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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전 노동인권단체들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와 백순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  조순덕 민가협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심수 전원 석방을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2일 오전 노동인권단체들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와 백순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 조순덕 민가협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양심수 전원 석방을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 석희열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이제 우리는 김대중 정권이 마지막으로 맞이하는 8.15를 맞아 양심수 문제에 대해 결자해지의 자세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들 양심수들은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신자유주의 정책의 희생자이자, 무분별한 농정개방의 피해자들이며 또한 자신의 공약이었던 국가보안법 개폐약속을 지키지 않은 김대중 정권 공약(空約)의 희생자들"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또 기자회견문을 통해 "소위 인귄대통령을 표방한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기본적인 인권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면서 "오늘 기자회견을 통해 이들의 대사면을 촉구해야 하는 우리들의 마음은 착잡하다"고 밝히고 "김대중 대통령이 역사와 민족앞에 부끄럽지 않다면 오는 8월 15일 역사적 결단을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김대중 정부 이후 27명의 민주노동당원과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 등 1823명의 노동자와 한총련 소속 대학생 등 95명의 양심수가 현재 옥살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기자회견문
김대중 정부의 양심수 대사면을 촉구한다

오늘 기자회견을 여는 우리들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소위 인권대통령을 표방한 김대중 대통령 아래서도 대규모의 양심수가 양산됐고, 결국 집권 말기에 또다시 이러한 대사면을 촉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기본적인 인권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고, 노동자와 민중들은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지금 현재 민주노동당원과 단병호 위원장을 비롯한 노동자 등 95명의 양심수가 김대중 정부의 폭압에 의해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 특히, 이들 양심수 가운데는 나날이 살기 힘들어지는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대변하다 구속된 노동운동, 농민운동, 빈민운동 등 기층 민중운동의 지도자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김대중 정부의 인권탄압이 단순한 법 논리를 넘어 실질적으로 큰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 자신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투쟁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 김대중 정권하에서도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감옥에 갈 준비를 해야 한다면 도대체 군사정부와 국민의 정부가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군사독재를 민간독재로 바꾼 것에 불과하지 않은가.

구속 중에 있는 단병호 위원장은 합법적인 민주노총의 대표자이고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상징적인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뿐만 아니라 고통받는 민중들과 연대해서 싸웠던 민주노동당과 사회당의 진보정치인들 역시 감옥에 수감돼 있다. 여전히 서슬퍼런 국가보안법 때문에 한총련은 아직도 이적단체이고, 많은 학생과 양심적 인사들이 감옥 안에서 자신의 신념을 버릴 것을 강요받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양심수로 계속 있는 한 김대중 정권은 스스로 반민중적인 정권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타고, 그 상을 받은 대통령 밑에서 고통받는 노동자와 민중을 대변하던 노동운동가, 농민운동가, 진보정치인, 학생, 양심적 지식인들은 감옥에 가 있다면 이보다 더한 이율배반이 어디 있겠는가.

이제 우리는 김대중 정권이 마지막으로 맞이하는 오는 8.15를 맞아 양심수 문제에 대해 결자해지의 자세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이들 양심수들은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신자유주의 정책의 희생자이자, 무분별한 농정개방의 피해자들이다. 또한 자신의 공약이었던 국가보안법 개폐약속을 지키지 않은 김대중 정권 공약(空約)의 희생자들이고, 대통령에게 큰 책임이 있는 아들과 측근들의 부패와 비리의 피해자들이다.

결국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해진다. 오는 8월 15일, 남북의 화해를 위해 남쪽에 오는 북측의 민간대표단을 따뜻이 맞이하는 것과 함께, 고통받고 있는 양심수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족의 화해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역사와 민족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노동자와 민중의 고통을 일말이라도 헤아릴줄 안다면 오는 8월 15일 역사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다시 한번 김대중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다.

2002년 8월 2일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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