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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흉상 철거를 주도한 혐의로 11월 7일 영등포 경찰서에 자진 출두한 김용삼(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장) 씨가 구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씨와 함께 조사를 받던 방학진(민족문제연구소 조직부장), 이중기(홍익민주동문회 사무국장) 씨는 11월 9일 밤 10시 불구속 석방됐다.

<박정희 흉상 철거사건의 전말> 박정희 흉상 철거, 그 후

방씨와 이씨는 경찰서에서 나오자마자 흉상 철거 현장인 영등포 문래공원으로 향했다.

"흉상이 없어진 그 자리가, 그렇게 크게 보이던 곳이, 너무 작게 보였다. 앞으로 기념관반대운동을 생각하니 마음의 무게를 느낀다."

이들은 이번 철거사건으로 마음 고생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되는 공원관리인에게 통닭을 전하며 본의 아니게 말단 공무원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한 이해와 사과를 전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불구속 석방된 방학진 씨와 11월 10일 새벽 0시40분에 이루어진 일문일답.

- 고생이 많았습니다. 건강과 조사과정은 어땠는가.

"허리가 아프다. 조사과정에서 불이익은 없었고 오히려 유치장 안에서 경찰관을 설득했다. 경찰들도 박정희의 친일 행적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어떤 경찰관은 자기 집안 어른의 예를 들며 친일파에 대해 많은 공감을 나누었다."

- 철거를 강행할 때 어떤 각오로 준비했으며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개인적으로 구속 이상을 각오했다. 또한 박정희기념관 건립반대 국민연대가 형식적으로 움직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민연대가 실질적으로 활동할 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 여러단체의 지지가 있었고, 여론을 환기시킨 의미있는 거사였다고 생각한다."

- 이번 사건으로 구미 등의 박정희 기념관 건립 추진위에서 상경하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박정희우상화 단체는 박정희 집권시절부터 배불리 살았다. 그들은 기념관이 목적이 아니고 기념관을 구미로 유치하여 관광수입을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신념보다는 경제적 이익을 노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 철거한 박정희 흉상 제작자인 최기원 교수는 예술가는 이념보다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어하며 철거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최기원 교수의 수제자 홍성도 씨도 국회 안에 이승만 동상을 제작했다. 정권의 부역예술인들은 항상 이런 논리를 편다. 예술과 시대상황을 분리해서 판단해 달라고 말이다. 그러나 이런 논리로 친일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할 순 없다."

- 앞으로 계획은?

"우리의 행동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라 박정희기념관 건립반대 운동을 더욱 더 과감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국회 예결위에도 예비비편성을 못하게 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온갖 압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거사를 지지해준 시민과 시민단체에 감사를 드리고, 특히 냉정한 판단을 내려준 법원에 감사드린다. 무리하게 법적용을 명령한 검사의 지시에 굴하지 않은 경찰관계자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또한 자식의 행동을 이해해 주신 부모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새벽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방학진 씨는 피곤한 줄도 모르고 민족문제연구소의 밀린 업무 시작했다. 다음 행사 준비로 기자가 가는 줄도 모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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