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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와 한국갤럽이 최근 실시한 대선 여론조사결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민주당 이인제 고문의 가상대결에서 전체 응답자 1042명 중 44.1%가 이회창 씨를 지지한 반면 이인제 씨에 대한 지지는 36.2%로 이 총재가 7.9%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응답 유권자는 19.8%에 달했다.

이 총재와 노무현 고문과의 가상대결 때에는 이 총재가 47.5%로 33.7% 지지를 받은 노 고문을 13.8%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응답 유권자는 18.7%에 달했다.

이인제 노무현 격차 2.5%, 어디서 기인하는가?

조사결과만 보면 이 고문이 노 고문보다 이 총재와 대결시 경쟁력을 더 가지는 것으로 드러나 '이인제 대세론'이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부 조사 내용을 보면 논란이 되어온 '이인제 대세론'의 비밀이 밝혀진다. 그것은 유권자들의 지역별·출신지별 지지성향과 민주당 지지자들의 지지성향에 좌우되고 있다.

즉 호남 및 이 지역 출신 유권자들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회창 대 노무현 대결 때 노 고문에게 보내는 지지보다 이회창 대 이인제 대결 때에 이 고문에게 더 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 총재와 노 고문 대결 때 이 총재 지지표가 이 고문 대결 때보다 더 많아지는 것이다.

이는 조선일보와 한국갤럽이,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하기 하루 전인 2월 27일과 직후인 3월 2일 두 차례 실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 조사자료 원문(출처 : 디지틀 조선일보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203/200203030282.html)을 분석한 필자에 의해 밝혀졌다(조선일보는 이 조사의 표본 수는 전국의 20세 이상 1042명(2월 27일)과 644명(3월 2일),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3%포인트와 ±3.9%포인트라고 밝혔다).

그러나 4일자 조선일보 기사에서 이 같은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조선일보가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기사를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은 이 사실을 알 수 없다.

먼저 이 총재와 이 고문의 가상대결 결과 자료 가운데 지역별, 원적별 조사결과를 살펴보자.

영남 20% 정도 이인제 지지, 호남 76% 지지

▣ 지역별 조사결과 ▣

▲서울(232) 이회창 43.0 이인제 37.5 무응답 19.5
▲인천/경기(246) 이회창 45.7 이인제 35.0 무응답 19.3
▲강원(34) 이회창 43.4 이인제 34.6 무응답 22.0
▲대전/충청(105) 이회창 35.2 이인제 38.0 무응답 26.9
▲광주/전라(120) 이회창 8.8 이인제 76.0 무응답 15.2
▲대구/경북(118) 이회창 61.3 이인제 18.1 무응답 20.6
▲부산/경남(175) 이회창 61.4 이인제 20.6 무응답 18.0
▲제주(11) 이회창 40.6 이인제 31.2 무응답 28.1
* 전체 응답자수 1042명 / ( )은 지역별 응답자수

▣ 원적별 조사결과 ▣

▲서울(43) 이회창 40.9 이인제 45.6 무응답 13.5
▲인천/경기(83) 이회창 58.4 이인제 21.7 무응답 19.9
▲강원(58) 이회창 35.9 이인제 43.5 무응답 20.7
▲대전/충청(193) 이회창 43.7 이인제 33.9 무응답 22.3
▲광주/전라(253) 이회창 14.5 이인제 65.2 무응답 20.3
▲대구/경북(162) 이회창 63.8 이인제 19.5 무응답 16.6
▲부산/경남(167) 이회창 63.8 이인제 16.6 무응답 19.6
▲이북/제주(82) 이회창 50.2 이인제 29.0 무응답 20.7

한나라당 지지자 9.5% 이인제 지지, 민주당 75.7% 지지

▣ 지지정당별 조사결과 ▣(한나라당, 민주당 경우)

▲한나라당(335) 이회창 85.8 이인제 9.5 무응답 4.7
▲민주당(237) 이회창 11.1 이인제 75.7 무응답 13.2

지역별 조사결과에서 이 고문은 전통적 민주당 지지기반인 광주/전라(120명) 지역과 자신의 출신지역인 대전/충청(105명) 지역을 제외하고 전지역에서 이 총재에게 뒤지고 있다. 이 고문은 대전/충청 지역 38.0로 35.2%의 이 총재를 2.8% 차이로 앞서는 반면 광주/전라 지역에서 76.0%로 8.8%의 이 총재를 67.2% 차이로 크게 앞섰다. 영남지역에서는 ▲대구/경북(118) 이회창 61.3% 이인제 18.1% ▲부산/경남(175) 이회창 61.4% 이인제 20.6%로 이 고문이 19%가 넘는 지지도를 나타냈다.

원적별 조사결과에서는 서울(43명), 광주/전라(253명)지역을 제외하고 전지역에서 이 총재에게 뒤지고 있다.

지지정당별 조사결과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자 가운데 9.5%만이 이 고문을 지지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75.7%가 이 고문을 지지하고 있다.

다음 이 총재와 노 고문의 가상 대결 결과를 살펴보자.

영남 26% 가량 노무현 지지, 호남 55.4% 지지에 그쳐

▣ 지역별 조사결과 ▣

▲서울(232) 이회창 47.4 노무현 32.6 무응답 20.0
▲인천/경기(246) 이회창 45.4 노무현 34.9 무응답 19.7
▲강원(34) 이회창 54.7 노무현 28.3 무응답 17.0
▲대전/충청(105) 이회창 41.7 노무현 33.8 무응답 24.5
▲광주/전라(120) 이회창 22.6 노무현 55.4 무응답 22.0
▲대구/경북(118) 이회창 60.4 노무현 25.2 무응답 14.4
▲부산/경남(175) 이회창 61.4 노무현 26.2 무응답 12.4
▲제주(11) 이회창 45.3 노무현 22.0 무응답 32.7

▣ 원적별 조사결과 ▣

▲서울(43) 이회창 44.1 노무현 41.8 무응답 14.1
▲인천/경기(83) 이회창 56.4 노무현 29.1 무응답 14.5
▲강원(58) 이회창 43.3 노무현 45.1 무응답 11.6
▲대전/충청(193) 이회창 49.0 노무현 28.5 무응답 22.4
▲광주/전라(253) 이회창 23.9 노무현 53.2 무응답 22.9
▲대구/경북(162) 이회창 62.8 노무현 22.1 무응답 15.1
▲부산/경남(167) 이회창 63.1 노무현 23.3 무응답 13.6
▲이북/제주(82) 이회창 50.8 노무현 22.4 무응답 26.8

한나라당 지지자중 11.7% 노무현 지지, 민주당 61.7% 지지

▣ 지지정당별 ▣ (한나라당, 민주당 경우)

▲한나라당(335) 이회창 83.8 노무현 11.7 무응답 4.5
▲민주당(237) 이회창 23.8 노무현 61.7 무응답 14.6

지역별 조사결과에서 노 고문은 전통적 민주당 지지기반인 광주/전라(120명) 지역을 제외하고 전지역에서 이 총재에게 뒤지고 있다. 노 고문은 유일하게 광주/전라 지역에서 53.2%로 이 총재의 23.9%에 비해 29.3% 차이로 앞서고 있다. 특이한 점은 영남지역의 지지도가 ▲대구/경북(118) 이회창 60.4% 노무현 25.2% ▲부산/경남(175) 이회창 61.4% 노무현 26.2%로 노 고문이 26%에 가까운 지지도를 나타냈다.
원적별 조사결과에서는 강원(58명), 광주/전라(253명) 지역을 제외하고 전지역에서 이 총재에게 뒤지고 있다.

지지정당별 조사결과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자 가운데 11.7%만이 노 고문을 지지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61.7%가 노 고문을 지지하고 있다.

결론 - 이인제 대세론의 비밀은 '호남·민주당 일부 유권자'

광주/전라지역 거주 유권자들만의 지지율만을 놓고 볼 때 이 지역 유권자들은 이회창 대 이인제 대결(67.2% 격차) 때보다 이회창 대 노무현 대결(29.3% 격차) 때 2.3배 가량 정도 적게 노 고문을 지지하고 있다. 즉 이 고문 76.0%, 노 고문 55.4%로 이 고문이 노 고문을 20.6% 차이로 앞서고 있다.

반면 영남지역의 유권자 지지도에서는 이 고문 19.35% 보다 노 고문이 25.7%의 지지율로 이 고문을 6.35% 차이로 앞서고 있다.

지지정당별 조사결과를 보면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이회창 대 이인제 대결(9.5%) 때보다 이회창 대 노무현 대결(11.7%) 때 더 많은 지지도를 보였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회창 대 이인제 대결(75.7%) 때보다 이회창 대 노무현 대결(61.7%) 때 더 낮은 지지도를 보였다.

거주지 별 출신지, 지지정당별 지지자의 성향을 종합해 보면 이 고문의 대세론은 이회창 대 이인제 가상대결시 호남지역과 민주당 지지자들 가운데 일부가 이회창 지지로 이탈하는 것보다 이회창 대 노무현 가상대결시 이회창 지지로 이탈하는 숫자가 더 크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이회창 대 이인제, 이회창 대 노무현 가상대결 결과에서 나타나는 이회창과의 상대적 격차(이인제 7.9%, 노무현 13.8%)와 이인제 대 노무현의 격차(2.5%)의 비밀은 여기에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호남 및 민주당 지지성향을 지닌 유권자들보다 영남지역 및 한나라당 지지성향을 지닌 유권자 숫자가 상대적으로 훨씬 많은 사실을 감안해 볼 때 이인제 대세론은 호남지역 유권자와 민주당 지지자 일부에 해당되는 겉과 속이 다른 허구인 대세론이 증명된 셈이다.

결론적으로 대선에서 이 고문이 이 총재와 맞붙을 경우, 현재 호남 및 민주당 일부 지지자들에 근거한 대세론을 갖고서는 (지난 2000년 총선 결과 알 수 있듯) 영남권과 한나라당 지지자들의 강한 한나라당 결속력을 뚫고 승리를 얻기는 무척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누가 본선에 나갈 것인가?

반면 '이인제 필패론, 우월한 본선경쟁력' 등을 주장해 온 노 고문도 현재의 영남권 지지율을 더 상승시키고, 호남 및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일부 유권자들이 지닌 노 고문 비토 정서를 시급히 극복하지 않는 한 경선을 뚫고서 본선에 나가 이회창과 싸워 승리하기는 마찬가지로 쉽지 않은 상태이다. 더욱이 경선에서 정동영 후보가 바짝 노 고문을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노무현, 이인제 중 누가 민주당 경선을 뚫고 본선에서 진짜 대세론을 증명해 보일 수 있을까? 아니면 이 둘도 아닌 정동영이 경선에 승리해 본선에 나갈 것인가?

결론은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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