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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3년 만에 자택을 개방했다. 새해 첫 날,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이 총재의 자택은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세배객들이 몰려 '대권 1순위'의 위력을 실감하게 했다.

자택을 개방하기 전, 이 총재는 오전 9시 20분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새해 첫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오전 10시 당사 10층 대강당에서 당 주요 간부, 소속의원들, 당 관계자, 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인사회를 가졌다.

"정권을 반드시 되찾아 오자"

이 총재는 신년인사에서 "올해는 우리 당의 대약진과 대도약의 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며 "법과 원칙이 숨쉬는 반듯한 나라와 국민의 대통합과 화해를 이루는 시기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그는 "우리에게 정치보복이란 없다"며 "치졸한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끊어버릴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치보복을 없애겠다'는 그의 발언은 신년인사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읽히는 대목이다.

이어 그는 "훌륭한 오케스트라는 없다. 훌륭한 지휘자만 있을 뿐"이라는 독일출신 지휘자 한스 폰 퓰러의 말을 인용하며 "하지만 나는 훌륭한 오케스트라가 있기에 훌륭한 지도자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겸손한 언사'를 통해 '오케스트라'로 상징되는 당의 단합을 강조한 발언으로 읽힌다. 그리고 "올해는 우리 당이 정권을 반드시 되찾아 오자"는 그의 마지막 발언에 참석자들은 박수 갈채를 터뜨렸다.

이 총재의 신년인사가 끝나고 김명윤·이중재·김수한 고문 등과 김용환 국가혁신위 위원장의 건배 제의가 잇달았다. 김명윤 고문은 "2002년은 한나라당의 승리의 해가 될 수 있도록 기원하자"고 했고, 이중재 고문은 "우리 모두가 이 총재를 중심으로 혼연일체가 되어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자"고 역설했다. 김수한 고문 또한 "이 총재를 중심으로 굳게 뭉치자"며 "한나라당이 집권해야 나라가 산다"고 말했다.

김용환 국가혁신위원장은 "오늘 조간신문을 보면 우리 국민들이 이 총재와 한나라당에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며 "국민의 바람을 이뤄내기 위해 일치단결하자"고 호소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오늘자 조간신문들이 일제히 실었던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 총재가 민주당 대권주자들과의 가상대결에서 상당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연숙 부총재도 "우리의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며 내년 대선에서의 승리를 강조했다.

한나라당내 비주류의 핵심인 김덕룡 부총재의 건배 제의도 있었지만 앞선 발언보다 그 톤이 약해 대조를 이뤘다.

"700명 혹은 800명 정도 온 것 같다"

이 총재는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새해 첫날 공식 일정을 마감했다. 이후 종로구 명륜동에 살고 있는 부모에게 세배를 드리러 갔다가 세배객들을 맞으러 가회동 자택으로 떠났다.

이 총재의 가회동 자택은 1999년 이사온 이후 3년 만에 외부인들에게 공개됐다. 50∼60평 넓이의 자택은 1층에서부터 줄을 설 정도로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이 총재는 한인옥 여사와 함께 매우 상기된 표정으로 방문객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이날 점심 메뉴는 떡만두국이었고 여기에 전통술인 백세주가 곁들여졌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오늘 방문한 인원은 700-800명 정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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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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