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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쇄신파를 중심으로 6·13 지방선거 대패후 당쇄신론 방안중 김홍일 의원의 탈당 요구가 봇물을 이뤘다. 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나온 문제였다. 특히 대통령 3남 김홍걸씨의 구속 이후로 김홍일 의원을 향해 민주당 쇄신파들은 당에서 나갈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유는 정권재창출을 하기 위해선 '탈 DJ' 문제의 정면돌파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문화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67%가 민주당에 대해 반대표을 던진 이유로 '3홍 비리'에 대한 분노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현재 당쇄신 방안과 관련 민주당 중앙당은 '당발전 및 쇄신을 위한 특대위'(특대위)를 구성하고, 여기에서 김홍일 의원의 거취문제와 관련 매듭을 짓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당 "입밖에 내기도 '쉬쉬'

김홍일 의원으로선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그는 고심중이다. 17일 중앙당 연석회의가 있는날 김홍일 의원은 목포의 지역구로 내려와 버렸다. 이날 회의 분위기는 이민 예견돼 있었다. 탈당요구를 내놓고 말하는 의원이 있을 것을 눈치채고 김홍일 의원은 마음의 위안을 찾고 싶었다. 이날 중앙당 회의에선 예상대로 의원들마다 DJ와의 차별화를 강조했으며, 국민들을 납득할 수 있는 처방으로 김홍일 의원이 당을 떠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범죄사실이 드러나지도 않았고, 당명을 어긴 적도 없는데 그 희생양으로 김홍일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는 것은 도의적으나 정치적으로 올바른 요구가 아니라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어쨌든 김홍일 의원의 거취는 앞으로 민주당이 민심을 반전하기 위한 카드중 수면위로 떠오른 가장 확실한 카드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에 따라 그는 요즘처럼 괴로운 때도 없다. 18일 지구당선대본부 해단식에 김홍일 의원의 괴로움은 나타났다. 해단식 인사말에서 중앙당의 선거참패와 책임론 등의 이야기를 꺼내면서 잠시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가 요즘 이 문제로 얼마나 괴로운지를 반증한 것이다.

그러나 김홍일 의원의 민주당 잔류 의지는 현재로선 완강하다. 17일부터 3일간 지역구에 내려와서도 그는 어떤 특별한 의견청취를 하지 않았다.

지난 15일, 김홍일 의원은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 지역구에서 시장, 도의원 후보가 모두 당선됐는데 무슨 말이 필요하냐"고 탈당요구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또 "이번 선거에서 당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지역구 주민들을 만나면서 민주당을 도와달라며 당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홍일 의원은 이번 민주당 시장 선거결과에 대해 자신의 왕성한 활동으로 이전 선거와는 달리 15% 이상의 차이로 무소속 후보를 눌렀다는 데 당 잔류의 근거로 못을 박았다.

민주당 전태홍 후보는 3천표 차이로 신승했던 이전 권이담 시장의 선거보다 1만표 이상의 차이로 낙승했다. 김홍일 의원은 선거가 있기 일주일전부터 항동시장 등 목포지역 서민들의 민심이 모여있는 재래시장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선거운동에 헌신했다. 때문에 "민주당 사람중에 가장 열심히 선거운동하는 사람이 김홍일 의원"이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김홍일 의원이 당 잔류의 근거로 강조하는 민주당 시장 선거 결과는 김홍일 의원에 대한 민심의 선택이었을까?
하지만 선거과정과 투표율 등에서 꼭 그렇다고만은 할 수 없다. 김홍일 의원은 진도출신의 김흥래 차관을 밀었다. 하지만 경선에서 김흥래 차관은 참패했다. 낙하산이라는 반발심리가 반 김흥래 전선을 형성했고, 일부 대의원과 민주당원 역시 김흥래가 아닌 전태홍을 선택했다. 이는 김홍일 의원에 대한 나름의 반발이라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김홍일 의원이 뒤늦게 공정 경선을 밝힌 점은 김홍일 의원이 경선 결과를 한발 비켜갈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으로 보면 전태홍 목포시장의 시장 선거 결과는 김홍일 의원의 헌신적인 노력보다는 전태홍 후보의 자질과 원만한 인품에서 풍기는 지역내 높은 신망이 더 큰 작용을 한 점이다. 또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음에도 이 지역에서 유례없는 낮은 투표율은 결국 민주당에 대한 지역민심의 반발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목포지역 일부 시민사회단체 인사와 회원들을 중심으로 한 개별적인 전태홍 후보 선호와 지지활동 역시 김정민 후보의 표를 깎고 전태홍 후보를 당선시키는데 큰 일조를 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리하면 김홍일 의원을 위한 전태홍 후보의 선택이기보다는 전태홍 후보 그 자체를 위한 선택이라는 점이 주목할 대목이다. 하지만 막판 민주당 김홍일 의원의 활동은 민주당 사람들과 민심을 고무시키는데 나름의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겉으로는 김홍일 의원과 전태홍 후보 진영이 원만한 관계였다. 그것은 정당연설회나 선본발대식 등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하지만 속으로 보면 꼭 그렇지 만은 않았다. 전태홍 후보의 선거캠프와 민주당 선거캠프 사이에서는 보이지 않는 불협화음이 존재한 것만은 엄연한 사실이다.

어쨌든 이점에서 김홍일 의원이 강조하는 "민주당 선거 결과를 보라"는 강조점은 "과정이나 결과적으로 볼 때 꼭 그렇게 좋은 결과는 아니다"는데 논리의 결함이 존재한다.

지방선거후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의 인사와 회원들이 전태홍 후보 지지활동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는 점도 이 때문이다. 김홍일 의원이 말하는 '전태홍 당선=김홍일 잔류'의 논리에 부응했다는 점이다.
광주전남지역에선 민주당 심판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목포는 그렇지 않았다. 이점에서 목포지역 진보진영으로선 몇몇의 인사와 회원들이 활동했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전 후보를 도운 것이 전국적 운동상황과 맞았느냐는 점은 앞으로 고민해봐야 할 과제로 남았다. 하지만 이번 일부 진보진영 인사들의 전태홍 후보 돕기는 김홍일 의원의 잔류와는 다른 문제로 해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20일 민주당 중앙당 특대위는 다시 김홍일 의원 거취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앞으로 정국에서 김홍일 의원 거취 문제는 어찌됐든 그 처리에 뜨거운 감자가 될 수밖에 없다.

김홍일 의원은 현재 무척 고심하고 있다.
김홍일 의원은 13일 선거 결과 발표가 있기전 낙선하면 탈당이나 의원직 사퇴문제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행히 민주당 후보는 낙선하지 않았다. 이날 밤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자 전태홍 당선자가 지구당에 축하 인사를 하러 오자 김홍일 의원도 이날 밤 전 후보 당선을 축하하기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지구당을 찾아 전 후보를 격려했다.

하지만 김홍일 의원은 기자들의 질문에 미리부터 "노 코멘트"를 선언했다. 중앙당의 선거 참패와 지역의 선거승리 중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7일 김홍일 의원은 다시 목포를 찾아 3일간을 머물렀다.
현재로선 김홍일 의원의 탈당 등과 관련 지구당 차원에선 일절 언급을 꺼려한다. 김홍일 의원이 이번 목포를 방문한 이후 전태홍 예비시장과 재보선 출마설이 솔솔 나오고 있는 이상열 변호사 등 당내 인사들이 참여한 자리에서 김홍일 의원은 자신의 탈당 문제와 관련 어떻게 했으면 하느냐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전태홍 예비시장과 이상열 변호사는 이와 관련 일절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전태홍 예비시장은 전화통화에서 "나는 정치인이 아니라 시를 이끌어갈 행정인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 어떤 말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김홍일 의원 거취와 관련 그건 전적으로 김의원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이상열 변호사 역시 "출마설이 항간에서 나오고 있는 마당에 내가 거기서 무슨 말을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최근 시의원에 당선된 민주당 중진급 시의원 중에서도 이와 관련 전혀 언급이 없는 상태다. 특히 자유경선으로 치러진다고는 하지만 시의회 의장 선거를 앞두고 이와 관련 발언을 했다간 자충수를 둘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역구의 생사존망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를 언급한다는 것에 대한 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열려있지 못한 조직문화에도 문제가 있다.

"본인 결정문제"중론 속 "책임져야"도

한 시민단체 인사는 김홍일 의원 거취와 관련 "그것은 전적으로 본인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목포지역의 발전을 위해선 탈당이 다소 염려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했다.
이에 반해 김홍일 의원이 지역 민심의 여론을 물을 때 꼭 참석을 요청하는 한 시민단체 인사는 "민주당이 노무현 당으로 거듭나고, 개혁세력의 주체가 되기 위해선 김홍일 의원의 탈당과 의원직 사퇴문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목민협의 한 관계자 역시 "민주당 지구당의 문제에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지만, 민주당으로선 김홍일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했을 때만이 등돌린 민심을 반전시킬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지역 민심을 중요시한다는 김홍일 의원으로선 지역 당 인사들의 지역민심이 이렇다는 직언이 없는 이상 거취표명을 유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목포지역 여론은 네티즌을 중심으로 김홍일 의원의 용단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김홍일 의원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 네티즌을 글을 보자.

"아무리 본인은 잘못이 없다고 하더라도 동생들 관리를 못한 것 자체가 국민과 당에 대한 엄청난 잘못인데 의원직 반납도 아닌 탈당하라는데 그리 반대를 하시는지요?.새로운 정치세력 등장을 바라는 국민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시는게 어떨지요?"(신용현)

<목포21>지역신문에 올린 한 네티즌의 글이다.

"김 의원님 현 정국이 아주 긴박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6·13지방선거의 패배와 민심이반 현상으로 민주당은 심각한 정치적 위기상태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리 목포시민들은 그간 김 의원께서 목포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김홍일로 우뚝 서 주십시오. 부디 서민과 중산층을 위하는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에 반석이 되어주십시오. 6·13이후 어둠속을 헤매는 민주당에 몸을 불사르는 촛불이 되어주십시오"(목포시민)

아직까지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주요 지구당 관계자들의 이야기는 없다. 하지만 공식적이지 않지만 몇몇이 모인 사석에서는 김 의원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김홍일 의원의 거취와 관련한 압박은 날이 갈수록 높아만 간다. 지역에서도 김홍일 의원의 거취문제가 모락모락 최대의 관심사로 피어오르고 있다.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8월 재보선론마저 차츰 고개를 들고 있는 양상이다.

19일 대통령의 2남 김홍업씨가 소환되면서 김홍일 의원의 거취문제가 다시 뜨겁게 달아오른다. 며칠 뒤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 특대위의 결정역시 관심사다.

아직까지 김홍일 의원이 없는 민주당 목포시지구당을 당직자들은 별로 상상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피하든 피하지 않든 김홍일 의원의 거취문제는 이제 발등의 떨어진 현실이 돼 버렸다.
김 의원의 선택 카드는 ▲당잔류 ▲탈당 ▲의원직 사퇴 중 한가지다.
노풍을 위시로한 민주당의 개혁과 통합으로의 정권재창출이라는 대의명분과 함께 지구당의 수장을 지키기위한 지구당의 안간힘, 그 사이에 목포지역 민심은 조심스러우면서도 진지하게 김 의원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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