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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기, 7기 한총련 당연직 대의원. 4년째 수배생활중'. 지난 98년부터 수배생활중인 한 학생의 이력이다.

5기 한총련이 이적단체로 규정된 이후, 매년 수백명의 한총련 대의원들이 '이적단체 가입.구성' 혐의로 수배당하고, 이들중 많은 수가 구속수사후 범법자로 양산되고 있다.

검찰이 8월 5일 이후 본격적인 한총련 대의원에 대한 구속수사 방침을 밝힌후 구속된 인원은 9일 현재 모두 5명. 그러나,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혐의사실은 '이적단체인 한총련 출범식에 참가하고, 한총련 대의원으로 활동했다' 라는 것이 전부이다.

기존의 '이적단체 찬양고무' 나 '폭력행위' 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 아닌, '8기 까지 이적단체로 규정된 한총련 대의원 활동' 이 문제라는 것이다. 단과대 학생회장 이상의 모든 학생들이 이 범주에 포함된다. 총 800여명의 대의원 중 검찰이 구속수사하겠다고 밝힌 인원은 모두 350여명.

지난 전반기에, 교육부가 자체적으로 이 인원들에 대한 성향보고서를 검찰측에 넘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9기 한총련 이전의 대의원 활동으로 수배중인 인원만도 190여명. 이들중 상당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은둔생활을 하거나, 학교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생활하고 있다.

한편, 검찰의 수사발표 이후 연행된 이들은 민족공동행사를 추진하기 위한 지역 통일한마당 행사 홍보 등을 이유로 학교 밖에서 활동중 연행되는가 하면, 집에서 연행되기도 하고, 교내 부속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도중 연행되기도 했다.

건국대학교 이정은(건축 93) 부총학생회장과 김도윤(철학 94) 총학생회 집행국장의 경우, 8일 있었던 동부지구 통일연대 시민홍보를 마치고 귀가 하던중 연행되었다. 이정은 씨는 9기 한총련 대의원으로, 김도윤 씨는 8기 한총련 대의원으로 수배중에 있었다.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 장익준(96) 공대학생회장과 서울캠퍼스 공대학생회장은 8일, 등교하던중 집앞에서 연행되었다. 경희대학교 정경대 학생회장은 치과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중 연행되었다.

현행법상 이들이 범법자이기 때문에 연행이 불가피하다면, 어쩔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찰이 취하는 태도와 당사자들의 입장을 보면 그렇지가 못하다.

성신여대의 경우, 총학생회장과 동아리연합회 회장 집으로 한총련 탈퇴를 종용하는 전화가 오는가 하면, 집앞에서 사복경찰들이 보란듯이 서성이며 가족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학생회관 앞에서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압박을 가해오고 있다.

단국대학교 안은미(섬유고분자 96) 부총학생회장과 김선미(무역 98) 야간강좌 회장의 경우에는 집안으로 사복경찰들이 들이닥치기도 했다. 동국대학교의 경우에도 대의원들의 집과 자취방에 경찰이 나타나 가족들을 압박하고 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인륜을 거스르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7월 25일, 6기 한총련 의장 손준혁 씨는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지난 5월 20일 4년간의 수배생활 끝에 구속된 손준혁 씨는, 구속된 후에야 아버지가 단도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여러 차례 아버지의 임종을 지킬 수 있도록 선처를 호소했으나, 검찰이 이를 묵살해, 결국 25일 오후 2시경 빈소를 지킬수 있었다.

9기 한총련 의장인 최승환(부산대 총학생회장)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 8월 6일, 할아버님이 돌아가셨음에도 장손인 최 씨는 빈소를 지키지 못했다. 수배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골수암 말기로 판명된 동생을 보기위해 응급실로 들어선 장진숙(홍익대학교 99년 부총학생회장. 7기 한총련 대의원) 씨는, 결국 응급실에서 경찰에 의해 끌려나와야 했고, 동생은 다음 날 운명했다.

한편 이러한 상황속에서 한총련이 밝히는 가장 최우선 목표는 무엇일까. 9일 'MBC 100분 토론'에 나왔던 강위원(5기 한총련 의장) 씨는 '이적규정 철회' 가 선행과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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