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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 저녁 직장 업무를 마치고 노사모 서울사무실을 찾았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 측에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노사모)이 전국 각지에 수십 개의 지역사무실을 두고 각종 불법 선거운동을 자행하고 있다"고 한 사무실 중의 한 곳이었다.

노사모 사무실 근처에 어렵게 차를 주차하고 나서, 노사모가 입주해 있는 정원빌딩을 찾았다. 들어서는 입구에는 목련꽃이 한껏 자태를 뽐내며 우아하게 피어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노사모 사무실이 위치해 있는 8층에 내렸지만, 노사모라는 간판이 없어 잠시 주춤할 때, 유난히도 사람들이 들락날락하고 있는 사무실로 빼꼼하게 고개를 디밀었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이라는 커다란 손수건이 눈에 들어왔다.

20여 평 정도 되는 사무실에는 자원봉사자들을 포함하여 15명 정도 되는 인원들이 쉴 새없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먼저 걸려온 전화통화를 하다가 또 다시 벨이 울리자 양손에 수화기를 든 사람, 이어폰을 꽂고 열심히 통화하는 사람하며, 서류뭉치를 들고 열심히 컴퓨터 자판을 두들기는 사람하며.

잠시 동안의 풍경이었지만, 앉아서 기다리기가 민망하다. 하기사 내가 제일 한가해 보였으니까.

어렵사리 사무차장인 정연승(노사모 아이디 초록물고기) 씨를 찾을 수 있었으나, 이미 모 중앙스포츠지 기자와 한참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다. 도착한 후 30여 분이 지나서야 정연승 사무차장과 마주앉았다.

"커피는 드셨어요? 보시다시피 너무 경황이 없네요."
무척이나 피곤해 보이는 그는 대화 중간 중간에 밭은 기침을 하면서도 논리 정연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 서울사무실은 월임대료 및 운영비가 얼마나 되나?
"보증금 682만 원에 관리비 포함 월유지비는 70만 원 정도 된다."

- 운영비는 어떻게 충당하나? 민감한 사안이니 정확한 팩트에 근거해서 답해달라.(웃음)
"노사모 회원들이 내는 회비로 운영하고 있다. 매달 자신이 정한 일정액을 납부하는 '십시일반 자력갱생회비'와 언제든지 자기가 원하는 만큼의 회비를 낼 수 있는 '낮은 울타리회비'제도가 있다.

참고로 노사모는 동서화합과 노무현 사랑을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운영에 있어서는 출발 단계부터 노무현과는 별개의 독자적 모임을 천명해왔다. 그래서 그런지 노무현 캠프에서도 우리 노사모에 대해 터치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웃음)"

- 서울사무실에는 몇 명 정도가 상근하고 있나?
"노사모 중앙사무실 격인 이곳에서는 온라인팀 등 총 4~5명이 상주를 한다. 각각 직업이 있는 자원봉사자들은 매일 돌아가면서 4~5명 정도가 와서 노사모 관련 일들을 도와주고 있다. 그 외에 각 지역에서 인사나 위로차 들르시는 분들도 좀 된다."

- 그러면 총 10여 명 인원으로 노사모 운영이 가능한가?
"힘들긴 하지만 어차피 노사모가 자발적으로 탄생했고, 또 그렇게 움직이는 모임이니까 강제할 수도 없지 않은가?(웃음) 특히나 지금은 민주당 국민경선 시즌이라 더 더욱 경황이 없다."

- 상근자들은 직업이 없나?
"경선 시즌 들어서 거의 그렇다. 다니던 직장이나 직업을 잠시 놓고들 있다."

- 상근자들은 생계유지하기가 힘들겠다.
"그렇다.(웃음) 약간의 보조금을 지급하고는 있다. 최소한 밥은 먹어야 하니까. 그러나, 자원봉사자들은 그나마 없다. 그야말로 자발적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나도 전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노사모일에만 매달려 있다."

칸막이가 되어 있는 4평 남짓한 구석방에 가보니 자원봉사자 4명이 서류를 보며 열심히 자판을 두드리고 있었다. 대학생도 있고, 40대 아저씨도 있고, 30대 아줌마도 있고, 머리가 벗겨진 50대 아저씨도 있었다.

노사모 사무실을 나서니 벌써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덧붙이는 글 | 한편, 충북 청주시 복대동에 위치한 충북노사모 사무실은 2002년 3월 22일, 충북노사모 대표의 처 김은숙 씨가 토지를 임대하여 사용하고 있다. 다른 한 회원이 약 4평 되는 콘테이너(3m X 6m) 1대를 신용카드로 구입하고, 형편이 되는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콘테이너 구입자금을 갚아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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