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울 한강변에 위치한 상암 경기장이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올라 하루 평균 3천명의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경기장 편의시설이 전무한 실정인데다 월드컵 열기마저 없어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생산유발 효과만 11조4천7백여억 원이라는 '월드컵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월드컵 홍보관 볼거리 없어 외면 당해

지난 15일에는 상암경기장을 일반인들에게 개장한 이래 가장 많은 수인 4천 명이 넘는 관광객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들 대부분이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월드컵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미리 경기장을 관람하기 위해 방문한 사람들이다.

특히 오는 6월 13일에는 중국과 터키의 16강 예선경기가 펼쳐질 예정이어서 이때 경기장을 찾을 중국인들만 4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조직위는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늘어나는 관광객에 비해 중국인들을 위한 안내판조차 없어 관련 기관이 월드컵 준비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경기장 주변 편의시설이 미비해 관광을 위해 찾은 외국 손님들이 썰렁한 경기장만 보고 발길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시청,"경기장 주변 편의시설 불필요"

현재 상암동 경기장을 관리하고 있는 시청 '월드컵홍보추진반'은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에 이러한 부대시설을 갖추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라고 일축했다.

시청 건축담당관 김효수 과장은 "부대시설을 갖춰도 월드컵이 시작되면 조직위에 허가가 나지 않은 시설물은 모두 철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편의시설을 오픈하고 관리하는데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부대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필요치 않다"고 딱 잘라 말했다.

상암동 경기장은 월드컵이 시작되는 6월 1일에 모든 권한이 시청에서 피파조직위로 넘어간다. 이 때문에 부대시설을 설치한다고 해도 6월 1일 이후에는 모두 철거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다른 한 관계자는 "편의시설이 전무한 것은 인정을 하지만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만 영업을 해서 이익을 낼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대시설을 설치해도 기간이 너무 짧아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시청의 말과는 달리 영업을 하겠다고 나선 업체가 있었으나 시청이 관리의 어려움을 들어 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조직위 오인석 담당관은 "현재 경기장은 시청에서 관리하며 조직위는 월드컵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인수해 홍익회 등 15개 업체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념품 판매 1백만 원 남짓…불량품도 섞여 있어

한국을 소개하고 월드컵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경기장 2층 홍보관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볼거리 하나 없을뿐더러 기념품을 파는 곳은 조잡한 상품들 뿐이다. 라이선스도 획득하지 못한 컵, 조각품, 시계, 티셔츠 등을 팔지만 하루 매출은 겨우 1백만 원 남짓이다. 이것도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구입한 게 전부다. 그나마 기념품 판매장에서 구입한 볼펜 4개 중 2개가 잉크가 나오지 않는 등 불량제품을 팔기도 해 외국인의 눈총을 사기도 했다.

상암동 경기장을 찾은 한 시민은 "경기가 열리는 운동장이지만 관광객이 이렇게 많은데 구경거리도 없고 커피 한잔 마실 자판기도 없다"며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텐데 월드컵 특수는 고사하고 여행객들의 관광수입도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경기장 관람객 상대 검문에 외국인들 '갸우뚱'

이뿐만이 아니다. 경찰은 지난 1월 15일경부터 입장객을 대상으로 검문·검색 실시하고 있다. 현재 서문 하나만을 개방해 놓고 있어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 경우 입장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9.11 테러로 인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관광객들은 이같은 검문에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

한국의 멋과 정서를 잘 표현했다는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이 많은 외국 관광객들에게 감탄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관리하고 활용해야 할 당국의 안일한 자세가 관광수입은 고사하고 그들에게 짜증과 실망을 안겨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중국어를 공부하는 정치에 관심많은 사회인~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