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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방에 폭설이 내린지 꼭 1주일이 지났다. 지난 일요일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폭설이 내려 도시기능이 마비상태에 달했음에도 설해대책을 마련해야 할 공무원들이 일요일이라 집에서 꼼짝도 하지않았다하여 호된 비판을 받았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도시 이면도로를 비롯한 인도 대부분이 빙판길로 변한채 대책없이 꽁꽁 얼어있다.

시민들은 대로변 인도를 비롯한 모든 이면도로, 골목길이 지뢰밭이라고 조심조심 걸어다니고 있지만 특별한 설해대책 없이 장기간 빙판길로 방치되자 비난의 화살을 관공서로만 돌리고 있다. 어서 빨리 지뢰를 제거해 달라는 식이다.

하지만 본 기자가 휴일인 오늘 도심 곳곳을 나가봤지만 어느지역도 공직자들이 나서서 빙판길 제거작업에 임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는 동사무소나 시청 앞 이면도로조차 빙판길로 뒤덮혀 있지만 두꺼운 얼음덩이들이 속수무책이라는 듯 방치되어 있었다.

담당부서에 전화해 설해대책을 묻자 이면도로와 골목길 빙판길은 관공서에서도 어떻게 일일이 손을 쓸 수 없는 형편이라며 내집앞 길은 내가 쓰는 풍토가 아쉽다고 오히려 그 탓을 시민들에게 돌렸다.

그러나 이는 실정을 전혀 모르는 말이다. 내집앞에 내린 눈을 쓸어도 어디다 모아둘 수 있는 장소가 없어 골목 중간 자동차길에 쌓아둔 것이 꽁꽁 얼어 붙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이튿날 진눈깨비까지 내려 집앞 문턱까지 눈이 녹아 흐르다 그대로 얼어붙는통에 이면도로는 이래저래 더 미끄러운 빙판길이 되어버렸다.

이바람에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주로 살고있는 도시의 달동네 골목길은 아이들의 미끄럼틀이 되어 연로한 노인이나 신체에 장애가 있는 시민들의 출입이 불능상태에 빠져있다. 다행히도 당동네마다 아직은 연탄을 피우고 있어 아침저녁으로 연탄재를 으깨 겨우 통행은 하고 있지만 아직도 언제 어느순간 빙판길에 넘어져 몸을 다칠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길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달동네에서 만난 50대 중반의 구멍가게 주인은 추운 겨울 동사무소에서부터 청와대까지 서민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를 증명하듯 시내 정형외과는 빙판길에서 넘어져 몸을 다친 환자들이 부쩍 늘었다.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는데 허리나 다리를 다친 환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속에서 의료비까지 부담해야 하니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더 힘겨워진 느낌이다. 관공서에서 장비를 동원해 골목길에 지뢰처럼 흉폭하게 얼어붙은 얼음덩어리라도 치워주면 보행이라도 안심하고 걸을 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관공서고 시민이고 현재로서는 모두 손을 놓은채 수수방관일 뿐이다. 어쩔 도리가 없는 자연 재해라는 판단이다. 그저 예전의 방식대로 날씨가 풀리기만 학수고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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