웠다 ⓒ 석희열
1만여명의 노동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열린 양대노총 제조연대 총력 결의대회와 같은 시간에 진행된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민족농업을 지키기 위해 쌀 수입 개방 저지와 농협중앙회 해체를 주장하며 WTO 허수아비를 불태우기도 했으나 경찰과의 충돌은 피했다.

갑자기 몰아닥친 차가운 바람으로 체감온도가 영하로 뚝 떨어진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이날 전국에서 올라온 3천명이 훨씬 넘는 농민노동자들이 다음달 10일과 13일 잇따라 열리는 전국노동자대회와 전국농민대회에 결합하기로 다짐한 데 이어 최근 연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는 학생운동권에서도 노학연대 강화와 대선투쟁 세부지침을 곧 발표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 대선정국에서 노정간 전면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회에서는 전국농협노동조합 구리 남양주지부 노래패 '열정'과 각 지부 풍물패 및 율동패 등의 문화공연에 이어 꽃다지의 축하공연도 펼쳐졌다
이날 대회에서는 전국농협노동조합 구리 남양주지부 노래패 '열정'과 각 지부 풍물패 및 율동패 등의 문화공연에 이어 꽃다지의 축하공연도 펼쳐졌다 ⓒ 석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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