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마석 성생공단 입구에 대한성공회 남양주교회로 알려진 '성프란시스교회'가 있다. 이 교회에는 외국인근로자로 알려진 이방인을 돕겠다며 발벗고 나선 사람들의 모임이 있는데, 그 모임이 '샬롬의 집'이다. 샬롬이란 히브리어로 평화를 뜻하는 말이다. 평화란 전쟁없이 아귀다툼이 없는 평온한 세상을 의미한다.

하지만 샬롬(shalom)은 전쟁이 없고 있음을 떠나 더 넓은 의미로 사람들이 일상생활의 평온함과 화목함을 뜻하는 유대인들의 이상적인 삶을 포함하고 있다.

샬롬의 집에는 1500여명의 성생공단 외국인근로자는 물론 5천여명으로 추정되는 구리남양주지역의 외국인 근로자의 안식처이며, 평온한 공간이다.

10년 이상을 그들의 권익과 인권보호는 물론 허드렛일까지 묵묵히 이 집을 지켜 온 이가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외노협)' 대표이자, '외국인노동자차별철폐와 기본권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외노공대위)' 공동대표인 대한성공회 남양주교회 이정호신부다.

성생공단지역에는 13곳의 나라에서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을 찾아온 1500명이 타운을 조성하여 생활을 하고 있다.

주말이면 회교도들은 회교의식을, 천주교도들은 미사를, 기독교인들은 예배를 보는 등 진풍경을 접하는 곳이기도 하다.

물론 이들의 대부분이 불법체류자들로 구분되어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도 있지만 어차피 3D업종 즉, 더럽고·힘들고·위험한 일들을 회피하는 우리현실에서 그들의 필요성은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다양한 직종에서 우리를 돕고 있는 것이다.

국제경쟁력에서 중국과 동남아의 싼 인력에 밀려 뒤쳐지고 있는 우리의 경제를 살필 때, 그들의 역할은 여러모로 크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불법체류자라는 점을 악용하여 그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임금체불·폭언·폭력을 일삼아 마찰을 빚는 경우가 종종 벌어지곤 한다.

언어장애는 물론 문화적 갈등에서 온 오해를 풀기 위한 장소가 바로 '샬롬의 집'인 것이다.

우리와 비슷한 입장을 갖고있는 부천·안산·성남 등지에는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우리 나라가 따뜻한 나라라는 각인을 불어넣기 위한 시민공동체가 있어 그들만의 문화와 우리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외국인근로자를 '이주노동자' 구분지어 부르기 시작한 것은 "이주노동자 10년사-그 삶의 궤적을 따라" 사진전이 지난해 12월에 있은 후이다.

여기에는 3D업종 종사자뿐만 아니라 러시아 등지에서 무희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까지 포함시키고 있다. 정부에서도 "외국인불법체류와 인권문제는 별개의 것이다"며 천명하면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동허가제와 고용허가제 입법을 서두르고 있다.

물론 부정적인 시각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이 마피아를 조직하여 문제를 야기시킨다든지, 일부고용주들은 ▲경제가 어렵다. 대만이나 홍콩 등지에는 우리보다 더 착취했는데…라는 논리와 ▲어려운 경제에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면 경제적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식적이고 민주적인 창구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식기관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에 ▲일부 인권단체에서 구리남양주지역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쉼터를 꾸미겠다는 이야기가 들려 그나마 다행이다.

"때리지 마세요, 욕하지 마세요, 우리도 사람이에요"라는 절규에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로 전환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들과 우리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