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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같은 글로벌 뉴스가 사라지자 명성을 잃어가고 있던 CNN 방송이 사상 초유의 동시다발 테러를 현장에서 카메라로 담아 생중계, 전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4시간 뉴스전문채널인 CNN은 그 동안 국제적 '대형이벤트' 감소로 CNN 특유의 글로벌한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 데다 96년 출범한 폭스뉴스와 MSNBC에게 시청자를 급속히 빼앗기는 상황에 처했다.

CNN 모그룹인 AOL타임워너는 이에 따라 지난 1월 CNN 전체 직원의 10% 정도인 4백명을 해고하고 경영진 쇄신을 단행, CNN은 감원 조치를 취한 '방송사의 선구자'란 불명예 딱지를 얻었다.

지난 2·4분기(4∼6월)에 CNN 시청자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 준 반면 폭스뉴스와 MSNBC는 과감한 토크쇼, 엔터테인먼트, 화려한 가십성 등으로 각각 62%, 25%씩 늘어났다.

CNN은 '헤드라인뉴스'의 새 여성 앵커로 인기 여배우 앤드리어 톰슨을 채용한 것을 비롯, 활기찬 프로그램 마련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러던 중 지난 11일 미국 심장부에서 전쟁을 방불케 하는 전대미문의 대형참사가 발생했다. CNN이 91년 걸프전의 전황을 현장에서 생중계, 전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지 꼭 10년만이다.

CNN은 11일 오전 8시45분(현지시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에서 비행기 폭파 사고가 발생했다는 제보를 받고 앵커 등을 급파, 이 빌딩에서 3km 정도 떨어진 곳에 카메라를 설치한 지 4분 후인 8시49분께부터 '자살 테러 여객기' 충돌 장면 등을 생생하게 잡아냈다.

CNN 생방송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는 212개국 시청자들은 시시각각 CNN 생방송 화면으로 눈길을 돌렸다.

CNN은 생방송뿐 아니라 인터넷 뉴스 'CNN.COM'을 통해 생방송에서 스쳐 지나간 이번 테러 현장을 전세계인들에게 온라인으로 전달, 가장 신속한 양방향 매체 전달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 검색사이트 회사들은 14일 'CNN'은 '뉴스' '신문' 등과 함께 검색어 상위 10위 이내에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속한 뉴스 전달은 종종 정확성을 잃어 버릴 수 있기 마련이다.

CNN은 지난 11일 보스턴 로건공항을 출발한 여객기를 납치해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들이받는 자살 테러를 자행한 범인 용의자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부카리 형제를 소개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름이 판명났다. CNN의 이 보도를 인용한 미국 언론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언론이 잘못된 추정 보도를 내보낸 것이다.

CNN은 13일(현지시간) 인터넷 홈페이지(www.cnn.com)에 발표한 정정 보도문에서 "다양한 수사 소식통의 정보를 토대로 부카리 형제가 세계무역센터에 항공기를 충돌시킨 용의자라고 보도했던 기사를 바로 잡는다"며 "부카리 형제가 테러 혐의에서 벗어났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NN은 이번 미국 대참사를 곳곳에서 생방송, 상당수 세계 언론이 이를 인용보도했고 각국의 국민들은 CNN 생방송이나 인용 보도에 가장 먼저 눈을 돌렸다. 이로써 CNN은 전세계인들에게 가장 빠르고 생생한 뉴스를 전달하는 '글로벌 네트워크 넘버 원'의 위치를 확고히 굳혔고 시청률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걸프전 이후 10년만에 되찾은 CNN의 이같은 명성이 전쟁과 대형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전세계로 알려지는 것은 CNN의 아이러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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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갖자"는 체 게바라의 금언처럼 삶의 현장 속 다양한 팩트가 인간의 이상과 공동선(共同善)으로 승화되는 나의 뉴스(OH MY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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