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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 시위진압으로 악명 높은 북부경찰서가 농협노조 노동자들에게 또다시 폭력을 행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달 31일 농협노조 전북본부(본부장 지상덕)는 농협중앙회 주최로 조합장을 대상으로 한 농협법 개정 설명회에 참가하려던 중 미리 배치돼있던 병력에 의해 고송영 조합원 등 4명이 연행됐다.

농협노조 전북본부는 농협중앙회가 농협전북지역본부에서 지역농협의 신용사업(신용카드)을 농협중앙회로 통합,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를 골자로 하는 농협법 개정에 대해 공개질의 할 목적으로 참가할 것을 이미 공문으로 발송한 뒤였다.

그러나 북부경찰서측은 경북과 전남 등지에서 열렸던 설명회에서 대표자들의 공개질의를 빙자해 무력충돌을 유도했다는 구실을 들어 설명회 장소를 원천봉쇄했다.

사전경고 없이 침탈하고 연행

농협노조 전북본부는 오후 3시에 있을 설명회에 대표자들만 참가할 것을 이미 농협중앙회측에 알려 대표자를 포함한 농협노조 군산지부 소속 조합원 70여명은 오후 2시 경 농협중앙회 앞에 도착했다.

그러자 농협중앙회측이 자동문을 잠그고 북부경찰서측은 병력을 출입구에 배치했다. 농협노조 조합원들은 이같은 과잉 행동에 항의하며 대표자들을 들여보내 줄 것을 요구하자 경찰 관계자가 갑자기 연행명령을 내렸다.

조합원들은 폭력사태를 조장하는 과잉진압이라며 중단할 것을 요구했으나 경찰은 폭력과 기물파손 혐의를 씌워 조합원들을 연행했다.

협상테이블 거절, 거듭된 불법연행

북부경찰서 정보과 박노봉 반장은 인터뷰에서 "이날 농협중앙회 앞은 농협중앙회 주최의 집회가 미리 신고돼있으니 이곳에서 집회를 벌이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라고 연행사유를 밝히며 집회유도사실을 강하게 거부했다.

그러나 농협노조 전북본부에 따르면 이날 집회는 농협중앙회가 신용사업 이관을 반대하는 농협노조 조합원들의 급작스런 행동을 우려한 위장 집회신고였음이 드러났다.

농협노조 전북본부의 양운용 사무차장은 "두 개의 집회가 중복됐을 경우 중재역할을 하는 것이 경찰의 임무인데 이날 경찰들은 조합원들을 전부 연행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결국 노동자들을 과잉진압하면서 벌어진 폭력행위를 노동자들에게 덮어씌우며 농협중앙회에 맞서 싸우고 있는 농협노조 소속 조합원들을 위축시키기 위한 유도진압이었던 것이다.

연행 당시 경찰측은 사전에 안내방송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노봉 반장은 이 사실도 부인했다. 특히 고송영 조합원 등 2명이 연행되고 난 뒤 북부경찰서 조현균 서장은 기동대 10여명을 데리고 조합원들 사이에서 "저 새끼 잡아라, 내가 구속시킨다"며 망발을 서슴지 않았다.

경찰의 불법적 시위 방해 뿌리 뽑겠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자 농협노조 전북본부는 연행자를 풀어주면 자진해산 하겠다고 했지만 서장은 "너희랑 만날 필요도 없다"며 협상테이블을 거부했다.

경찰서장의 막무가내식 진압에 분노한 조합원들에게 경찰은 다시 폭력적인 진압과 연행을 저질러 2명의 조합원이 더 연행됐다.

경찰측은 오후 6시가 되어서야 조합원들에게 불법집회라고 말하고 현장에 있던 병력을 북부경찰서 앞으로 보냈다.

밤 10시경 200여명의 조합원들은 북부경찰서 앞으로 이동해 다음날 새벽 1시 30분경까지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 새벽 3시가 되어서야 연행자들은 풀려났다.

최근 북부경찰서가 민주노총과 소속 단위노조 주최의 집회에 이처럼 원천봉쇄 또는 과잉진압으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 민주노총 전북본부는 불법적 시위방해라고 규정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조문익 사무처장은 "시위 관련 위법사실을 모아 법률투쟁과 항의시위를 조직하는 등 북부경찰서의 불법적 시위진압 행태에 쐐기를 박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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