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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1일 서울 공덕동에 있는 회사를 출발해 구로공단의 거래처를 직접운전 하여 가던 중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여의도를 지나 대방 지하차도를 막 지난 지점에서 병목현상으로 인해 갑자기 급정거한 앞차를 미처 보지 못하고 그대로 추돌한 접촉사고였다.

먼저 피해차량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해보니 다행스럽게도 무사하였으나 피해차량와 내차가 모두 심하게 파손되었다. 도로 한가운데서 일어난 사고인지라 일단 도로 끝인 버스전용차로로 차를 움직여 정차하였다. 부득이 하게 전용차로에 정차를 하자 전용차선으로 달려오던 많은 버스들이 차선을 바꾸느라 도로는 지체가 되기 시작했다.

차를 정차하기가 무섭게 교통체증 지역에서는 찾기 힘든 경찰이 오토바이를 타고 두대나 달려왔다. 이어 견인차도 두대가 출동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온 경찰은 "보험은 들었냐"고 묻고는 "가입했다"는 응답에 그냥 지나쳐 갔다. 이어 두대의 순찰차가 더 왔다. 차에서 내린 경찰은 내리자마자 차량 번호와 사고 지점을 기록하더니 운전면허증을 요구하고는 신원조회를 했다. 신원조회가 끝나자 과태료 위반 고지서를 내밀며 서명하라고 했다.

보험회사에 사고상황을 접수하던 나는 엉겹결에 경찰관이 내미는 고지서에 서명을 했다. 고지서를 받고 보니 '안전거리 위반'으로 4만원의 벌칙금이 부과되어 있었다. 사고 당시 무려 6명이나 되는 경찰이 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운전자의 안전여부나 교통신호를 하는 사람은 없었다. 단지 "아는 공장이 있느냐" "어느 공장으로 차량을 수리하러 갈 거냐"는 질문만을 받았다. 내가 "동네 아는 공장으로 간다"고 하자, 과태료 고지서를 발급하고는 두대의 경찰차는 차량지체는 뒤로 하고는 휭하니 떠나버렸다.

견인차를 기다리며 교통신호를 하면서 많은 경찰들이 왜 고생을 하면서도 국민들에게 큰 신뢰를 받지 못하는지를 깨달게 되었다. 국민에 대한 봉사는 작은 것에서 나온다는 진리를 왜 우리 경찰들은 모르는 것인지? 그날 따라 월드컵을 앞두고 '기초생활질서위반'을 적발하려고 길가를 배회하는 경찰들이 정말 많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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