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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게 변해버린 배 나주 N산업에서 구입한 배 봉지로 쌓은 배들이 검은색으로 변해 향후 제값을 받지 못하는 형편에 처했다.
검게 변해버린 배나주 N산업에서 구입한 배 봉지로 쌓은 배들이 검은색으로 변해 향후 제값을 받지 못하는 형편에 처했다. ⓒ 신광재
착과 불량으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배 과수농가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약품처리가 잘못된 배 봉지가 일부지역에 유통돼 피해를 입은 과수농가의 눈가에 굵은 주름살만 깊어가고 있다.

나주 N농협은 지난 5월께 약품처리가 잘못된 N산업 4호 배 봉지 30여만장을 20여 조합원들에게 보급했다. 장당 17원선으로 판매된 이 봉지는 약품처리가 다른 봉지에 비해 과다하게 처리돼 과실을 검은색으로 변하게 하고 성장저하 및 과실을 썩게 만들어 봉지를 구입한 농가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농협으로부터 9천여장의 4호 배 봉지를 구입한 조합원 K씨는 배 봉지를 쌓고 난 후 1달이 지나서야 배 과실이 검은색으로 변한 것을 발견하고 즉시 9천여장을 걷어내고 다시 다른 봉지로 배를 쌓는 이중고를 겪었다.

배 봉지 대금과 인건비가 이중으로 들어간 것은 물론, 가장 중요한 과실이 품질저하로 인해 제값을 받지 못하게 돼 김씨는 올 한해 농사를 포기하다시피 하고 있다.

김씨뿐만 아니라, 농협에서 N산업의 4호 배 봉지를 구입한 20여 농가 대부분이 김씨와 같은 처지가 되자 지난달 말께 농협을 찾아가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그때서야 농협 측은 병충해 보호를 위해 기존 봉지보다 약품처리를 과다하게 하는 바람에 문제가 발생됐다고 조합원들에게 변명하고 지난 3일부터 피해조사에 나섰다.

특히 농협은 N산업을 상대로 법적 효력이 없는 공증서만 한 장 받아 놓았을 뿐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법적인 수순을 밟지 않지 않고 일을 해결하려다 이사회에서 집중 추궁 당해 N산업으로부터 1억6천만원 어치의 봉지를 담보로 제공받았다.

지난달 28일 농협은 이사회를 열어 4호 피해봉지 1장당 800원씩 인수키로 했으며, 피해봉지로 인한 낙과 자연 감모율은 3%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수확기에 농협에서 컨테이너 박스는 물론 차량 상차까지 제공해 피해 과수물량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춘행 남부농협 조합장은 "배 봉지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과실에 대해서 수확기에 100%로 보상해주겠다"며 "N산업으로부터 1억6천만원 가량의 봉지를 담보로 제공받았다"고 말했다.

조합원 L씨는 "조합에서 검증도 되지 않은 봉지를 조합원에게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특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속하게 N산업에 대해 법적 절차를 밟지 않은 무사 안일한 운영이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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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매일신문에서 역사문화전문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정치, 스포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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