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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사장 성유보) 방송모니터위원회(대표 최한성)는 2001년 2월 '이 달의 좋은 방송'에 "삼색토크 여자"(EBS)를 '이 달의 나쁜 방송'에 오픈 드라마 "남과 여" '희롱남녀'편(SBS)을 각각 선정했다.

좋은방송 - 여성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한 '삼색토크 여자'

'여성', 특히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토크쇼'는 으레 집안의 갈등을 꺼내놓는다거나 유명 연예인의 사생활을 들추어 보기만을 조장하는 가운데 EBS가 내놓은 '삼색토크 여자'는 여성들이 일상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소재들을 끄집어내 다양한 각도에서 이를 조명함으로써 말장난으로 끝나기 쉬운 토크쇼에 의미와 재미까지 더해 여성문제의 대중화를 시도했다는 평가다.

'삼색토크 여자'의 가장 큰 장점은 '여자 多多多', '여자 솔직함' 등의 코너를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그 날의 주제에 진지하게 접근한다는 점이다. 우선 거리 인터뷰나 관련 당사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주제에 대한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보여주고, 패널 토론으로 넘어간다. 또한 '백여문'(백명의 여성에게 묻는다)이라는 코너를 통해 주제에 대한 좀더 보편적인 여성들의 시각을 보여줌으로써 잡담으로 끝나기 쉬운 토크쇼가 '남는 게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나쁜방송 - '성희롱'을 사랑의 다른 표현으로 왜곡한 SBS 오픈 드라마 남과 여 '희롱남녀'(2월 26일 방영)

과거에 비해 여성의 사회참여는 높아지고 있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직장 내 '성차별'과 '성희롱'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직장 내 성희롱은 사회 분위기 상 수치스러운 개인의 일로 취급돼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공론화 되지 못해 왔다. 이러한 시기에 방송된 SBS의 오픈드라마 <희롱남녀>는 직장 내 '성희롱'을 마치 사랑의 표현인 것처럼 표현하는 등 오히려 '성희롱'에 대한 왜곡된 사회적 편견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성희롱을 회사에서 일어나는 동료들 간의 일상적인 농담으로 표현하며 몇몇 '대가 센 여성'의 개인적인 분노로 치부했다. 더구나 사장으로부터 받은 '성희롱 백서'를 본 차풍기가 "여기 쓰여진 대로면 고개 숙이고만 살아야겠네"라며 성희롱의 유형이 너무 광범위하고 추상적이라고 비꼬는 장면은 '성희롱'의 용어 자체를 왜곡하는 수준이어서 제작진의 수준을 의심할 정도라는 것이다.

여러 가지 왜곡된 성의식이 자리 잡고 있는 현실에서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가볍게 다루며, 더 나아가 성희롱을 희화해 잘못된 성의식을 심어준 점은 드라마의 허구성만으로 면피할 수는 없다고 한다.

덧붙이는 글 |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방송모니터위원회에서는 매달 '이 달의 좋은 방송, 나쁜 방송'을 선정, 발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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