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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과 함께 하는 도예 실습
아이들이 선생님과 접시를 만들고 있는 장면
ⓒ 김명신
학교에 아이들 소리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별일도 아닌 데 뭐가 그리 재미나는 지 서로 어깨를 부둥켜 안고, 웃다 찡그리다 심해지면 토라지기까지 하는 데도 미워할 수 없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 속엔 작은 말 한 마디에도 금방 웃고 우는 아이들이 있다.

자신을 담당하는 선생님 책상에 여러 개의 사탕을 놓았으면서 그 옆에 선생님은 왜 안 드렸냐고 하면 줄 사탕이 없어서라고 말하는 아이, 너희 선생님이 어디 계시냐고 물으면 대답도 없이 헉헉대며 달려갔다와서는 안 계시더라고 말해주는데 정작 자신들이 가야할 곳은 잃어버린 아이들.

▲ 처음엔 잠만 자던 정우의 열중하는 모습
한 단계 한 단계 마다 "선생님 잘 만들었죠?"를 물으며 확인하던 정우, 진지함이 돋보인다
ⓒ 김명신
바로 특수학급 아이들이다.

- 영재, 지연이, 소라, 민우, 정우, 유미

녀석들이 오늘 뭔가를 만들러 갔다왔다.

" 선생님~ 잘 만들었죠? "

개별학습반 정우는 정작 만들라고 할 때는 잠을 자더니 어느샌가 흙을 빚어서는 한 단계 한 단계 마다 도예 담당 선생님에게로 가 자랑을 했단다.

국립재활원이 마련한 도예실습 - 지난 6월 29일에 1차로 컵을 만들었다. - 인데, 인솔교사 2명과 6명의 아이들이 4시간 동안 접시와 돼지 만드는 일이었다.

담당교사인 이 선생님의 이야기를 빌려 듣자면, 녀석들을 보지 않고도 얼마나 대견스럽고 예뻤는 지 짐작할 수 있어 한층 더 즐겁다.

" 영재는 접시와 돼지 만들기 중에 돼지는 만들지 않았어요. 자신의 별명이 '돼지'라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기때문이예요. 그래도 영재 생각에 의외로 잘 만들어보고 싶었는 지 '오~ 떨려~' 하면서 망가질까봐 못 하겠다고까지 하더라구요. 소라는 돼지를 가족 수대로 만들었어요. 가족 모두에게 나눠주겠다면서요...... "

▲ 영재의 짖궂음이 돋보이는 모두의 사진
정작 도예선생님은 얼굴이 가려 안 보인다.
ⓒ 김명신
학생을 생각하는 마음이야 당연 기특하고 자랑스럽겠지만 박 선생님의 끊이지 않는 아이들 자랑은 아이들을 몰라도 흐뭇할 정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 해 두 번 밖에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과 그것때문인지 시간이 부족해서 만들기만 하고 굽고 색칠하는 것은 주최측에서 해 나눠주겠다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국립재활원 측에서 프로그램을 네 번 정도로 늘리면 색칠이나 광택을 내는 일까지 다 해볼 수 있지 않겠냐고 한다.

▲ 도예선생님과 세 애제자
유미,지연이,도예 선생님, 소라
ⓒ 김명신
찍어온 아이들 사진을 보고 또 보고,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 선생님의 모습이 어우러져 더 아름다운 사진이 된다.

특수아이기 때문에 할 수 없을 것이다보다는 어떤 일이든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부분 참여'를 인정하는 풍토에 감사하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희망껏 살 수 있을 지에 고민한다는 아직은 교사 초년생인 이선생님. 그녀에게 시원한 산바람을 실어보낸다.


▲ 국립재활원 꽃밭에서 - 영재는 누구랑 이야기하고 있을까
왼쪽부터 소라, 유미, 지연, 민우, 정우, 영재(맨 뒤 의자에 걸쳐있다.)
ⓒ 김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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