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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사과 없인 훈련도 없다"3 / '민중의 소리' 제공

"부시 사과 없인 훈련도 없다"2 / '민중의 소리' 제공

"부시 사과 없인 훈련도 없다"1 / '민중의 소리' 제공


▲ 3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소재 전차훈련장으로 이동하는 미군장갑차앞을 가로막고 시위를 벌이는 한총련 대학생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고 심미선, 신효순양의 영정사진을 든 대학생들이 미군장갑차 궤도밑으로 머리를 집어 넣고 있다. ⓒ 민중의 소리

▲ 미군장갑차에 치여 숨진 고 심미선, 신효순 양의 영정사진을 들고 미군 장갑차위에 올라간 대학생들. ⓒ 민중의 소리


<3신: 8월 5일 오전 9시 30분>
시위 참가 대학생, 불구속 및 즉심


파주경찰서는 8월 4일 오후 8시 미군 장갑차 훈련을 막기 위해 기습 시위를 벌인 한총련 소속 대학생 13명을 시위가담 정도에 따라 불구속입건 또는 즉결심판에 회부했다.

경찰은 그러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배중인 모 대학 4학년 김모(25세)씨는 관할서인 서울 성북경찰서로 신병을 인계했다.

미군, 일본서 45년전 '재판권 포기' 첫 사례 확인

주한미군의 1차적 재판권 포기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45년 전에 미군 측이 재판권을 포기했다는 사실이 시민사회단체에 의해 확인됐다.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1957년 6월 4일 덜레스 미 국무장관, 윌슨 미 국방장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일미간의 관계 등을 고려해 주일미군은 미군연습장 내 출입금지구역에서 탄피를 줍던 주부 나카(당시 46세)씨가 미군의 총탄에 맞아 숨진 사건에 대해 1차적 재판권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이후 일본 검찰은 가해자인 윌리엄 S. 지라드 하사관을 상해치사죄로 기소해 11월 19일 징역 3년에 집행 유예 4년의 판결을 내렸다.

운동본부는 "일본에서 이미 1차적 재판권을 포기한 선례가 있는 이상 미군 측은 하루빨리 미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재판권 포기 의사를 밝혀야 한다"

한편 주한미군은 지난 7월 27일 성명을 발표해 "언론에서는 재판권 문제가 불평등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한 예로 묘사되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자국 군인이 공식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발생한 사건에 대해 군이 재판권을 보유하는 전통은 미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는 이유를 들어 재판권 포기 거부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친 바 있다.
/ 권박효원


<2신: 8월 4일 오후 4시>경찰, 한총련 학생들에게 잠자리 제공 주민 소환

파주경찰서는 8월 4일 오후 3시 30분경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의 장갑차 훈련 저지 기습시위와 관련, 인근 주민 김동훈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김씨가 학생들에게 이틀 동안 잠자리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말했으며 "김씨 역시 이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1신:8월3일 오전 9시40분>대학생들, 훈련나선 미군 장갑차 저지 시위

"내 동생 짓밟은 미군 장갑차, 차라리 나를 짓뭉개고 지나가라."

8월 3일 오전 5시 30분경, 한총련 소속 대학생 13명이 신효순, 심미선양을 치어 숨지게 한 미2사단 캠프하우즈 소속 장갑차 궤도 밑에 머리를 들이밀고 누워버렸다.

이 시각 미2사단 장갑차 40여대는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 농로에서 훈련을 위해 이동하던 중이었다. 한총련 학생들은 행렬의 뒤쪽에서 따라오고 있는 캠프하우즈 소속 장갑차의 차량 번호를 확인한 뒤 곧바로 뛰어들었고, "미선이와 효순이가 이렇게 깔려 죽었다"고 외쳤다.

일부 학생들은 신효순, 심미선 양의 영정사진을 들고 멈춰선 장갑차 위로 뛰어올라가 "살인미군 처벌없이 훈련재개 웬말이냐!”“재판권을 이양하고 부시는 공개 사죄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한총련 학생들의 기습시위 때문에 미2사단 훈련은 4시간 지체됐다. 장갑차 밑에서 농성중이던 학생들은 오전 9시 20분경 파주 경찰서에 전원 연행됐다.

이날 미군 장갑차는 3일부터 10일까지 실시되는 야외기동훈련을 위해 한 줄로 행렬을 지어 파주시 적성면 장좌리에 위치한 다그마노스 훈련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장갑차들은 대부분 7기갑 4대대 소속이었으며 지난 6월 13일 여중생 신효순양과 심미선양을 치여 숨지게 한 44공병대대 캠프 하우즈 소속 장갑차도 전투지원을 위해 이동중이었다.

장갑차가 파주시 적성면 답곡리 농로에 들어서자 대학생들은 대형 태극기를 두르거나 여중생들의 영정을 든 채 농로를 점거한 뒤 장갑차 앞에 드러누웠다. 차례로 장갑차 위에 올라가 "효순이와 미선이를 살려내라"는 구호를 외쳤고, 미리 준비해간 성조기를 태우기도 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미군들은 효순이와 미선이의 49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전차훈련을 시작했다. 이것이 미군이 말하는 사과이며 애도인가"라며 미2사단의 훈련 재개를 비난했다. 학생들은 재판권 이양, 부시 미 대통령 공개사과, 캠프 하우즈 즉각 폐쇄, 훈련 즉각 중지를 요구했다.

주민들 7~8명이 함께 나와 학생들의 시위를 지켜보았으며 시위 도중 폭우가 쏟아지자 미처 비옷을 준비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비닐을 가져다주거나 음료수를 전해주는 주민도 있었다.

▲ 웃옷이 벗겨진 채 연행되는 대학생. 새벽 5시30분부터 4시간여동안 폭우속에서 시위를 벌인 학생들 대부분은 연행당시 탈진상태였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 날 미군의 한 관계자는 시위 내내 장갑차에서 나오지 않았으며 학생들의 훈련 중지 요구에 대해 "우리는 여중생 사건에 대해서 모른다. 다만 지시받은 대로 훈련을 진행할 뿐"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쏟아진 폭우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리를 지켰으나 추위와 장시간 농성으로 인해 대부분 탈진해 경찰들에게 연행될 때도 크게 저항하지 못했다.

이 날 농성을 준비한 학생 이모씨는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한 책임자처벌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훈련재개는 말이 안 된다. 국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을 연행한 파주경찰서 수사2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학생들에 대해 기초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검찰의 지휘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후 수사일정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군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이번 훈련은 지난 7월 16일 미군이 약속한 '훈련 사전예고제 실시'를 깨고 실시된 훈련이었다"고 주장하고 "주권을 가진 대한민국의 정부가 하지 못하는 목소리를 대신 낸 애국청년학생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는 8월 4일 '고 신효순, 심미선 양 추모순례'를 갖는다. 이 날 추모순례는 경기도 양주군 사고현장과 고인들의 생가를 방문하는 순서로 이루어질 예정이며 유족과의 간담회, 추모나무심기, 사고현장 재현 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민족 자주성 찾을 날을 기다려왔다"
미군장갑차 가로막은 새내기 대학생들

▲ 자신들의 행동은 정당하다며 밝게 웃고 있는 강민경(고려대 1학년)씨와 박상윤(고려대 1학년)씨
ⓒ오마이뉴스 권우성


"옳은 일에 대한 위험은 감수할 수 있다" / 강수연 기자

농성에 참가한 '산소학번'(02학번의 애칭) 박상윤(고려대 1학년)씨와 강민경(고려대 1학년)씨는 "한민족의 문제는 우리 스스로 풀어야 한다. 싸워야 할 이유가 명확하므로 꺼릴 게 없다"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연행이 두렵지는 않다"고 말했다.

강민경씨는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누군가는 나서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고 옳은 일에 대한 위험은 감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윤씨는 "올 것이 왔다는 생각으로 파주를 찾았다"면서 "민족의 자주성을 되찾는 기회이다"라고 답했다.

박상윤씨는 "이모댁에서 사는데 합숙이라고 둘러대고 나왔다"며 "민족에게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 나선 정당한 일이니까 집에서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권박효원 기자


주민들 "공식 훈련 전 장갑차 이동 목격" 주장
미2사단 "3일 훈련 준비로 보병 이동" 발뺌

한편 훈련장 인근 주민들은 "3일 공식 훈련 전부터 미2사단 소속 44공병대대 캠프 하우즈가 다그마노스 훈련장에서 훈련을 재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주민은 "이번 훈련은 7월 29일부터 시작됐으며 31일 오후 11시에는 미군장갑차 행렬이 훈련장을 향해 이동하는 것을 보았다. 도로에 탱크자국이 찍혀있었으며 고인 물 위를 지나가며 흙탕물을 튄 흔적도 선명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은 "8월 2일 오전 미군들이 연막탄을 쏘거나 천막을 걷는 훈련 모습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 4백여미터나 이어진 미2사단 7기갑 4대대와 44공병대대 소속 장갑차 행렬.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농민들이 농사짓기 위해 경운기를 타거나 차량으로 이동하는 농로길로 들어선 미군탱크. ⓒ 오마이뉴스 권우성
그는 또 "7, 8월은 미군 훈련이 많은 달이지만 여중생 사망사건 이후 훈련이 없었다"며 "예년 훈련 규모를 미루어보아 이번 훈련에는 1개 중대 100여명 병력과 7~8대 장갑차가 참가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채양도 미2사단 공보관은 이에 대해 "미군이 하는 모든 훈련을 일일이 알 수 없다"며 정확한 답변을 회피했으며 이후 "캠프 하우즈가 훈련을 재개한 것은 맞지만 3일부터 시작되는 대규모 훈련에 앞서 천막을 치고 취사를 준비하는 '설령대'로 미리 이동한 것"이라고 밝혔다.

채 공보관은 "캠프 하우즈 소속 미군들은 애초 계획대로 8월 10일까지 훈련에 임할 것이며 훈련장에 들어간 시간은 군사기밀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기자가 "주민들에게 장갑차 이동 시간을 미리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자 "보병들만 훈련장에 들어갔다. 장갑차는 이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차창밖으로 강제연행되는 학생들을 지켜보는 미군운전병. ⓒ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남근 파주 스토리사격장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장갑차가 훈련장에 들어간 사실이 분명한데도 미2사단 공보관은 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강한 불신을 나타냈으며 "훈련을 예고하겠다던 자신들의 약속을 어기고 몰래 훈련을 진행한 미군에 대해 불쾌감을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고 소파를 개정하기 전에는 이 동네(파주시 적성면 장파리)를 다니지 못하도록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7일 경기도 제2청은 군부대의 훈련에 따른 사고예방을 위해 군부대와의 사전 협의로 군 이동과 훈련을 지역주민들에게 알리는 사전예고제를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날세운 방패, 경찰폭력' 형사고소

▲ 7월 27일 서울 종로에서 날 세운 방패로 집회참가자를 공격하는 경찰.
ⓒ오마이뉴스 권우성
7월 31일 미군장갑차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지난 7월 27일 종묘공원에서 진행된 5차 범국민대회에서 경찰들 중 한 부대가 평화적으로 행진하던 대회참석자와 기자들을 날카로운 방패로 내리찍었다"면서 이팔호 경찰청장, 이대길 서울지방경찰청장, 김운선 종로경찰서장 등을 형사고소했다.

범대위는 "지방경찰청 소속 전투경찰대의 대원들이 방어형 경찰장비인 방패 하단을 임의로 날카롭게 갈아 참가자들의 머리를 구타해 전치 2~3주의 상해를 입혔다"면서 "경찰청장 등도 임의 개조된 방패를 발견하고도 이를 계속 사용하도록 묵인해 자신의 직무를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범대위는 첨부서류로 피해자 진술서 및 상해진단서, 경찰들의 폭행장면이 찍힌 사진, 범국민대회의 경찰폭력을 보도한 <오마이뉴스> 기사('미군에게 뺨맞고 한국경찰에게 매맞기', '27일 종로집회 불상사를 보고 한 전경이 보내온 편지')를 법원에 제출했다.

/ 권박효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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