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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30분. '통일' 과 '민족' 이라는 두 단어면 흔쾌히 달려오는 '한국팔씨름협회' 분들이 도착하시자 마자, 널뛰기 뜀판과 투호를 먼저 꺼내 놓으셨다. 뒤이어, 팔씨름협회의 자랑, 팔씨름 기구가 설치되었다.

중앙무대 앞에는 두명씩 짝을 지어 겨루는 기구가, 무대위에는 두명이 겨루는 기구 두 개가 올려졌다. 오늘의 상품은 '라면' 과 '건전지'. 얼핏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우승자에게는 각각 한상자의 상품이 주어졌고, 받아가는 이들은 함박 웃음을 터트렸다.

먼저 치루어진 여자부 경기는, 시민과 학생으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대부분 참석한 단체에서 나오거나 친지들과 함께 나와서, 이길 때마다 열띤 응원이 진행되었다.

학생 시합의 결승은 서울산업대학교 조형학부 1학년과 4학년의 대결로 치루어 졌으며, 이때 수십 명의 학생들이 깃발을 흔들며 무대앞에서 응원을 펼치다가 심판의 경고를 받기도 했다. 우승이 확실시 되었던 도예학과 4학년 김정민 씨가 선전하였지만, 결국 우승자는 조형학부 1학년 최선영 씨가 되었다.

다음은 남자부 경기. 참가자가 적은 탓에, 시민과 학생 구분을 두지 않고 경기가 치루어졌다. 결승에 오른 두 사람은 장인과 사위. 두 사람의 팽팽한 경기에 주변에 있던 많은 이들이 한껏 웃음을 지으며 주목한 가운데, 우승자는 장인. 60의 노익장을 과시하며 사위와 함께 무대를 내려오는 모습이 참으로 정겨워 보였다.

이어서 왼팔씨름대회가 이어졌다. 인원이 조금 모자르자 심판 한명이 선수로 나섰다. 열띤 경기 끝에 결승에는 서울산업대학교 산업공학과 95 장윤순(6기, 7기 한총련 대의원으로 수배중) 씨와 심판이 남았다. 기세 등등한 표정을 지어보이던 장윤순 군이 힘겹게 경기를 승리로 마치고는 힘찬 팔짓을 지어 보였다.

경기가 진행되던 사이, 행사장 주위를 배회하던 물풍선 터트리기 무리가 무대 오른편으로 옮겨왔다. 4명의 광운대 학생들이 자리를 옮겨가면서 (통일을 방해하는 세력으로 지칭된) 미국,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반통일적) 행동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구멍뚫린 판에 얼굴을 들이밀면, '통일합시다', '미국은 가라' 등을 외치면서 물풍선을 던지며, 통일에 대한 열망을 끌어내는 부대행사였다. 어린이들이 주축이된 참가자들은 물풍선을 던지는데 집중하며 백
여개의 물풍선이 던져지도록 주위에 몰려들었다.

오후 6시. 노원구 통일한마당이 진행되고 있는 중계동 등나무 근린공원 맞은편에서 진행될 '영구임대주택 관리규칙 개정을 위한 노원구 주민집회' 를 알리는 방송이 나가고,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조금씩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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