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살아서 숨쉬고 있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고 이 행복이 깨지지 않는 한 기쁨을 이웃과 함께 나눠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지요.”

여수 서시장 도로변에서 10년째 붕어빵을 굽고 있는 김진곤(62 전남여수시서교동) 씨.

그는 시장통에서 붕어빵을 팔아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는 60대 노인이며 자신의 처지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사회의 귀감이 되고 있는 노인이다.

김씨는 연말연시면 으레 소년소녀가장 등 사회로부터 소외 당한 채 살고 있는 이웃을 따뜻한 손길로 감싸 안아 갖 구어낸 붕어빵처럼 따뜻한 사랑을 나눠주고 있다.

따뜻한 마음의 전령사 역할을 하고 있는 김씨는 평소에도 노인정 등을 방문해 준비한 선물을 전하고 한나절을 노인들의 말벗이 되어주곤 해 그가 다녀간 노인정에선 그의 칭찬이 자자하다.

한때 부산 공동어시장에서 중개상을 하다 사업실패의 쓴 잔을 마신 뒤 여수로 돌아와 붕어빵과 인연을 맺어 10년동안 같은 자리에서 붕어빵과 씨름을 하고 있는 김씨는 97년부터 매년 꾸준히 소년소녀가장 등 불우이웃을 돕고 있다.

▲ 오늘도 사랑을 싣은 붕어빵을 굽고 있다. 그의 붕어빵 속에는 붕어대신 '사랑'이 달콤하게 녹아있다.
ⓒ 김종호
지난 연말에는 20㎏들이 밀가루와 설탕 등 3백만원 어치를 구입해 트럭에 싣고 소년소녀가장 1백20가구를 직접 방문해 전달하고 도서지역엔 여객선에 화물로 부치기도 했다.

또 푼푼히 모은 돈 1백만원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방송국에 선뜻 내놓기도 한 김씨는 자궁암 수술 이후 관절 통증이 온몸에 확산되는 등 각종 병치레를 10년째 하고 있는 부인과 함께 서교동 좁은 골목길 안 1천만원의 단칸방에 생활하고 있다.

그는 1백원짜리 동전을 들고 오는 꼬마들의 고사리 손들에게 실망시킬 수 없어 붕어빵 값을 올리라는 주위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붕어빵을 1백원에 팔고 있고 먹은 음식을 싸게 파는 것 역시 사회에 대한 봉사라는 이론이다.

“올해는 더욱 열심히 일해서 많은 불우한 이웃들을 두루두루 살펴 더불어 사는 게 나의 작은 소망이고 하루빨리 복지사회 구현이 현실로 다가와 소외된 가슴아픈 상처들을 말끔히 치유했으면 한다”며 담담하게 빵굽는 손길을 움직였다.

김씨는 넉넉지 못한 자신의 처지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삶을 생활화하며 살고 있기에 그의 봉사정신이 더욱 더 빛을 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