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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청와대 경호실 간부가 야당 의원에게 지난해 발생했던 청와대 총기오발사고 경위가 조작됐다는 폭로와 함께 청와대 경호실의 운영방식에 대한 불만을 담은 제보편지를 보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경찰은 제보내용에 사실관계가 다른 내용이 포함돼 있고 `청와대'가 `청화대'로 3차례 잘못 적혀 있는 등 신빙성에 의문이 있다고 반박하고 나서 제보내용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보편지에 담긴 내용의 진위 여부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의 전개추이가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나라당 김원웅 의원은 13일 자신을 청와대 경호실 소속이라고 밝힌 제보자가 A4 용지 두 장분량의 편지를 보내 지난해 5월말 청와대 경비초소에 발생한 총기오발사고는 `타살'이라고 주장했다면서 문제의 편지를 공개했다.

김 의원은 "제보자를 만났다 안만났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전화통화 등을 통해 제보자가 현재 경호실에 근무하는 상당히 높은 지위의 간부임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제보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5월31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서 50m 떨어진 거리에 있는 55초소에서 101경비단 소속 김모경장이 김정진 순경을 말다툼 끝에 총기로 살해했으나, 다음날인 6월1일 당시 서울경찰청장이던 이무영 현 경찰청장과 박금성 101경비단장, 종로경찰서장, 경호실차장 등이 구수회의를 갖고 이 사건을 청와대 외곽에서 발생한 단순 오발사고로 꾸미기로 하고 대통령에게 허위보고를 했다는 것이다.

또 당시 경호실 관계자 등이 유가족과의 협상에 관여, 거액의 위로금으로 주고 사건을 무마했다고 제보자는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 경호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편지 내용과 필체 등을 분석한 결과 편지의 작성자는 김 의원이 주장한 현직 경호실 간부일 리가 없다'며 '편지의 저의가 의심된다'고 반박했다.

경호실은 ▲사고발생시점이 5월31인데도 7월18일로 언급한 점 ▲당시 대통령이 러시아와 몽골 순방중이었음에도 중국 방문중이라고 한 점 ▲청와대를 `청화대'로 3번 오기한 점 ▲`현재'를 `현제'로 적는 등 상식적인 철자법이 틀린 점 등을 이유로 들어 제보내용에 신뢰성이 없다고 밝혔다.

또 경호실은 제보자가 사고장소로 지목한 청와대 경내초소라는 곳은 청와대 외곽 면회실로 사용되고 있고, 김원웅 의원에게 관련사실을 물어보라며 알려준 경호실 간부(구영태 처장)는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제보내용과는 달리 지금도 중요한 업무를 수행중이라고 밝혔다.

경찰도 보도자료를 내고 "당시 사건은 두 근무자가 장난중에 오발로 인해 발생했다는 것이 당시 검사 입회하에 서울대 법의학 교수의 부검 결과 명백히 밝혀졌으며 대책회의는 가진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경찰은 또 제보자의 신원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같은 제보가 이뤄진 시점에 비추어 학력 허위기재 의혹으로 물러난 박금성 전 서울경찰청장을 낙마시키기 위한 의도가 작용한 게 아닌가 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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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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