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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대표를 비롯해 <우리모두> 운영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이들은, 시민운동가도 명망가도 아닌 일반 시민들이라 들었다. 우선, <우리모두> 내에서 '대표'의 역할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계기로 그 역할을 맡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우리모두>에서의 대표라는 위치는, 사실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
<우리모두>가 평범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져 유지되고 있는만큼, 전반적인 의사의 결정 역시 '우리모두앙'(우리모두 참여자) 모두의 의사를 합의하여 반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즉, 어떤 의제에 대한 결정이 필요할 때는 게시판에 발의한 뒤 토론을 거쳐 도출된 결정을 집행되는 구조이며, 그렇게 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해서는 운영위원들이 회의를 거쳐 합의하고 결정한다. '대표'는 다만 공식적인 발표자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표직을 맡게 된 것은 우연한 결과다. '최장집 교수 사건' 당시 조선일보 이한우 기자가 1심 판결에서 승소하자, <인물과 사상> 인터넷 사이트(inmul.co.kr)에서 강준만 교수를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돕자는 의견이 자연스레 모아졌다. 그런데, 실질적인 모금 운동을 위해서는 누군가가 통장을 개설해야 했고, 그 역할을 내가 맡은 것이 계기가 되어 현재까지 <우리모두>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름만 걸어 놓은' 상태이지만, 책임감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감도 만만찮다."

<우리모두> 사이트가 생겨나게 된 직접적 계기는, 조선일보 이한우 기자의 강준만 교수와 정지환 기자에 대한 고소 사건으로 일어난, 네티즌들의 '나를 고소하라' 서명 운동이라 알려져 있다. 초창기 참여 인원은 대략 얼마였으며, 9개월만에 방문자수 100만명 돌파를 지켜본 소감은 어떠한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성금이 모아지는 과정에서 <인물과 사상> 사이트의 접속자수가 급속히 늘어나는데 비해, 해당 사이트가 우리의 요구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래서, 한번쯤 오프상에서 모임을 가질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작년 12월 3일 '코리아나호텔'에서 첫모임을 가졌는데, 그 때 약 7-80여 분이 참석하셨다.

나는 피씨통신은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몰랐는데, 통신에 익숙한 분들은 온라인의 특성상 오프 모임에서 그 정도의 인원이 모인 것은 거의 처음이라고들 했다. 그 모임에서 별도 사이트 개설의 필요성이 논의되었고,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지난 1월 9일 정식으로 <우리모두> 사이트가 만들어졌다.(www.urimodu.com)

10여 개월만에 접속자 수가 1백만이 넘었다는 것은 내가 생각해도 믿기 어려울만큼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실제로는 몇 차례 사이트 컨텐츠 조정작업을 하면서, 기존의 접속자 수가 몇 번 리셋 되었으니까 실제 방문자수는 더 많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방문자 수가 많았다는 것 자체보다는 다른 측면에서 더 큰 의미를 찾고 싶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안티조선 운동'의 의미를 이해했는가"하는 점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사회적 이슈화'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우리모두> 사이트의 의미와 역할을 찾고 싶다."

* <신동아> 10월호의 송복 교수 기고문에서 보듯, 흔히 안티조선 반대자들은, 안티조선 참여자들이 '친북적이다' 혹은 '정권의 홍위병들이다'라고 공격한다. 이대표 자신과 참여자들의 성향에 비추어 볼 때 어떠한가? 인정할 수 없는 주장인가?


"우선, 나는 좌파니, 우파니, 중도파니 하는 것을 솔직히 잘 모른다.
인문학을 전공하지 않아서 솔직히 말해, 이런 부류의 이야기는 논쟁을 벌일 능력이 없다. 그러나, 나는 '기본적인 양심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이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굳이 구분하자면, 자유주의자의 성향이 짙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우리의 운동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분들의 이야기에, 별로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어떤 공격이나 비판이라는 것은 근거를 가지고 해야 옳은데, 그 분들은 막연한 자신의 느낌이나 추측만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 이야기한다. 예컨데, 우리가 북한의 사상에 동조하고 정권과 결탁되었다는 증거가 제시된다면, 나는 "그 시간 이후로 이 운동을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그런데, '안티조선 운동'을 사상적으로 호도하는 분이야말로, 조선일보를 두둔하거나 그 신문에 기고함으로써 얻는 수익이나 반사이익이 경우에 따라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모두>에 참여하는 평범한 이들은 자기 돈과 시간을 들여서 순수한 마음으로 참여할뿐 그로인해 달리 얻는 개인적 이득이 없다. 오히려, 일부 사람들로부터 억울한 비방을 당할 뿐이다. 그들은, 비근한 예로 4.13총선 당시엔 <총선시민연대>를 두고 똑같이 매도했다. 지금 그 시민운동의 주역이었던 박원순 변호사, 최열 대표 같은 분들이 현 정권과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가? 만약, 내가 역으로 조선일보를 옹호하고 안티조선 진영을 매도하는 분들에게 '조선일보 홍위병'이라고 말한다면, 그 분들은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다."

일반 시민들 중에는, '조선일보반대운동'과 관련된 최근의 논란을 접하고, '조선일보가 뭔가 문제가 있는 신문인가 보구나. 그래도, 신문을 상대로 안티운동까지 벌일 정도로 조선일보가 나쁜가' 하는 의문을 갖는 이가 있을 것이다. 이대표는 '반대 운동'까지 벌여야 할 정도로, 과연 조선일보의 문제점이 그렇게 심각하다고 여기는가?

"지난번 'MBC 백분토론'에서 안티조선 운동이 일종의 '소비자 운동'이라고 표현되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국민 기본운동'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신문이라는 것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며, 아직까지는 많은 분들이 신문 기사에 대해서는 신뢰하는 경향이 짙다. 따라서, 언론 보도의 기본은 사실(Fact)의 전달에 있는데 그것이 왜곡되면 대다수의 국민은 잘못된 정보에 의해 알게 모르게 피해를 당하게 된다. 따라서, 역사나 사실왜곡이 이루어지면, 그것은 이미 언론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고 봐야 하는데, 지금까지 보여온 조선일보의 보도 태도는 위험스럽기 그지없다. 박정희의 공과는 아직 역사적 평가가 남아 있기 때문에 그렇다 치더라도, 전두환 미화 입장에 조선일보는 아직도 변함이 없으며 이미 문민정부 때 청문회를 거쳐 평가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아직도 '광주사태'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고수하고 있다. 남북 전쟁 불사론이나 교묘한 냉전적 여론몰이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언론사도 일반 기업처럼 어느 정도의 이윤추구는 당연다고 생각하지만, 여타 기업과는 달리 사회와 역사에 대한 소명의식을 함께 지녀야 한다. 조선일보는 그렇지 못하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일례로 '코리아나호텔'은 조선일보의 소유인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증기탕'으로도 유명한 곳이었다. 그런데, 모든 언론이 일제히 증기탕의 불법 변태영업을 지적하면서 연일 보도한 적이 있으나, 조선일보는 이와 관련된 보도를 하지 않았다. 또한 미국내의 윌셔호텔을 매입한 조선일보 사주인 방씨 일가의 매입비용에 대해서 외화 불법 해외반출의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 때 나는 인터넷상의 조선일보 독자투고란에 위 내용을 4-5회에 거쳐 투고했으나, 즉시 삭제 당한 경험이 있다. 조선일보가 자사나 사주에 관한 문제를 성역으로 두는 모습에서, 과연 공정한 비판의 잣대를 가진 언론사라 할 수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조선일보의 잘못된 보도에 관한 상세한 자료가 <우리모두> 사이트 내에 축적되어 있으니, 모든 분들이 직접 살펴보고 평가하길 바란다)

안티조선 진영의 '조선일보 제몫찾아주기 운동'에서 '제몫을 찾아준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강준만 교수가 이야기했듯이, 그 뜻은 한마디로 '극우신문인 조선일보가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니, 극우신문에 어울리는 몫만 갖게 하자'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스스로를 1등 신문이라 주장하고 발행부수가 250만이라 강조하면서 국민의 의사와 권리를 대변하는 것처럼 주장하지만, 과연 독자들 중 몇%가 조선일보의 정치적 색깔과 논지에 동조해서 구독하는지 묻고 싶다. 다시 말해서, 조선일보가 실제로 대변하고 있는 것은 그 논조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일뿐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조선일보는 극우신문에 어울리지 않는 과한 몫과 영향력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위상이 너무나 부풀려져 있다.

조선일보가 자신의 역량과 능력만큼만 언로에서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제몫을 찾아주는 것'이다."

<우리모두> 홈페이지에, 안티조선쪽 입장이 아닌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도 많이 방문해서 의견을 펼칠텐데, 사실 TV 등에서의 공개토론도 자칫 감정이 격해져 차분한 논의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익명이 가능한 인터넷상에서의 토론은 쉽게 격해져 언쟁, 비방, 욕설로 흐르기 쉬울 염려가 있다. 실제, 안티조선을 주제로 한 토론 상황은 어떠한가? 제3자에게 도움이 되는 진지하고 생산적인 토론이 자주 전개되는가?

"이번 방문자수 100만명 돌파에는 안티조선과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기여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드린다.(웃음)

<우리모두>는 언제, 어디서, 누가 방문을 해도 언제든지 환영받는 곳이며 어떤 의견도 기탄없이 제기할 수 있는 그야말로 열린 공간이다. 토론은 밤,낮 구분 없이 원하는 이들에 의해 제한없이 이루어진다. 물론, '안티조선'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과 비판 역시 항상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환영한다.

<우리모두> 사이트 방문자 중 안티조선에 공감하는 시민 모두를, 우리는 '우리모두앙'이라고 부른다. 안티조선쪽이나 친조선쪽이나 너무나 다양한 계층과 성향을 가진 이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때로는 일부 토론 참가자의 근거 없는 비방이나 감정적 공격에 의해, 서로 다른 생각을 지닌 네티즌들이 상호 격하게 부딪힐 때도 가끔 있다. 이따금 '쟁점토론방'이 인신공격성 글로 황폐화 될 때 가장 아쉽고 가슴아프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건설적인 토론문화의 큰 틀로서 <우리모두>가 자리매김 되어지고 있고, 그 점에 대해 방문자 모든 분들께 큰 감사를 드리고 싶다."

조선일보의 주된 독자층은 중앙일간지 중 상대적으로 경제적으로나 교육 수준에 있어 중산층 이상의 비중이 큰 걸로 알려져 있다. 사실, 조선일보를 구독하고 있는 이들의 입장에선 안티조선 운동을 접할 때, '그렇게 나쁜 신문을 우리들은 아무 생각 없이 구독하고 있단 말이냐, 조선일보 보는 사람들은 판단력도 없는 바보인줄 아느냐'는 감정적 반발이 생길 수 있을텐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안티조선운동은, 조선일보 독자들을 무시하는 게 아닌가?

"<우리모두>의 큰 목표는, 언론자체의 문제, 즉 언론이 권력화 되고 상업화되어 사회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고 담아내는 순기능이 왜곡된 것을 본래의 기능으로 되돌려 놓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우리의 능력의 한계를 인식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그 중 해악이 가장 크다고 판단되는 조선일보를 타켓으로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앙일간지 '빅3'인 동아, 중앙, 조선이 큰 차이가 없다고 하지만, 그것은 조선일보를 모를때 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조선일보는 정치, 사회면과 경제, 문화면에서 종종 '지킬박사와 하이드' 같은 양면성을 교묘히 구사한다. 또한, 여론의 흐름과 시기에 따라 교묘하게 자세를 낮추었다 다시 윽박지르곤 한다. 그런데 과연 조선일보 독자들 중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런 양면성을 간파하고 있으며 그 실상에 대해서 분석적 사고로 읽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우리모두>는 그 양면성의 모습을 사실 그대로 밝히되, 그 판단은 독자에게 맡길 뿐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까지의 일방통행식 단방향 정보흐름을 양방향으로 바꾸어, 소통의 창구역할을 하고 감추어진 모습을 볼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 줄뿐이다. 안티조선운동에 반감을 느끼는 조선일보 독자들이 있다면, 우선, <우리모두> 내의 여러방에 축적된 객관적인 자료들을 살펴보실 것을 부탁드린다.

<우리모두>는 40여개 각종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안티조선시민연대>의 일원이다. '안티조선' 운동에 참여하는 많은 단체 속에서, <우리모두>가 갖고 있는 독특한 역할과 기여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온라인 운동 자체로서 갖는 장점과 한계는 무엇인가?

"안티조선 운동을 포함한 언론개혁 운동은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려운 운동이다. 사고의 틀이 자유로운 세대가 자연스러운 토론과 논의를 거치면서 열린 사고로의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짐에 따라, 진정한 의미의 언론개혁이 이루어져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모두>는 인터넷이라는 양방향 통신의 장점에서 출발한 운동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많은 이들이, 거리, 시간의 제약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으면서, 또한 다양하고 신속한 검색을 통한 정보의 교류가 원활한 가운데 참여하므로, 합리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행사 참여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름대로 오프라인 부문도 함께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우리모두>에서 각 언론사에 보낸 보도자료에는, 모든 운영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강조되어 있다. 그러나, 언론과의 인터뷰를 포함한 홍보 활동, 수많은 토론방들의 관리, 각종 문건과 자료정리, 오프행사 참여를 위해서는, 시간을 일정부분 떼어놓을 적극 참여자와 어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할텐데,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가?

현재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적극 참여자의 수는 상대적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몇몇 분들은 시간적으로 큰 희생을 해가며 헌신적인 수고를 하고 있다. 여타 시민 단체도 마찬가지겠지만, 재정적 어려움이 큰 문제가 된다.

그래서 최근에 '운영위원회'에서는 문건, 학생, 재정, 기획, 연대소위로 구체화해서, 각 분야별 참여가 가능한 분들을 찾기 위하여 '나를 고소하라' 서명자 중심으로 메일링 리스트를 발송하는 등, 더욱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새로이 운동을 정비하고 있다.

서명에 동참한 3천8백여명의 시민들은 나름대로 안티조선 운동에 기여하려는 의식이 있는 분이라 판단되므로 여러 부면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이 작업이 정리되는 시점이 되면 <우리모두>는 좀더 구체화된 모습으로 제 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갖추게 될 것이며, 좀더 확실한 의사소통구조도 정립이 되어 공동 관심사와 이견의 조율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덧붙이는 글 | 이철우 대표와의 인터뷰는 전화와 서면으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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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분야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였고, 지금은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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