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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낭비를 감시하는 시민단체인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지난 4일 '교육행정시스템'으로 예산을 낭비한 교육부에 '밑빠진독상'을 주었다.
예산 낭비를 감시하는 시민단체인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지난 4일 '교육행정시스템'으로 예산을 낭비한 교육부에 '밑빠진독상'을 주었다. ⓒ 교육희망 안옥수
뚜껑을 열자 속은 더 곪아 있었다.

500여 억을 새로 들여 전국 단위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교육행정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는 교육부가 교육정보화 사업 전반에 걸쳐 주먹구구식 낭비 행정을 펼쳐온 사실이 감사원에 의해 적발됐다. 이에 따라 감사원이 교육부장관에게 교육정보화 사업 책임자를 문책하도록 지난 2월 요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책임자 문책"도 요구

7일 기자가 입수한 '감사 결과 처분요구 내용'이란 18장 분량의 자료에서 감사원은 "CS프로그램의 불완전으로 단순업무만 처리하고 있어 1369억여 원 상당의 시스템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또한 2000년과 2001년도에 초등학교에 보급한 481억여 원 상당의 CS시스템도 그 설치목적에 맞게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감사결과 처분요구 내용' 아래 참조)

이는 전체 사업에 들어간 돈 1470억원 가운데 93% 수준인 1369억원이 낭비되었음을 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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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또 "2002년 10월 개통목표로 '집중식 CS시스템'(교육행정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CS시스템은 활용 없이 폐기될 실정에 있어 예산만 낭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교육부장관에게 실무책임자를 징계 조치할 것을 권고했다. 감사원이 이 자료에서 징계를 요구한 실무책임자는 당시 정보화지원담당관 김모 서기관과 교육행정사무관 모씨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들에 대해 징계조치하지 않았으며, 이 가운데 김모 서기관은 올 초 사표를 내고 전직한 상태다.

시스템 설치 전인데도 고가 보안장비 장착

이밖에도 감사원은 이 자료에서 "경남교육청의 경우 CS가 설치되지도 않은 302개 학교에 대당 650만원의 고가 보안시스템 302대(19억2994만원)를 보급했다"며 "현재 CS시스템 설치계획이 취소됨에 따라 예산만 낭비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부산교육청도 86억 상당의 '부산교육정보화센터'를 진행하면서 무자격 업체를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서울대와 경상대, 강원대, 전남대 등 사범대학은 교육매체제작실 컴퓨터 장비를 도입했다가 방치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일부 교육청은 '화상회의 시스템'을 들여놓았다가 겨우 2시간만에 고장나 내버려두고 있었다.

이렇듯 교육부가 추진한 교육정보화 사업 가운데 감사원이 낭비된 예산으로 지적한 결과만 봐도 20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대해 이미경 의원(민주당)은 지난 4일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감사원 지적처럼 교육정보화 사업이 불확실한 계획 속에서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며 진행된다면 교육의 미래도 불투명하다"며 "교육정보화 사업 전반에 걸쳐 평가단을 구성하고 전면적인 재검토와 수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이상주 교육부장관에게 촉구했다.

'전면 재검토하라'

이와 관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이수호)은 8일 교육행정시스템 추진과정 의혹에 대해 감사를 요구하는 국민감사 청구서를 감사원에 냈다.

전교조는 청구서에서 ▲2001년 말까지 예산이 책정되어 있던 CS 사업이 갑자기 교육행정시스템으로 변경된 과정의 문제 ▲CS 사업 폐기로 인한 서버와 소프트웨어 구입비 1470억원과 기타 비용 등 국민 혈세 낭비 등에 대해 감사를 실시해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감사원 '교육정보화 사업' 감사 처분 내용

감사 결과 처분 요구 내용

업무: 학교 시설설비 기본 계획 및 투자계획
시행일자: 2002. 02.01
처분요구기관: 교육인적자원부
처분요구종류: 통보(징계)
제목: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 구축사업 부당추진

교육인적자원부 기획관리실 교육정보화담당관 전산서기관 ○○○외 1명은 1998. 3. 9.부터 2001. 10. 24. 현재까지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 구축사업 등의 업무를 담당하여 왔다.

위 사람들은 1999. 2. 19. 33학급 이상의 1341개 초등학교에 1999년도 C/S 시스템 보급 계획을 수립하여 1999. 11. 19.부터 2000. 5. 6. 까지 1207개 초등학교에 191억 1600만원 상당의 C/S시스템을 보급하였고, 2000. 4. 11. 에는 6학급 이상 32학급 이하의 2478개 초등학교에 2000년도 C/S시스템 보급 계획을 수립하고 2000. 10. 19.부터 2001. 5. 30. 까지 481억 3100만원 상당을 들여 C/S시스템을 보급하는 업무를 처리하였다.

가. 1341개 초등학교에 대한 1999년도 C/S시스템 보급사업 추진 부적정

1998. 11. 12. 150개 시범 고등학교에서 C/S시스템을 시험 운영한 결과 전문운영의 인력부족과 프로그램의 결함이 많아 전국 학교에 이를 확대 보급하기에는 문제가 많았고 교무업무를 제외한 교육정보유통과 학교경영업무지원 및 교육정보통합안내시스템 등 다른 3개 부문 프로그램이 개발조차 되지 않았다. 그리고 위 ○○○은 1999. 10. 19.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이와 같은 문제점에 대한 실태조사와 그 대안을 조사 연구 의뢰하는 계획을 수립, 용역의뢰하고 자신도 동 과제의 연구협력관으로 참여하였기 때문에 위 C/S시스템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결과 1999. 12. 24.부터 2000. 5. 6.까지 1154개 초등학교에 182억 2600만원 상당의 C/S시스템을 보급하였지만 이들 초등학교에서는 C/S시스템에 대한 운영능력 부족과 프로그램의 잦은 수정 그리고 오류 발생 등으로 이들 C/S시스템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출석부 등 교무업무가 정상처리되지 않아 수기 장부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등 교원들의 업무 부담만 가중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나. 2478개 초등학교에 대한 2000년도 C/S시스템 보급사업 추진 부적정

위 사람들은 위 '가'호에 기재한 바와 같이 용역의뢰한 결과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1999. 12. 29. 1998년도에 보급한 4251개 일반 중·고등학교의 70.5%가 C/S시스템의 성적처리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고 있고, 전문 운영인력의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집중식 C/S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건의하였다.

더욱이 2000. 1. 17. 기획예산처에서 시·도교육청, 지역교육청 또는 중심학교에 C/S시스템을 설치하고 소규모인 여러 학교가 이를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하면 347억여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방안을 제시하였고 이에 대하여 같은 해 1. 25. 과 3. 25. 시·도교육청 관계자회의를 2-3회 열어 위 방안의 채택여부를 결정한 후 2000년도 C/S보급계획에 이를 반영하겠다고 기획예산처에 회신하였다. 또한 같은 해 4. 8. 시·도교육청의 관계전문가로 하여금 같은 해 4. 18.부터 6월 초순까지 3차례에 걸쳐 공동서버의 도입에 따른 문제점을 검토하여 2000년도 C/S시스템 보급계획에 반영하기로 검토·결정하였다.

그리고 학내전산망이 2000년에 완성될 예정으로 있어 공동서버 또는 집중식 C/S시스템을 보급하는데 기술적으로 큰 문제점이 없었다.

그런데도 위 사람들은 C/S시스템 운영상의 문제점을 우선 해결한 후에 C/S시스템을 보급하도록 하거나 집중식 C/S시스템의 채택 여부에 대한 검토도 하기 전인 2000. 4. 11. 보급예산이 확보되었다는 이유를 들어 6학급 이상 32학급 이하의 2792개 초등학교에 2000. 10. 19.부터 2001. 5. 30. 까지 481억 3100만원을 들여 C/S시스템을 보급하였다.
그런데도 위 사람들은 보급 중단 등의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당초 수립한 1999년도 보급계획에 따라 14개(99. 10. 19. 이전 계약한 강원도·충청남도교육청 제외) 시·도교육청이 1288개 초등학교에 C/S시스템을 보급하도록 내버려두었다.

그 결과, 이들 학교에서는 당초 학교행정업무 전반을 종합관리하고자 했던 목적과 달리 기존의 S·A시스템으로도 처리 가능한 학교생활기록부 정도의 업무만 처리하고 있을 뿐이고, 그나마도 잦은 오류발생과 운영 전문인력 부족으로 사실상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리 원의 감사결과 2001. 7. 10. 교육인적자원부에서 2002년 10월 개통목표로 960억여 원을 신규 투자하여 집중식 C/S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위 481억 3100만원 상당의 위 C/S시스템은 활용 없이 폐기될 실정에 있어 예산만 낭비되었다.

[조치할 사항]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 보급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정보화지원담당관(전, 교육정보화담당관) 전산서기관 ○○○과 교육행정사무관 ○○○ 징계조치.


감사결과 처분요구 내용

업무: 학교시설설비기본계획및투자계획
시행일자: 2002. 02. 01
처분요구기관: 교육인적자원부
처분요구종료: 권고
제목: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 구축사업 추진 부적정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초·중·고등학교의 학교생활기록부의 학교행정업무의 전산화를 위하여 1997. 3. 3.부터 2001. 10. 23. 현재까지 전국 9447개 초·중·고등학교에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의 구축사업(총 사업비: 1408억7500만원, 국비:371억4600만원, 지방비: 1037억2900만원)을 추진하였다.
<중략>

그리고 1999. 12. 29.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C/S시스템 운영의 문제점 지적과 함께 집중식 C/S시스템을 건의하였고, 2000. 1. 17. 기획예산처에서도 347억 여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공동서버의 활용방안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집중식 C/S시스템의 채택 가능 여부에 대한 검토와 C/S시스템의 공동활용 방안 여부 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한 후에 초등학교에 대한 C/S시스템 보급 여부를 결정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검토 없이 1999년도에 1207개 초등학교에 191억1600만원 상당의 C/S시스템을 보급하고, 2000년도에 2792개 초등학교에 481억3100만원 상당의 C/S시스템을 보급하였으며, 2001년도 중에 993개 초등학교에 164억 3400만원 상당의 C/S시스템을 보급하기로 하였다.

그 결과 이들 학교에서는 C/S프로그램의 불완전으로 정상적인 시스템 운영을 하지 못하고 학교행정업무를 종합처리하지 못하고 S·A시스템으로 처리가능한 학교생활기록부와 같은 단순업무만 처리하고 있어 1369억여 원 상당의 C/S시스템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2000년과 2001년도에 초등학교에 보급한 481억여 원 상당의 C/S시스템은 그 설치목적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게 되었다.

[조치할 사항]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①2001년도에 993개 초등학교에 보급하기로 한 C/S시스템 보급계획을 취소. ②이미 보급한 C/S시스템의 현실성 있는 운영방안 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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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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