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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꿀을 채취하는 꿀벌
지난 겨울의 드셌던(?) 한파, 폭설에 복수를 하듯, 3월 21일의 봄날씨는 포근하고, 따뜻했다. 32년만의 3월 날씨 중 가장 높았던 기온을 보였다. 거리 곳곳마다 아침에 입고 나온 외투를 벗어던지고, 한결 가벼운 옷차림을 한 사람들의 모습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이런 따뜻한 날씨가 계속될 것이라고 하니, 봄이 오긴 오는가 보다.

봄하면 단연 꽃을 뺄 수 없다. 앙상하고, 썰렁했던 거리 곳곳을 화사하고, 아름다운 거리로 꾸민다. 매화, 개나리, 진달래, 목련, 유채꽃 이밖에도 많은 꽃들이 봄소식을 전한다.

직분이 학생이다 보니, 학교에 있는 시간이 많고, 특별히 시간을 내서 꽃구경을 가지도 못한다. 학교 안에서나 피는 꽃을 보는 데, 아직까지는 활짝 핀 꽃을 보지는 못했다.

▲일벌
꽃을 보지는 못했지만, 학교 도서관 근처에는 적지 않은 수의 벌들이 초록색잎들 사이에서 봄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아직 꽃도 피지 않았는 데, 꿀벌들은 꽃보다 일찍 나와 봄을 준비하고 있었다. 꿀벌들은 꽃이 아닌 잎의 밑선에서 꿀을 모으고 있었던 것이다.

2월이 되면 아직 대기는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눈이 오고 개천엔 얼음이 쌓여 있지만, 벌집 안에는 벌써 봄을 맞을 준비가 시작한다. 그리고, 3월 21일 같이 가끔 바람이 없는 따뜻한 날이 되면, 집 밖으로 나와 매화꽃과 같은 초봄에 피는 꽃을 방문하여 신선한 꿀과 화분을 모아 새끼들에게 먹여 조금이라도 빨리, 건강하게 자라도록 노력한다.

▲ 알 - 꿀벌의 여왕은 왼쪽사진과 같이 여름동안 하루 3000개 이상의 알을 낳는다. 알은 나흘 안에 부화하며, 중앙 사진의 애벌레는 며칠 사이에 1500배나 크게 자란다. 6일째에는 오른쪽 사진과 같이 일벌이 밀랍으로 막은 방안에서 번데기가 된다.
그러나 2월의 날씨는 봄과는 달리 갑자기 악천후로 변하여 바람과 찬 공기가 한순간에 몰아치기도 하여 꿀을 채취하여 귀소하는 도중에 체온이 떨어져 날개가 움직이지 못하고 결국 동사하는 경우도 있다. 3월이 지나 4월과 5월이 되면 수많은 종류의 밀원을 찾아 꿀을 채취하고, 특히 아카시아꽃이 필 무렵이면 벌들의 꿀채취가 절정에 이른다.

꿀벌

우리나라에서 널리 분포되어 있거나 양봉에 이용되는 꿀벌은 재래꿀벌과 양봉꿀벌이다. 꿀벌은 인류와 오래된 관계를 맺어온 곤충류의 한 종으로, 가장 직접적인 관계로는 인류에게 감미를 제공하고, 때로는 중요한 약제로 이용되기도 하여 왔다. 벌꿀의 영양은 인간의 체력을 증진시키고 병을 극복하는 데 좋은 약효가 있는 것으로 전해져 왔으며, 특히 꿀벌이 생산하는 <로얄제리>의 의약적 성분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어왔다. 뿐만 아니라 꿀벌은 꽃을 방문하여 화분을 매개하고 작물을 결실케 하여 농작물의 증산에 기여한 공 때문에 가히 인간생활과 떼어 놓을 수 없는 존재로 인식되어왔다.

▲ 애벌레
일벌

우리가 이렇게 볼 수 있는 대부분의 벌들은 일벌이다. 일벌은 꿀벌사회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수가 많고, 또 그들의 임무도 크다. 일벌은 산란한 알을 돌보며, 집을 짓고, 꽃을 방문하여 꿀과 화분을 모아 집 안에 저장하기도 한다.

또 꿀벌사회를 경호하고, 특히 청결성이 강하여 집 안의 이물질을 깨끗이 없애고, 늙은 벌이 병으로 죽으면 곧장 집 밖으로 운반하여 치운다. 일벌은 산란하는 것 외에는 모든 일체의 일을 담당하며, 생후부터 전생애에 걸쳐 한시도 휴식 없이 일만 하는 계급이다.

일벌은 그들의 전생애에 걸쳐 노동에 종사한다. 일벌의 노동은 그들의 일령에 따라 규칙적인 분업이 이루어져 있다. 번데기로부터 우화하면서 3일간은 유충을 보온하고, 3일에서 14일 사이에는 육아에 종사한다. 14일에서 18일 사이에는 집짓는 일을 하며, 18일에서 3일간은 집 안의 청소를, 그리고, 21일 이후부터 야외로 나가 꿀과 화분을 채취한다.

한편, 일벌의 임무 중의 또 하나는 집의 경비를 담당하는 것이다. 집의 입구로 들어오는 벌들을 하나하나 조사 확인하여 자기의 동료에 한하여 안으로 들여보내고, 다른 개체는 일절 들여보내지 않는다. 만약 집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데 저항하면 자침을 사용하여 죽여 버린다.

▲ 번데기
자침을 상실한 일벌은 곧 생명을 잃게 된다 일벌의 자침은 원래 산란관이 변화된 것으로, 이들이 자침을 가진 것은 곧 암컷임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 일벌은 여왕벌과 꼭같은 유정란으로부터 발생한 것이지만, 산란 능력이 없는 벌로 성장한 것이다. 일벌은 늦은 가을까지 약 6개월 정도 생존하며, 꽃이 지는 시기가 되면 엄청나게 많은 유충을 돌보아야 되고, 일절 휴식이 없이 꽃을 방문하여 꿀과 화분을 운반하는 일로 인해 심한 노동으로 인하여, 몸은 거칠어지고 곧 죽어 버린다. 그리고,자신의 죽음이 다가오면 집으로부터 나와 벌의 무덤에 가서 죽음을 맞이한다.

여왕벌

여왕벌은 일벌과 마찬가지로 유정란으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이 알은 산란 후 3일이 경과된 후부터 차이가 나타나, 음식물의 차이로 인하여 몸집이 일벌과 전혀 다른 체형으로 성장한다. 이것은 여왕이 될 유충에는 로얄제리라 부르는 특수한 먹이를 주기 때문이다.
꿀벌사회에서 여왕의 지위는 강력하여, 항상 일벌들에 의하여 둘러싸여 보호를 받는다. 여왕은 집 안에서 알을 낳는 것이 유일한 일로서, 가장 많이 산란한 경우가 1일 약 3000개의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여왕은 산란하는 일에만 전념한다.

수펄

채색이 검은 색을 띤 것이 많아 일명<검은 벌>이라고도 불려지는 수펄은 일벌과 달리 자침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일벌과 같이 노동과 꿀의 채취도 하지 않고 집 안에서 서성거리며 소일한다. 이러한 대우는 여왕벌이 정자를 받지 않으면 일벌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꽃이 지는 시기가 되면 수펄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된다. 여왕벌은 발정이 일어나 하늘 높이 날아가는 데, 날개가 강한 선두에 있는 한 마리의 수펄이 여왕벌을 맞이한다. 이 수펄은 여왕과 공중에서 교미를 하면서 그가 저장한 모든 정자를 제공하고, 교미가 끝난 몇 시간 뒤에 사망한다.

그리고, 교미에 성공하지 못한 수컷은 이전과는 달리 이쪽 저쪽 쫓겨 다니며, 먹이도 제대로 취하지 못한다. 얼마 지나서 수펄들은 집 밖으로 쫓겨난다.

그들의 삶속에서

꿀벌의 생활을 사회생활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들간에 3종류의 계급, 즉 여왕벌, 일벌 그리고 수펄이 각각 서로 다른 임무를 가지며 여왕벌이 중심이 되어 지배자의 입장으로 존재하고, 그 밑에 수많은 일벌이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일을 처리하는 것을 볼 수 있어, 마치 고등동물에서 볼 수 있는 사회생활과 흡사한 경우가 많다.

2월이 되어 아직 대기는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눈이 오고 개천에 얼음이 쌓여 있지만, 벌집 안에는 벌써 봄을 맞을 준비가 시작된다.
지난 겨울은 경제위기로 인해 사회 분위기가 어느 겨울보다 우울했다. 겨울이 다 가고, 봄이 오고 있지만, 아직도 그 상황은 애석하게도 여전하다.

차가운 넓은 창공에 작은 존재인 벌들의 바쁜 날개짓을 보며,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시대의 상황을 탓하기만 했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숙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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