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는 모든 학습의 기초로 많은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제가 그 동안 모든 것을 책을 통해서 얻었던 것처럼 학생들에게 좀더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독서방법을 이용해 지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독서 새물결 추진위원회에서 주관한 '제8회 독서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영자(44·만경여고)교사의 말이다.
김 교사의 독서 지도법은 매우 독특하다. 아무리 책읽기를 싫어하는 학생이라도 그의 지도를 받고서는 책읽기에 재미를 붙일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 비결은 학생들이 책읽기를 공부로 생각하지 않고 재미있는 놀이로 생각하게 만드는 데 있다.
예를 들어 톨스토이의 소설 '부활'을 짧은 연극으로 패러디해서 공연을 하기도 하고 '사랑방 손님'을 가수 조성모의 노래 '잘가요 내사랑'에 덧붙여 부르게 하기도 한다.
이런 지도 방법은 학생들이 소설이나 시의 느낌을 전체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일단 학생들이 재미있어 하고, 교육적 효과도 높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시험문제도 '형용사, 동사, 의성어 백개를 쓰시요'라는 식으로 출제가 된다. 김 교사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에 대한 답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고 한다.
"이 같은 문제는 교육방식이 저희 때와는 매우 다른 데다가 요즘 학생들은 소위 멀티세대로 책보다는 인터넷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어 그 만큼 어휘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어려운 이론서나 철학서적들은 목차만 읽는 것으로 접근하도록 하게 하는데 학생들이 이 과정에 호기심을 갖게 되면 책은 자연스럽게 읽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토·일요일이면 학생들에게 가까운 서점에 들려 서점의 위치나 베스트셀러 등을 취재하도록 해 학생들에게 책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 교사의 이러한 독서프로그램은 현재 50여가지가 넘는다. 이 같은 김 교사의 독서지도 방법에 대해 주위 사람들로부터 "독서 때문에 진학에 지장을 받지 않느냐?"는 우려하고 있지만 오히려 독서를 통한 독해실력이 신장 돼 학력신장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김 교사의 독서지도 방법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1학년 때 50권 이상, 2·3학년 때 각각 25권 정도의 책을 읽고 있다.
특히, 김 교사는 교과서에 나오는 현대소설을 퍼즐문제로 만들어 'N세대 퍼즐도서'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학생들은 새내기 때부터 교사의 지도에 따라 자신의 독서목록을 만들고 목록은 학생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회과학 도서보다는 주로 문학작품을 위주로 작성하며, 그 뒤 퍼즐만들기 등 학교에서 수준별로 마련한 50여 개의 프로그램에 따라 지도를 받는다.
"책은 현실과 꿈의 중간에 항상 있습니다. 책이라는 현실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꿈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992년부터 체계적 독서교육을 시켜온 김 교사는 김제에 청소년 문화학교를 건립해 자라나는 아이들이 공부를 놀이처럼 느끼며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한다.
한편, 김 교사의 제8회 독서대상 대통령상 시상식은 오는 12월 8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