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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궁금해 경동시장을 찾았습니다.

올해도 밤, 대추, 나물, 한과, 생선 등 수많은 명절음식들이 어김없이 시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손주들을 위해 과자를 한 보따리 준비하는 할머니부터, 생선이며 고기며 주섬주섬 사서 담는 아주머니, 아무 것도 모르면서 엄마를 따라나온 코흘리개 어린아이까지 시장은 마냥 분주하기만 합니다.

파릇파릇 신선한 야채, 반질반질 윤이 나는 과일 앞에 서서 한해 농사의 수고로움을 생각해 봅니다. 칡즙과 순대를 실은 수레를 끌고 시장 골목을 돌아다니는 아주머니와 시원한 칡즙 한 사발을 들이켜는 짐꾼 아저씨의 땀은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하나라도 더 팔려는 상인들과 한푼이라도 더 깎으려는 아주머니의 모습도 여전합니다. 시장 한구석에선 오랜만에 만난 아주머니들의 수다판이 펼쳐졌습니다. 더 싸고 더 실한 물건을 찾느라 허기가 졌는지 손에는 옥수수를 하나씩 들고 계시네요.

옆을 지나가던 할아버지는 무엇에 화가 나셨는지 생선가게 아주머니와 싸움을 합니다. 아마도 할아버지 손에 들린 '게' 봉지를 보니 아주머니에게서 산 게가 문제가 된 듯싶습니다.

흥정하랴 물건 사랴 어느덧 해는 저만큼 저버렸습니다. 모두 꾸러미 꾸러미 장바구니를 들고 지하철로 버스로 몸을 싣습니다. 무거운 비닐봉지에 어깨는 늘어졌지만 그들의 마음과 얼굴에는 명절분위기가 가득합니다.

모두 편안하고 즐거운 한가위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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