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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보름 후, 집에 가려고 지하철역으로 들어선 순간 나는 시내 중심가에 온 것같은 착각에 빠졌다. 나레이터 모델들이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몸에 홍보띠를 두른 사람들이 이벤트 쿠폰 등을 나누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역에 들어선 상점들이 문을 연 날이었다.

조용하던 지하가 갑자기 새로운 모습으로 둔갑해서 한 번씩 눈길을 주고 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좁은 지하 속에서 퍼지는 소음으로 표정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지상에서도 이런저런 소음들로 대화하기조차 어려울 지경인데 이제 지하에서도 그런 '짜증'을 겪어야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 날은 정말 "정신이 없었다"

이런 날이 계속된 것은 아니다. 며칠 뒤부터는 차츰 줄어들긴 했지만 역 곳곳에서는 다른 상점들도 개점 준비에 한창이다. 일 주일쯤 지나면 또 맞은 편에서 같은 모습을 봐야할지도 모르겠다.

대학가 지하철역에 대형 상점이 먼저 들어서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지상에서도 온갖 소비문화와 소음들로 판치는 이 곳에서 지하에서나마 평온한 기분을 만끽하고 싶은 것은 나만이 가진 이기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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