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5 살배기 아이는 암에 걸리고, 아버지는 청산결정에 따라 직장을 잃고…” 한국종합화학 한 노동자 가족의 슬픈 이야기이다.

정부의 한국종합화학 청산방침에 반대하여 한 달 넘게 생존권사수를 위한 총파업을 하고 있는 한국종합화학 노동자들의 생활은 삶의 질 하락을 떠나서 가족해체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주위에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한국종합화학 생산부 정제과에서 6년째 근무하고 있는 이광철 씨는 요즘 이산가족이 아닌 이산가족이 되어 힘겨운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두 달 전 다섯 살박이 큰딸 수은 양이 혈액암으로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생사를 건 싸움을 하고 있다. 한참 재롱을 부릴 세 살 박이 막내는 엄마품을 떠나 친척집에 맡겨졌으며 아내 김해경 씨는 큰아이 곁에서 생활고와 병간호로 지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광철 씨를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은 건실하던 직장이 하루 아침에 정부와 산업은행에 의해서 고철 값에 처리되고 거리로 내몰리게 될지 모르다는 현실이다. 가장인 광철 씨의 월급이 가족의 유일한 생계수단인 지금 광철 씨에게서 실직은 아이의 목숨을 두 눈 뜨고 포기하는 것과 같기에 자신의 손때가 묻은 공장을 나와 거리에서 생존권사수를 외치고 있다.

하지만 광철 씨에게도 희망은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힘든 상황에서 조합 노동자들이 아이의 치료비를 모아주었고, 냉냉하기만 하던 지역 시민들이 국가기간산업으로 한국종합화학의 중요성과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직이 코 앞의 칼날처럼 번뜩이고 있는 상황에서 가족의 모든 것을 걸고 직장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목포역 앞 천막에서 써늘한 겨울 밤을 지새우고 있는 이광철 씨의 모습은 이 시대 노동자들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덧붙이는 글 | 사진 오른쪽 아래 암에 걸린 5살배기 수은양과 그위 종합화학 노동자 이광철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