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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통해 우리사회의 인권문제를 짚어보기 위한 대구인권영화제가 오늘(20일)부터 열린다.

오는 23일까지 4일간에 걸쳐 대구교육대학교 제1강의동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우리 시대의 '절망'과 '희망'을 주제로 한 영상물들을 상영하고 관객들과 함께 인권을 고민해본다.

20일 첫날 인권영화제는 오후6시부터 개막식을 갖고 대우노동자 영상패가 제작한 '일어서는 겨울-두번째 이야기'를 개막작으로 상영한다.

'일어서는 겨울...'은 지난해 정리해고로 일자리를 잃었던 대우노동자들이 최근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제작한 영상물이다.

이외에도 대구인권영화제는 영화제가 열리는 동안 매일 오후 2시부터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박정희 이데올로기'를 신랄히 풍자한 감독 초대작 '뻑큐멘터리'(감독 최진성), 최근 논란을 빚었던 '밥.꽃.양', 1949년 문경양민학살 사건을 다룬 '문경, 1949', 빈민지역인 인천 만석동을 소재로 한 '기찻길 옆 공부방' 등 총 24편의 영상물을 상영한다.

특히 대구인권영화제는 다른 영화제와는 달리 영상물의 상영과 함께 인권 전문가들의 강연을 들어보는 시간도 제공하고 있다.

개막일인 20일 오후 7시부터 개막강연으로 영남대 법대 박홍규 교수가 '그들이 인권을 죽였다'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고, 21일 '미국의 한반도 정책과 한반도 평화'(영남대 정택욱 교수), 22일 '팔레스타인 문제와 중동평화'(선문대 유왕종 교수), 23일 '일본자위대 파병과 동아시아영화'(조진석 영화제 조직위원장)이 강연에 나선다.

이번 영화제는 마지막 날인 오는 23일, 지난 75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화해와 공존을 위해 설립한 느베샬롬 마을을 소개하는 '평화를 위한 실험'(Q채널)을 폐막작으로 상영하고 끝을 맺는다.

다음은 대구인권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조진석 씨와의 인터뷰 요지

- 지난해에 이어 열리는 대구인권영화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다면...

"지난 96년 대구지역에서 앰네스티가 주관한 인권영화제가 최초로 열렸다. 그후 대구지역 시민단체에서 주도한 영화제로 발전했다가 '레드헌터' 상영문제로 영화제가 힘을 잃었다. 그러던 인권영화제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매월 상영과 함께 한해 마지막 달에는 대구인권영화제라는 이름으로 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2회째지만 그 동안 있어왔던 대구인권영화제의 역사성을 살리는 의미에서 특별히 몇 회째라고 못박고 있지는 않다"

- 개막작으로는 대우차문제, 폐막작으로는 중동문제를 다루는 영상물을 상영할 계획인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

"봄부터 대우 문제가 부각이 돼 왔지만 최근에도 큰 의미를 던져주는 것 같다. 이번에 개막직으로 선정된 '일어서는 겨울...'은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이 직접 해고당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영상물로 제작했지만, 주관적이기보다는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한 점이 보여서 외부자들이 잘못 판단할 수 있는 시각의 차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한 것 같았다. 이점이 관객들에게 큰 울림으로 전해질 것으로 생각해 개막작으로 선정했다.

또 폐막작인 '평화를 위한 실험'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중동지역을 포커스로 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민족이 어떻게 평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공존해야 하는지 지향점을 알려주는 영상물이라는 의미에서 폐막작으로 선정했다."

- 영화제 중간에 강연회가 있는 것이 특이하다.

"우리 사회의 인권문제를 담아내기 위해서는 영상물 상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이 있다고 본다. 영상물로 다 담아내지 못하는 인권문제의 부분들을 각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것을 통해 영상물을 보는 것과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독특하지만 전문가들의 강연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 일반인들에게 권해볼 만한 상영작이 있다면...

"감독 추천작으로 선정된 '뻑큐멘터리'를 권하고 싶다. 한국사회에 있어서 여전히 박정희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발전의 선구자로, 인권을 파괴한 독재자로서의 평가가 교차하는 논란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서 이를 공론화시키는 의미로 '뻑큐멘터리'를 상영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 인권영화제에 평화의 메시지도 많이 언급되는 것 같은데.

"인간의 삶에 있어서 인간이 최소한 보장받아야 할 것이 바로 인권이다. 하지만 이 인권의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개인과 사회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식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대화를 통한 방식, 즉 평화가 가능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인권과 평화는 뗄 수 없는 가치이다."

덧붙이는 글 | 2001년 대구인권영화제 일정 

20일 

오후 6시 개막식 
     7시 개막강연 '그들이 인권을 죽였다'(박홍규 영남대 교수)
     8시 30분 개막작 상영 '일어서는 겨울 - 두 번째 이야기'

21일 

오후 2시 '침묵이 깨어지는 시간'. '기찻길 옆 공부방', '끝없는 싸움 에바다'
     3시 '학교밖 아이들', '노인, 또 하나의 시간', '걸프전, 그후 7년'
     3시 30분 '밥.꽃.양', '세계는 지금, 우리는 지금', '꽃파는 할머니'
     4시 35분 '판단', '사빠티스타'
     5시 10분 '세계인권선언의 역사', '문경, 1949년', '입국금지'
     7시 강연 '미국의 한반도 정책과 한반도 평화'(정태욱 영남대 교수)

23일 

오후 2시 '팔레스티나, 3인의 여전사', '꽃파는 할머니', 
         '죽더라도 움직이지 않는다-나르마다강의 난민들'
     2시 30분 '나는 행복하다2', '문경, 1949년', '끝없는 싸움 에바다'
     3시 40분 '옥천전투', '모든 권력을 민중에게', '뻑큐멘타리'(감독과의 대화)
     7시 '팔레스타인 문제와 중동평화'(유왕종 선문대 교수)
     8시 30분 '학교밖 아이들', '악습으로 죽어가는 인도여성', '밥.꽃.양'
     9시 '입국금지', '기찻길 옆 공부방' 

22일 

오후 2시 '애국자 게임', '모든 권력을 민중에게', '1991년 1학년'
     3시 40분 '걸프전, 그후 7년', '어린이권리를 위한 인권만화 시리즈', '판단'
     4시 15분 '세계는 지금, 우리는 지금', '싸빠티스타', 
              '침묵이 깨어지는 시간' 
     5시 20분 '일본자위대파병과 동아시아 평화'
               (조진석 대구인권영화제 조직위원장)
     6시 50분 폐막작 '평화를 위한 실험'
     7시 20분 폐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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