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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미국과 폴란드의 경기를 2시간 앞두고 충남대 정문에서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미국 대 폴란드의 경기를 응원할 시민들이 월드컵 경기장으로 운행되는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충남대로 속속 모여들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의 반미 피켓시위가 진행된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대체로 무관심했으나 '반미'라는 말에 적극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에 대한 미국의 지나친 개입, FX무기강매, 북한을 테러국가로 지정-한반도 냉전분위기 조성 등 미국의 기만적인 행동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한국을 방문한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반미 분위기를 알리고자 이번 선전전이 마련되었다.

오늘 반미선전전은 월드컵 기간동안 미국 경기가 있는 도시에서 펼쳐지는 선전전으로 수원, 대구에 이어 대전에서 진행된 것이다.

민주노총 박춘호 대전지역 본부장은 "한국은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미국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독립국가로 자리매김 해야 한다"며 "지금의 한국은 주권국가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미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 등의 미국 전략들이 분명 잘못된 것임을 우리 국민에게 알림으로써 반미운동을 확산시키고, 우리의 주권을 바로 세워야 함"을 주장했다.

월드컵 경기장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이동근(35·회사원)씨는 "할 건 해야죠. 반미시위 당연한 겁니다"며 "오늘 우리 팀이 포르투갈을 반드시 이길 것이기 때문에 저는 미국을 응원하러 경기장으로 갑니다. 응원할 건 응원하고 반대할 건 반대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코리아팀 파이팅"을 외쳤다.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버스를 기다리던 김모씨(35·여)는 "반미시위 모습이 우려했던 것만큼 보기 싫거나 위화감을 조성하지는 않지만 이 곳에 오는 미국인들이 보게 하려면 영어로 더 많이 썼으면 좋았겠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충남대에서 경기 중계를 보기 위해, 혹은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들어오는 대학생들은 무관심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빨리 했다. 오늘의 결전을 흥분된 마음으로 기다리는 이들에게 소규모 피켓시위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 충남대학교 내에서는 미국 국기를 휘감은 외국인의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고, 경기장으로 향하는 셔틀버스의 긴 행렬이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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