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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카드사의 패스카드
국민카드사의 패스카드

교통카드 시스템을 개발하는 한 벤처업체가 국내 굴지의 신용카드 회사인 국민카드사 등을 '기술 도용' 혐의로 검찰에 고소, 논란이 일고 있다.

코스닥등록업체인 씨엔씨엔터프라이즈사(이하 씨엔씨)는 지난 9월 30일 "후불식 교통카드의 선두주자인 국민카드사가 자신들이 개발한 핵심기술을 해킹·절도해 교통카드를 발급하고 수년간에 걸쳐 수천억원 대의 부당 이익을 취했다"며 서울지방법원에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국민카드사를 고소하고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관계자들의 처벌을 요구했다.

씨엔씨가 검찰에 제출한 고소장에는 지난 97년 당시 국민카드사 제휴사업팀장으로 근무했던 조아무개씨가 협력사인 S사 이아무개 사장에게 2000만원을 주고 씨엔씨의 교통카드 핵심 기술에 대한 해킹을 의뢰했고 이 사장은 해킹한 핵심기술을 국민카드사에 전달했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

알고리즘 키(key)값이란?

패스카드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 것은 국민카드로 '알고리즘 키값'은 후불식 신용카드 보안의 핵심적인 요소다. 1997년 4월 1일 선을 보인 국민패스카드는 비접촉식 RF(Radio Frequency) IC칩에 신용카드 및 기타 정보를 입력함으로써 신속한 거래를 요구하는 교통요금 지불시장에 적합하도록 개발된 상품이다. 이를 통해 국민카드는 신용카드 활용범위를 소액 다거래 시장으로 확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국민패스카드는 교통카드이면서 충전이 필요 없는 후불식 신용카드상품으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지역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지불수단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국민패스카드의 결제 시스템은 미국, 캐나다, 호주 등지에서 특허를 받은데 이어 2000년 11월에 직불시스템, 2001년 1월에 신용시스템에 대하여 국내특허를 취득했다.
/ 공희정 기자
국민카드사가 해킹한 핵심기술은 씨엔씨가 130억원을 투입해 수년간에 걸쳐 개발한,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으로부터 특허를 받은 후불식 무선인식 카드 자동요금 결제시스템의 요체인 '알고리즘 키(key)값'이라고 씨엔씨는 고소장을 통해 밝혔다.

고소장은 이어 "국민카드사가 씨엔씨 기술을 해킹함으로써 얻은 직접적인 부당이득을 정확하게 산정하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국민카드사가) 교통카드를 독점함으로써 신규 발급한 카드수가 400여만장에 이르는 만큼 카드 한장당 5만원으로 계산할 때, 부당 이득이 최고 2000억 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씨엔씨의 한 고위관계자는 "'알고리즘 키(key)값'은 각 역에 구축된 단말기, 센타 시스템 등과 각 신용카드사의 컴퓨터를 연결할 수 있게 하는 암호같은 것"이라며 "만약 해킹한 키(key)값을 일반 카드에 입력하면 지하철의 게이트를 마음대로 통과할 수 있는 '무임 카드'를 무한대로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씨엔씨사가 국민카드사를 상대로 낸 고소장
씨엔씨사가 국민카드사를 상대로 낸 고소장
씨엔씨사는 95년 8월 철도청과 후불카드결제시스템 도입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으나, 철도청이 사업자로서의 지위에 의문을 제기하자 국민카드와 공동 특허권자로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카드 기술도용 논란과 관련, 국민카드사는 10월1일 "카드 기술개발 당시부터 키값 및 알고리즘에 대한 소유권은 국민카드사에 있었다"면서 99년 10월 씨엔씨사와 체결한 'RF카드 업무 협약서'를 공개했다.

또한 국민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씨엔씨사로부터 구입한 발급기를 통해 '키(key)값과 알고리즘'을 허락없이 빼낸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는 사업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위적 수단이었으며, 씨엔씨쪽에서 카드발매와 함께 주기로 했던 핵심기술 이전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게다가 당시 씨엔씨사는 자본상태도 불안전하고 기술적인 문제도 부족하다고 판단, 국민카드사의 핵심사업인 RF(후불식 무선인식)사업을 온전히 맡길 수 없었다"면서 "당시 맨손으로 시작했던 씨엔씨사가 국민카드사의 협력사로 나서면서 200억원대의 회사로 커지는 등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이제 와서 왜 이러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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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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