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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방위를 담당하는 군이 앞장서서 '외교문제'를 운운하며, 독도관련 단체와의 예정된 기증식을 아무런 통보없이 취소해 관계자들의 강한 질타를 받고 있다.

육군본부(참모총장 길형보)는 7월 3일 육군본부 브리핑실에서 독도수호대에게 기증한 takeshima.jp 도메인 기증식을 갖기로 예정하였으나, 사전에 아무런 통보없이 일방적으로 행사를 취소하였다.

takeshima.jp 도메인은 지난 6월 1일, 육군 3사단에 복무하고 있는 정대원 병장이 독도수호대에 기증의사를 밝힌 도메인으로, 독도의 일본어 표기인 'Takeshima(竹島)' 도메인이 한국인이 선점하였다는 것은 향후 일본국민 및 국제사회에 '대한민국 영토로서 독도의 지위'를 알리는 각별한 역할을 차지할 수 있어 그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이 도메인을 선점한 정대원 병장은 주권의 훼손위기에 처한 독도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대한민국 군인으로 독도수호에 당연히 앞장서야 한다는 애국심으로 이 도메인을 선점하였으며, 정 병장은 평소 독도수호에 앞장서고 있는 독도수호대에 '도메인 무료 기증의사'을 밝혀, 군인의 귀감이 되었다(현재 정대원 병장이 기증한 http://www.takeshima.jp는 독도수호대 영문 홈페이지와 연결되어 있다).

독도수호대는 정 병장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이 도메인을 기증받기로 하였으며, 이 소식을 접한 육군본부 공보과에서는 'takeshima.jp' 도메인 기증식을 독도에서 추진하기로 독도수호대에게 제안할 정도로 당초 도메인 기증에 관한 강한 관심을 내보였다.

독도입도의 현실적 어려움과 독도수호대 내부일정(독도수호 국토대장정) 때문에 7월 3일 육군본부 브리핑실에서 기증식을 열기로 독도수호대와 사전 협의한 육군본부 공보과는 기증식 당일 아무런 통보없이 행사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당초 기증식을 독도에서 직접 열기로 제안하는 등 열의를 보였던 육군본부측은 "도메인 기증식이 외교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행사 취소 이유를 밝혔으며, 독도수호대가 육군본부측의 안일하고 굴욕적인 입장에 강력히 항의하자, "기증식이 브리핑 할 사항이 아니어서 행사를 취소하였다. 해당부대로 이관하였으니 이해바란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이 한일간의 첨예한 외교적 사안으로 부각되는 오늘, 육군본부측의 안일하고 저자세적인 입장은 지난날 방송가에서 보여주었던 굴욕적인 행위의 재반복이랄 수 있다.

지난 83년 7월부터 11월까지 4개월동안 사실상 방송금지곡이 되었던 정광태 씨의 '독도는 우리땅'이 바로 그 예이다. 지금처럼 당시에도 일본의 개정 역사교과서가 한일과거사를 심각히 왜곡한 것으로 드러나자, 국내에서는 상당한 일본경계의식이 일어났으며, 당시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은 국민들의 더 이상의 반일감정을 차단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던 차에, 때마침 유행하고 있던 '독도는 우리땅' 노래가 표적이 되어 방송가에서 4개월 동안 자취를 감추게 되었던 사건이다.

독도는 지금 그야말로 상처투성이다. 이미 일본은 역사교과서 왜곡이전부터 자라나는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독도를 일본영토라고 가르치고 있으며, 독도를 가상한 '동해 점령섬 탈환 군사훈련', 국제사법법원 재판에 회부될 것을 대비하여 외국의 사례연구 및 관계자 초빙, 분쟁지역의 지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계산된 망언, 자국민의 호적이전(6가구 7명), 독도를 대상으로 한 자국민의 세금징수,
일본 지방자치단체장 연합체의 '독도수복촉구' 진정서 등 그 예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경계해야 할 것은 우리 내부의 상처이다. '독도는 단순히 갈매기가 똥을 싼 곳'이라고 정치인이 스스로 강변하질 않나, 역사적으로 버젓한 '조선해'를 앞장서서 일본해(Sea of Japan)라고 표기하질 않나, 국민들의 독도수호 행위나 국토방문을 외교문제 운운하며 막질 않나, 독도를 지켜야할 영토보다는 정치적 생명연장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질 않나. 참으로 슬픈 우리 내부의 모습이다.

이제 그 슬픈 모습은 60만 대군을 책임지는 육군본부 내부에까지 파고들었다.

덧붙이는 글 | * 육군본부 독도도메인 기증식 일방 취소에 대한 독도수호대 입장 *

기증식과 브리핑 취소와 관련하여 독도수호대가 문제 삼는 것은 기증식과 브리핑의 취소 자체가 가 아님을 밝히며 취소의 이유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그리고 독도이기 때문에 기증식을 거창하게 하고 브리핑을 하여야 한다는 것은 독도수호대가 바라는 것이 아님을 먼저 밝힌다.

육군본부가 말하는 '외교문제' 운운은 그동안 정부가 취해온 정책의 기조로 독도가 위기에 처한 근본원인이다. 
더 이상 굴욕적인 '외교문제'로 인해 대한민국의 고유영토인 독도의 주권행사에 문제가 있어서는 안된다. 국토방위를 담당하는 군은 어떤 기관보다 독도수호에 앞장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도메인 기증식을 '외교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단정하고 있음은 실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외교문제'의 표적이 되어 상처투성이가 된 독도는 더 이상 굴욕적인 '외교협상'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되며 정부는 하루 속히 독도정책을 전면 개편하여 확고한 대한민국의 영토로 후손에게 넘겨 주여야 한다.

육군본부 공보과는 기증자인 정대원 병장의 뜻을 대신하는 것과 동시에 협의 주체가 되어 독도수호대와 일정을 협의했다. 그러나 육군본부 공보과는 기증자와 독도수호대의 관계라며 협의를 주제한 것에 대해 의미를 축소하고 있으며, 협의한 일정에 대해 일방적 취소를 하고도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는 무책임한 행동을 하였다. 

그동안 독도수호대가 협의과정에서 소모했던 시간, 그리고 기증식과 브리핑을 위해 준비했던 것을 무의미하게 하면서 한마디 공식 사과도 없음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요구사항
 
독도수호대는 육군본부 공보과와 주무부서인 국방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누구보다 독도수호를 위해 앞장서야 할 군이 굴욕적인 '외교문제'를 내세우는 육군본부의 처사는 규탄 받아야 마땅하며 이에 대한 대국민 공식사과를 하여야 한다. 
- 육군본부에서 주장하는 '외교문제'가 무엇인지 명쾌히 밝혀야 한다.
- 국방을 담당하는 육군본부가 독도를 '외교문제'의 원인으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 밝혀야 한다.

2001년 7월 3일 
독 도 수 호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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