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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조직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관심을 모았던 전남 목포시장 선거결과 민주당 후보가 압승을 거둠으로써 당초 예견됐던 무소속 이변을 잠재웠다. 목포시장 선거는 모두 4명의 후보가 출마했지만 민주당 전태홍(65) 후보와 무소속 김정민(50) 후보의 양자간 볼만한 승부가 예상됐었다. 그러나 개표 결과 4만4169표를 얻은 민주당 전태홍 후보가 3만2131표에 그친 무소속 김정민 후보를 1만2000여표 차를 따돌리고 압승을 거둔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선거 초반 여론의 우세를 보였던 무소속 김정민 후보의 막판 부진 그리고 민주당 전태홍 후보의 예상 밖 선전으로 풀이된다.

지난 98년 목포시장 선거에서 김정민 후보는 국민회의 권이담 후보와 대결에서 4만1286표와 4만4621표라는 3300여표 차로 패하긴 했지만 선전함으로써, 그가 다시 도전하는 2002년 지방선거전이 관심을 모았었다.

특히 김정민 후보는 지난 98년 시장선거 당시 목포시 26개 동 가운데 하당 신도심을 중심으로 모두 10개동에서 우세를 보였었다.

민주 전태홍 후보 전지역에서 고른 득표

그러나 이번 6.13선거에서는 26개 전체 동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으며 반면에 민주당 전태홍 후보는 고른 득표율을 보였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지역일각이나 여론주도층에서도 적게는 2000표 차로 승부가 날 것으로 관측했었다. 선거를 5일 앞둔 민주당 전태홍 후보 진영에서는 5000여표 차로 승리를 점치기도 했었다. 하지만 개표결과는 1만 2000표라는 압승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초반우세를 믿고 선거전에 임했던 무소속 김정민 후보진영의 안이한 선거전략도 한 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에 민주당의 조직력과 자신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열세에서 우세로 선거양상을 반전시킨 전태홍 후보진영 입장에서는 치밀한 선거전략의 승리로 분석할 수 있다.

대통령 고향이며 큰 아들 김홍일 의원이 지역구를 맡고 있는 전남 목포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 하긴 했지만 이번 선거는 많은 시사점을 남기기도 했다.

낮은 인지도에서 시작 막판 역전승

민주당 시장경선을 앞둔 지난 4월 말 상황부터 되짚어 보자. 민주당 목포시장 경선은 김홍일 의원이 밀고 있던 전 행정자치부 차관 김흥래씨와 권이담 현 시장 그리고 전태홍 후보가 최종 주자로 나서게 됐다.
당시 전태홍 후보는 지역신문 여론조사 등에서도 10%를 넘지 못하는 낮은 인지도를 보이고 있었다.

반면에 본선에서 격돌하는 무소속 김정민 후보의 지지도는 고정적으로 30%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5월 1일 경선을 앞둔 민주당 목포지구당은 김홍일 의원이 5개월 전에 내려보낸 김흥래씨 문제로 불공정 경선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경선을 앞두고 후보등록 과정에서 김흥래씨의 강력한 경쟁자인 권이담 현 시장의 후보 등록이 무효처리 됨으로써 양상이 달라지게 된다.

당시 권이담 시장은 미국에서 귀국준비를 하고 있던 김홍일 의원에게 "등록무효는 납득 할 수 없다"며 항의했고 김 의원측에서는 "귀국해서 보자, 걱정마라"며 귄시장측을 진정시켰다.

후보 등록이 무효처리 되던 지난 4월 미국에서 보고를 받은 김 의원은 당직자들에게 전화를 통해 3명 후보들이 다시 합의해 권 시장을 경선에 참여시키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김흥래 후보측에서는 "이미 지구당 선관위가 후보등록 무효를 선언한 마당에 번복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김흥래씨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상대 권이담 시장의 경선판 입장불가 조치는 곧바로 자신의 승리로 예감하는 듯 했다. 다음날 서울에서 김 의원 보좌관까지 급파해 김흥래씨를 설득했으나 실패했다.

권이담 시장측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까지 해 놓고 미국에서 돌아오는 김홍일 의원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었다. 5월 1일 경선을 앞두고 4월 27일 김홍일 의원이 귀국했다. 그러나 김홍일 의원 입만 바라보고 있던 권이담 측에서는 등록무효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감만 증폭됐다.

권 시장의 반격, 전태홍의 경선승리

결국 경선을 하루 앞둔 4월 30일 오후 법원은 권이담 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김홍일 의원에게 당했다고 판단한 권이담 측은 이날 오후 늦게부터 조직을 총 가동하면서 전태홍 지지에 나섰다.

김홍일 의원이 지지하는 김흥래 전 행자부 차관을 낙마시키기 위해 보복(?)에 나선 것이다.

다음날 있었던 목포시 시장 경선에서 전태홍 627표로, 434표에 그친 김흥래씨를 200여표 차로 따돌렸다. 이를 두고 중앙언론에서조차 이변이라고 분석하며 김홍일 의원이 지지하는 시장경선 후보가 패배했다며 크게 다뤘다. 이처럼 민주당 전태홍 후보는 고래싸움 속에서 운좋게 민주당 목포시장 후보 자리에 앉는 운 주인공이 됐다.

무소속 김정민, 선거결과 낙관 패배 원인

6.13지방선거를 한달 앞둔 5월초까지 무소속 김정민 대 민주당 전태홍간 우열은 7대 3 정도였다.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반과 전태홍 후보의 낮은 인지도 때문에 김정민 후보진영에서는 본선 승리를 낙관하는 듯했다.

대학교수라는 참신한 이미지에다가 젊고, 더구나 98년 지방선거에서 선전 등이 김정민 후보의 강점으로 작용했다. 당시 전태홍 후보 진영에서조차 무소속 김정민 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고심하고 있었다. 선거에 무관심한 지역주민들의 입에서도 참신하고 젊다며 김정민 교수의 이름은 주로 거론됐지만 전태홍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했다.

전 후보가 목포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었지만, 상공회의소에 대해서도 제대로 아는 이가 그리 많지 않을 정도였다. 공식 선거전에 돌입하자 민주당 시장후보가 된 전태홍 측에서는 특별한 이슈없이 '연말 정권 재창출'을 위해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면서 주민들에게 다가갔다.

첫 합동연설회가 열린 6월 1일 김정민 후보는 연설 내용 면에서 교수출신답게 논리와 개혁성면에서 전 후보를 앞섰다. 전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조직력에 힘입어 유세장의 분위기를 몰아 '김대중 대통령 고향' '연말 정권 재창출' 부분에 연설 내용의 절반 가량을 할애했다.

무소속 김정민 후보는 구체적인 논리를 앞세웠고, 민주당 전태홍 후보는 명분과 당위성을 역설하며 지지를 부탁했다. 그런데 선거전에 돌입하기 전부터 이미 강력한 상대인 김정민 후보를 공격할 수 있는 호재는 다름아닌 자녀교육 문제 외는 특별한 결정타를 상대후보들이 찾지 못하고 있던 터였다.

상대후보들이 김정민 후보에게는 자녀 홈 스쿨링과 종교문제에 대해 제기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선거과정 내내 지역방송 토론에서도 상대후보들은 '국립대 교수인 김 후보가 공교육을 부정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공격했다. 그럼에도 여론의 추이는 6대 4 정도로 큰 변동이 없어 보였다.

유세도중 '정신감정' 발언 비방전으로 점화

그러나 마지막 합동 유세가 있었던 지난 6월 6일을 계기로 분위기가 대반전 되기 시작했다. 유세과정에서 김정민 후보의 발언 내용이 문제가 됐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유세가 끝나갈 무렵 "목포가 세계화 시대에 표류하고 있는데 불법선거를 하는 전태홍 후보가 시장이 되면 되겠습니까?"라는 요지의 질문을 청중들에게 했다. 그러자 연단 앞에 운집해 있던 전태홍 후보 운동원들이 "네"하고 대답한 것이다.

이에 맞받아 김 후보는 "정신감정을 받아야 겠네요"라며 응수했다. 그러자 청중 사이엔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몇초간 발언 내용이 결국 선거전 양상을 뒤엎는 계기가 됐다.

민주당목포지구당 측에서는 김정민 후보를 공격할 수 잇는 뜻밖의 호재를 만난 것이다. 연설회가 끝난 이날 오후부터 김정민 후보 선거사무실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교수라는 사람이 목포시민에게 정신감정을 의뢰한다고 한 것은 시민을 무시한 망언"이라는 것이다. 김 후보 사무실에 다음날까지 전화가 불통될 정도로 항의전화가 쇄도했다. 지방선거에 관심이 없는 일반 유권자들이 시장후보 합동연설회가 열리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만큼 당연히 항의전화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전 후보측 선거운동원들이었다. 드디어 민주당의 조직력이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무서운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지구당, 김 후보 비방성명서 배포

다음날인 6월 7일 민주당 목포지구당 선거대책본부는 '목포시민이 정신감정을 받아야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연설회 당시 김 후보가 발언한 앞뒤 내용은 거두절미 한 채 내보낸 이 성명서에는 '무소속 김정민 후보의 망언에 분노한다'면서 목포시민들의 반김정민 감정을 촉발시켰다.

민주당에서는 김정민 후보와 불특정 다수의 목포시민간 대립의 축을 만드는데 성공한 셈이다. 비방 유인물에 가까운 이 성명서는 언론기관 뿐 아니라 시내 일부에도 무차별 살포됐다. 또 일부 지역언론도 가세해 문제의 발언을 두고 '김정민 후보 폭언'이라며 기사를 내보냈다.
연설회 당시 김정민 후보의 발언은 비판받아야 마땅했다.

민주당 조직, 김정민 총공격 힘 발휘

김 후보의 의도가 '유세장에 동원된 전 후보측 운동원'들에게 지나가는 말로 화답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시장후보로서 자질논란을 일으킬 만한 소지를 안고 있었던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김 후보의 이같은 부적절한 발언이 망언과 폭언으로 덧칠되면서 목포시장 선거전은 고비를 맞게 된다.

그동안 목포지역 현안문제인 무안반도 통합과 구도심 활성화 방안 등 후보들간 정책대결로 가는 듯 했던 선거전이 결국 비방전으로 변질되는 계기로 작용한 것이다. 소극적인 김정민 지지층이 이탈하기 시작했다. 김정민 후보측에서는 그후 설상가상으로 지역방송 토론에서도 다른 경쟁후보가 자녀교육문제에 대해 재차 질문하자 "내 책 읽어봤냐?"며 상대후보를 경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또다시 자신의 지지층을 돌아서게 했다.

이와함께 과대 포장된 무소속 김정민 후보의 '시민 정신감정 의뢰' 발언은 선거가 끝날 때까지 목포시 관내 외곽 농촌마을까지 다 알려질 정도로 민주당과 전태홍 후보진영은 일사분란한 조직력을 발휘했다. 그 결과 지난 98년 선거양상과는 달리 목포시 전체 26개 동에서 김정민 후보가 완패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흑색·비방전의 승리 혹평하기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교수 출신인 김정민 후보의 자녀교육 문제 외에 이렇다할 공격거리가 없었다. 반면에 사업체를 운영하면서 재산가인 민주당 전태홍 후보에 대해서는 경쟁 후보들의 공격거리가 많았다. 재산 형성문제 뿐 아니라 집안 문제와 자신이 운영해 왔던 자동차 학원 강사 노동조합 와해 사건 등 사실상 엄청난 파괴력을 갖고 있는 사안이었지만 상대후보들은 이를 쟁점화 하지 않았다.

방송토론에서는 전 후보의 재산과 병역문제에 대해서만 몇차례 언급됐을 뿐 예민한 사안에 대해 상대후보들의 집요한 공세나 비방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과 전 후보측에서는 '거두절미한 김정민 후보의 정신감정' 발언을 꼬투리 잡아 비방으로 총공세를 편 것은 이번 선거의 오점으로 남게 됐다.

시장 선거과정을 지켜본 일각에서는 "정책대결을 외면한 흑색·비방전의 승리"라고 혹평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개혁성 강한 김 후보, 기득권층 지지 못 끌어내

두 번째로는 무소속 김정민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지역 저변에 흐르고 있었다. 자치행정의 변화와 개혁을 내걸었던 김 후보는 공직사회와 지역 기득권층의 지지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그가 갖고 있는 개혁성향과 지방행정의 마인드는 다른 후보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명확했다. 그러나 줄서기와 각종 공사수주를 둘러싼 뒷거래 관행 등이 지금도 온존해 있는 일선 자치단체의 현실을 비춰보면 '김정민 후보가 시장이 되면 피곤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앞섰다. 선거 초반 밑바닥층의 지지세와는 반대로 목포시 공직사회 저변에는 이처럼 김정민 거부감이 우세했다.

김정민 후보의 개혁성향은 상대후보와 반대세력에게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로 각인됐다.

일부 부동층 결국 DJ 선택

세 번째는 부동층이 선거종반에 가서는 결국 DJ를 선택한 것이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 투표에 참여한 목포유권자는 8만2000여명으로, 지난 98년 지방선거 당시 8만7000여명 보다 약간 밑돌았다. 투표율은 48.4%로 98년 53.3%로 5%포인트 가량 낮았다.

선거일이 임박하면서 부동층은 김정민 후보의 '정신감정' 발언에다가 그래도 민주당을 밀어야 한다는 동정론이 일었다. 선거일 3일 전에 목포에 내려온 김홍일 의원은 10일 아침부터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재래시장 등지를 돌며 동정표 모으기에 주력했다.

그 결과 '다른데서 무소속이 될지언정 DJ 고향에서 민주당이 낙선하면 되겠느냐'는 분위기가 민주당 전태홍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관심을 모았던 목포시장 선거전을 압축하면 무소속 김정민 후보는 선거초반 우세론에 안주하며 TV 토론 등에서 상대후보의 공격에 효과적이고 설득력 있게 대응하지 못한 채 교과서적인 선거운동 방식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부적절한 발언 등으로 상대후보진영에 반격의 기회를 준 것 역시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반면의 뜻밖의 압승을 거둔 전태홍 후보는 선거초반 여론의 열세를 고려, 시종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선거전에 임했다. 특히 민주당이라는 조직력은 김정민 후보의 '정신감정' 발언이후 엄청난 힘을 발휘해 열세를 우세로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선거자금 면에서 김정민 후보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여유가 있었던 전 후보측은 합동연설회장 등지에서 조직력을 과시했다.

민주당, 유세장 '썰물문화' 자성해야

이제 선거는 끝났다. 그러나 목포에서 민주당 시장후보가 압승했다고 해서 목포의 민심이 과거처럼 민주당을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또 시장후보 경선과정에서 불공정 시비 등 민주당목포지구당은 주민들에게 실망과 탄식만 자아내게 했다. 이번 시장 선거 합동유세장에는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선거운동원들이 청중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들은 두차례 합동연설회 때마다 전태홍 후보의 연설이 시작될 즈음 밀물처럼 연단 주위에 모였다가 연설이 끝난 직후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를 보다 못한 다른 후보가 연설직전 "또 다 가느냐?"고 민주당측 운동원들을 향해 원망했으며, 첫 합동연설회 때는 다음 차례인 한나라당 선무일 후보가 유세장의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연설을 한동안 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를 지켜본 일각에서는 "정책정당이라고 말하면서 민주당이 유세장을 황폐화시키고 선거문화를 퇴보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일부당원들, 자질논란 체질개선 시급

또 다른 사례는 민주당목포지구당 일부 간부들의 자질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선거를 앞두고 김홍일 위원장은 일부 당직개편을 했었다. 그러나 개편 내용을 보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지역에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일부 인사들이 지구당 간부직을 맡은 것에 대해 지적한 것이다.

더 나아가 선거과정에서 있었던 지구당 간부들의 언행이 문제가 됐다.
마지막 합동 연설회가 있었던 지난 6월 6일 오후 일부 기자들과 지구당 여성간부들과 우연히 함께 한 술자리에서였다. 평소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는 아니지만 기자들과 지구당 여성간부들 사이에서는 당연히 선거 얘기가 오갔다.

한 기자가 시중에 나도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여론을 전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여성당원과 옥신각신 하는 과정에서 양측간에 폭언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들 입장에서는 쓴소리가 듣기 싫었기 때문이다.

이날 술자리의 폭언은 수십년 동안 호남 유권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민주당의 건강상태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동석했던 다른 주민의 입에서는 "민주당이 비판의 소리를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는 자세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결국 민주당은 6.13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참패하고 '호남당'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원인 중에 하나를 이런 작은 사례에서도 보여준 것이다.

전태홍, 지역토호세력과 정치외풍 차단 관심

이제 7월 1일이면 민선 3기 전태홍 목포시장 체제가 출범한다. 항해를 앞둔 전태홍 시장체제를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목포상공회의소 회장을 하기 전에 남경공업사와 자동차 학원 등 중소 사업체를 운영해 왔다. 이처럼 행정기관 등 조직을 이끌었던 경험이 적은 전태홍 시장이 과연 일선 행정에서 정치적 외풍을 차단하고 1000명이 넘는 대기업인 목포시 공직사회를 추스릴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또 재산규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역 부유층에 속한 그가 지방자치의 최대주주인 서민 편에 서서 얼마나 내실 있는 서민자치행정을 펴나갈지도 지켜 볼 일이다.

특히 일부 건설업자를 포함한 기업가 등 지역토호세력의 간섭을 배제하고 그의 공약대로 든든한 경제시장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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