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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 같이 "두리아!"
자! 다 같이 "두리아!" ⓒ 조수일
열이틀 동안 내리던 비가 마침내 그치고 구름 사이로 반가운 햇빛이 내비쳤던 17일 오후, 햇빛만큼이나 생기넘치는 미소로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 대천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앉았다.

할머니와 함께 나온 손자며 며느리 등 온가족이 돗자리를 펴고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하고 더러 팔짱을 낀 연인들의 모습도 보이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한여름밤을 더욱 감미롭게 만드는 뜻깊은 음악회가 열려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북한의 대회참가결정으로 관심이 한껏 높아진 36억 아시아인의 축제 제14회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붐 조성을 위해 해운대 신시가지에 위치한 육군 53사단 군악대가 작은 음악회를 열었던 것.

'아시안게임 성공기원 한여름밤의 음악회’로 이름지어진 군악연주회는 33명의 장병으로 구성된 53사단 군악대원들이 전통가요에서부터 라틴 팝, 팝송, ‘두리아’, ‘레츠고’를 비롯한 아시안게임 공식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연주해 주말과 휴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공원을 찾은 많은 시민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음악회에서는 또 53사단 군악대를 전역한 옛 전우들이 노래와 연주를 함께하며 식지않은 전우애를 과시,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2월에 전역, 부산에서 언더그라운드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상진(24)씨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옛 전우들이 시민들을 위한 뜻깊은 음악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에 공연장을 찾아 '천년의 사랑',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 시민들에게 친숙한 노래를 불러 많은 호응을 얻었다.

아시안 게임 성공 기원 53사단 군악연주회
아시안 게임 성공 기원 53사단 군악연주회 ⓒ 조수일
이밖에도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김용섭(22) 이병이 이탈리아 가곡 ‘오솔레미오’를 부르자 객석에 있던 시민들은 아낌없는 갈채와 환호로 ‘이등병 성악가’의 열창에 화답했다.

또 ‘부산갈매기’,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 부산 시민들과 친숙한 가요를 메들리로 엮어 공원을 찾은 중장년층의 시민들도 함께 따라부르며 공연의 열기는 절정에 다다랐다.

한달여간 준비한 공연 레파토리를 모두 소화한 53사단 군악대는 시민들의 뜨거운 박수와 앵콜 요청에 예정된 공연시간을 넘기면서까지 다양한 음악을 선보이며 한여름밤을 뜨겁게 달구었다.

민·군 화합의 장을 통해 아시안게임의 성공을 기원하고 축제분위기를 확산하기 위해 음악회를 준비했다는 53사단 군악대장 홍종대 대위(31, 3사 30기)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연신 앵콜을 연호하는 등 시민들의 반응이 이처럼 뜨거울 줄 몰랐다"며 "앞으로도 가능한 한 많은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음악회를 찾은 안덕길(57, 부산시 해운대구 좌동)씨는 "날씨가 개어 모처럼 가족들과 공원을 찾았는데 손자며 며느리 모두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좋은 공연을 펼쳐준 사단 군악대 장병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53사단 군악대는 18일 대천공원 공연에 이어 30일에도 부산역 광장에서 공연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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