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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7시. 막 떠오른 아침햇살을 등 뒤로 시원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한국청년연합회(KYC)와 민주노총이 여의도에서 만났다. 경기시작은 7시였지만 한국청년연합회 선수 20여명은 경기 시작 15분전에 모두 나와 몸을 풀며 팀웍을 점검했다. 우리나라 노동조합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민주노총도 이른 아침부터 민주노총의 깃발을 골대 위에 내걸고 전의를 다졌다.

하지만 막상 경기 시작 시간이 되자 민주노총은 선수가 다 도착하지 않아 15분 후인 7시 15분이 되어서야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에 앞선 작전시간에 청년연합회 주장인 '홍준일' 선수는 "오늘 경기는 남해에 가기 전 다시 한번 팀웍을 다지는 기회로 삼겠다"며 "민주노총 선수들은 우리에 비해 나이도 많고 실력도 다소 부족한 듯하니 서로 다치지 않고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예상스코어를 묻는 질문에 5:0 정도 되지 않겠느냐며 여유를 보였다.

이에 반해 민주노총 주장 '황명기' 선수는 "우리는 민주노총, 전교조, 금속, 화학 연맹 등 4단체의 연합팀이어서 연습을 해볼 시간도 없었다. 비록 지금까지 한 번도 모여 경기를 해본 적은 없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작전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반칙작전이다. 마구 발을 걸고 밀어서 청년연합회를 협박하면서 골대도 가리지 않고 마구 골을 넣는 무대포 정신으로 임하겠다며" 비장함(?)을 보였다.

경기는 예상대로 처음부터 청년연합회의 공세로 진행됐다. 전반 3분만에 청년연합회의 '이종경' 선수가 첫골을 터트리며 대승을 예고했다. 이후 일방적으로 계속적인 공격을 펼친 청년연합회는 13분 '서형주' 선수가 오른쪽을 파고들다가 그대로 때린 슈팅이 골대로 빨려들어가며 2:0으로 앞서나갔다.

청년연합회의 파상공세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민주노총은 1분 뒤 역습을 하며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상단을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이후에도 예리한 패스와 효과적인 공간이용, 화려한 개인기로 무장한 청년연합회의 페이스로 경기는 진행되었다. 민주노총은 그간 한번도 경기를 해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듯 경기내내 선수들이 공을 따라 몰려다니며 번번히 돌파를 당하는 등 실력차를 여실히 드러냈다.

전반 18분 청년연합회의 '서봉주' 선수가 왼편코너에서 길게 올려 받은 볼을 오른쪽으로 돌파하며 슈팅, 민주노총 '이회수' 골기퍼의 뻗은 다리를 피해 모서리에 꽂히며 3:0으로 앞서 나갔다.

세번째 골로 경기는 어느 정도 정리되는 듯 했지만 민주노총의 투지는 무서웠다. 완봉패를 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2분후 '정기진' 선수가 곧바로 만회골을 터트리며 3:1로 따라가기 시작했다. 이후 일진일퇴를 거듭한 끝에 전반종료 휘슬이 울렸다.

민주노총은 '반칙작전'이 무색하리만큼 반칙을 한번도 하지 못했다. 전반후 가진 작전시간에 민주노총 '이홍우' 사무총장은 "마음은 뛰는데 몸은 슬로우비디오다"라는 명언(?)을 지어내며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오늘 우리가 이기면 말이 안된다, 하지만 1골만 더 넣고 지자"며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후반작전을 묻는 질문에는 "작전이 문제가 아니다, 실력이 너무나 차이가 난다, 하지만 후반부터는 청년연합회를 전경으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지를 밝혔다.

후반에도 전반과 마찬가지로 청년연합회의 페이스였다. 시작 1분만에 첫 슈팅을 시작으로 강하게 밀어붙였다. 하지만 전반과는 달리 경기에 어느 정도 적응한 민주노총이 감각을 회복하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특히 민주노총의 "이회수' 골키퍼는 윗머리를 흩날리며 여러차례 골과 다름없는 슈팅을 막아내며 선전을 펼쳤다.

후반 15분 민주노총은 첫 코너킥의 좋은 찬스를 얻어냈으나 팀웍이 맞지 않아 허무하게 끝났다. 위기 뒤에 찬스라든가 그후 3분 뒤 청년연합회 '서봉주'에게 네번째 골을 허용하며 주저앉았다. 최종 스코어는 4:1.

경기후 청년연합회의 주장 '홍준일' 선수는 "남해 본선 진출이 확정되어 기쁘다. 가급적 조 1, 2위 결정전에서도 이겨 1위로 본선에 진출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다. 남해에서 술의 유혹만 견뎌낸다면 반드시 우승컵은 우리의 것이다"라며 거만(?)을 떨었다.

민주노총의 '이회수' 씨는 "졌지만 즐거웠다. 열심히 한 만큼 후회는 없다. 우리를 이긴 청년연합회가 반드시 우승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을 이긴 청년연합회는 두산중공업과 조 1, 2위전을 치르게 된다. 이로써 B조 열린사회시민연합, 오마이사커팀에 이어 C조도 남해 본선진출 두 팀이 모두 확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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