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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민주당 상임고문의 17일 네티즌과의 즉석 대화 및 채팅 행사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의 제지로 큰 차질을 빚었다.

당초 이날 행사는 중년의 40대를 위한 커뮤니티 사이트인 넷피플닷컴(http://www.people475.com)에서 인터넷 동영상으로 생중계 되고, 네티즌들과 노 고문과의 즉석 인터넷 채팅도 실시간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인터넷 동영상 중계는 선거법 위반이라며 제지를 가함으로써 생중계가 취소되고, 대신 노 고문의 홈페이지인 노하우(http://www.knowhow.or.kr)를 통해 동영상 화면이 중계되었다. 실시간 인터넷 채팅도 실시되지 못했다.

정치인 자신의 홈페이지를 제외한 인터넷신문, 일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서의 정치인과의 대화나 주장 생중계, 기사게재는 선거법 위반이라는 게 서울시선관위의 입장.

실제로 이날 행사 도중 선관위에서 나온 직원들은 두 차례나 노 고문에게 '선거법위반'이라는 경고 쪽지를 건넸고, 노 고문이 이에 대해 잠시 반발하기도 했다.

노 고문은 "일상적인 정치적 견해조차 표명하지 못하면 정치인이 도대체 할 수 있는 게 뭐냐"고 선관위의 제지에 항의했다.

노 고문측의 백원우 사이버 팀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된다고 했는데, 서울시선관위는 안 된다고 했다. 일관성이 없다"며 "언론사에서 하면 되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못하게 하는 게 도무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선관위 법대로 하면 오마이뉴스도 선거법 위반

노 고문의 홍보팀의 한 관계자도 "짜여진 각본 없이 실시간 중계 대담을 선뜻 나서서 할 대선 주자는 없다"며 "노 고문이 매사에 열린 마음과 자신감이 있기에 인터넷을 통해 네티즌과의 대화에 나선 것이다. 이인제나 이회창 같은 사람은 위험을 무릅쓰고 이런 행사를 열지 못한다"고 노 고문을 옹호했다.

한편 기자는 18일 오후 서울시 선관위에 전화를 걸어 노 고문이 실제로 '선거법을 위반했는지' 확인취재를 했다. 서울시 선관위 지도과(02)762-3939)의 한 관계자는 "어제 행사에서 노무현 고문이 선거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메모로 제지행동을 했다"며 "사전에 참석자와의 대화와 네티즌과의 채팅 정도는 본인 개인의 신상에 관계된 범위에서 허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노 고문에게 쏟아진 질문 자체나 (노 고문의) 답변 자체가 선거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지지호소의 성격을 지닌 내용이 많아 주의를 가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선관위의 해석에 따르면 현재 방송(TV), 언론(일간지 신문)에서의 인터뷰나 토론회 등은 현행 법률상 가능하지만 인터넷 방송이나 인터넷뉴스는 언론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에 정치인 인터뷰나 토론회 동영상 중계 등은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것.

선관위 '인터넷 중계 선거법 저촉, 법률개정 필요' 의견 피력

하지만 정치인 개인의 홈페이지에서 기자회견, 후원회 등 행사의 생중계는 무방하다고 선관위는 말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정간법이 개정되어 인터넷신문도 포함되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는 다소 당황스럽다"며 의견을 밝혔다. 현행 선거법상 인터넷방송과 디지털말, 오마이뉴스 같은 인터넷신문을 통한 토론회, 인터뷰 중계 등은 선거법 위반인 셈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중앙선관위에서 여기에 대해서 21일자로 유권해석이 내려질 예정이다"며 "현행 법테두리 안에서는 인터넷 선거운동이 저촉되며 인터넷언론 보도 역시 법 위반이므로 변화된 현실에 맞게끔 인터넷방송, 신문도 정기간행물에 포함되게끔 관련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최근 정동영 의원이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 동영상 중계를 실시한 바 있어, 선관위의 노 고문 제지는 형평성을 잃은 처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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