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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지난 8일 용산기지 내에 군숙소를 위한 아파트를 신축하기로 전격 합의함에 따라 빠르면 오는 6월중에 아파트 신축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미군은 용산기지 내에 아파트를 건립하는 것은 열악한 주택보급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시민사회단체는 기지이전을 백지화시키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와 국방부가 이미 이전하기로 합의한 사항에 대해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공무원직장협의회 이희세 회장은 서울시의 ‘용산기지 안 미군 아파트 건립과 관련해 시가 협의 주체는 되지만 결정권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는 내용과 관련, “서울시는 아파트 건립 문제를 법적·행정적인 문제가 아닌 정치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용산기지 아파트 건립은 미측이 용산기지를 영구 고착화하려는 숨은 의도가 드러난 것”이며 “미군은 아파트 건립 계획을 백지화하고 즉각 기지를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미측이 이전비용의 문제를 들어 ‘기지이전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말은 과거부터 해온 얘기”라며 “군시설은 전시때를 대비해 폐기하거나 이전할 수 있는 준비를 항상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파트 건축이 도시계획법과 건축법 등 행정적으로 풀 수 없는 문제”라며 “미국은 한국민의 감정을 고려해 정치적인 판단과 접근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 작년 12월 부시 대통령과 주한미군사령관에게 보낸 공개서한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주한미군의 용산기지 이전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이다. 이것은 한미간 선진우호관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반드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더욱이 한국민 모두가 이전을 찬성하고 있으며, 이미 몇 년 전에 합의한 사항이다."

- 서울시의 입장은 무엇인가.
"우리가 서울시의 입장을 대변할 수 없다. 서울시가 아파트 건립 문제를 법적·행정적인 문제를 들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 문제는 정치적인 문제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 기지이전 비용이 100억 달러가 든다고 하는데.
"미측은 100억 달러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설사 100억 달러가 든다 해도 우리가 모든 비용을 지불할 수는 없다."

- 신청사 신축은 얼마나 진행됐나.
"용산기지 이전문제와 결부돼 있어 현재 답보상태다."

- 국내 미군시설이 낙후돼 군무여건이 좋지 않다고 하는데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춰줘야 하지 않는가.
"한국이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과거에 비해 달러 가치가 하락했고 이로 인해 경제적 부족감이 있을 것이다. 근무여건이 좋지 않다고 해서 기지를 이전하지 않으면 이 문제가 해결돼나? 기지를 시외곽으로 이전하고 그곳에 아파트를 건설하면 된다."

- 미군이 주둔하는 이상 살 곳을 마련해줘야 하지 않나.
"그래서 빨리 기지를 이전하고 아파트를 지으라는 것이다."

- 용산 미8군 기지 내에 주한미군 아파트가 빠르면 6월 중에 착공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어떻게 보는가.
"다시 말하지만 이 문제는 법적·행정적 접근사항이 아니다. 서울시와 국방부가 이를 근거로 아파트 건립에 하자가 없음을 유도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아파트 건축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 SOFA규정이 미약해 미군이 아파트 건축을 강행하면 어쩔 수 없다는데.
"법규정을 보면 정부측과 협의하도록 돼 있다. 일방적으로 할 수 있다 해도 미국은 한국민의 감정을 고려해서 정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노력해야 한다. 강행한다면 당국(미국)의 이익에 커다란 손실이 발생할 것이다."

-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부지는 우리가 확보해주고 시설물 이전은 미군측이 하면 된다."

- 용산기지의 전면적인 이전과 아파트 건축의 백지화를 주장하는 것인가.
"그렇다."

- 기지이전에 문제는 없다고 보는가.
"미측이 기지 이전비용을 문제시 해 '이전은 어렵다'라고 하는데 이 말은 과거부터 해온 얘기다. 또 군사기지는 전시때 폐기하기나 이전할 수 있도록 자체 준비능력이 있다. 그렇다면 이미 이전할 수 있는 준비는 된 것이 아니냐."

- 앞으로의 계획은.
"시민단체와 연계해 용산기지 고착화계획이 무산되도록 하겠다."

덧붙이는 글 | 용산기지는 지난 1988년 노태우 대통령 재임 당시 이상훈 국방장관과 메네트리 주한미군사령관간에 용산기지 이전과 관련해 합의각서가 체결됐다. 합의된 기본 원칙을 보면, 이전비용 일체를 우리측이 부담하고 이전 당시보다 나은 시설을 갖추되 미군은 동일한 수준의 작전능력을 보장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전비용과 관련해 한미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잠정 중단된 상태였다. 
이 문제가 다시 거론된 것은 작년 5월로 미측이 용산기지내 아파트 건축을 위한 건립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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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를 공부하는 정치에 관심많은 사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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