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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근리 사건은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명백한 불법행위이다."

민주당 김민석(정무위) 의원은 19일 '노근리 사건 해결을 위한 연구보고서'를 내고 "한국전쟁당시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에서 발생하였던 미군에 의한 비무장·무저항의 양민 살해행위는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김민석 의원은 "이러한 결론은, 기존에 밝혀진 피해자의 증언, 가해자의 증언, 그리고 각종 군사자료와 추가로 발견해 낸 예비역 대령 데이비드 휴의 기고문 '노근리의 고통스러운 교훈' 그리고 베트남 미라이(My Lai) 사건에 대한 미 고등 군사법원의 판결문 등을 종합하여 도출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 군사법원은 노근리 사건과 유사한 사건인 베트남 미라이 사건의 판결문에서 "비무장·무저항상태의 사람들(민간인, 적군을 모두 포함)을 살해하는 행위는 정당화 될 수 없으며, 그런 사람들을 살해하라는 명령 자체가 명백한 불법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재판부는 더 나아가 이 판결문에서 "미라이 주민들이 베트콩에게 호의적이었다는 것이 사실일지라도, 학살 당일 미군에게 적대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그들을 사살하는 것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또 이 보고서는 양민학살 사건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여부와, 그러한 학살 명령의 책임은 누구에게 귀속되고, 이 명령을 받아 양민학살 사건에 가담한 병사들에 대한 범죄책임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미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처리할 과제라고 밝히고 있다.
김민석 의원이 19일 발표한 '노근리 사건 해결을 위한 연구보고서'ⓒ 오마이뉴스 공희정

김 의원은 "정부가 진상조사 결과를 미국과 협의하여 축소 왜곡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노근리 사건 피해자은 의심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바람직한 한미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노근리 사건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정부는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를 증명할 물적 증거 중 하나인 쌍굴에 박힌 총탄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6월로 예정되어 있던 정부의 진상조사 결과 발표도 미루어지고 있다.

한편, 김민석 의원은 10월 19일 오후에 실시한 국무조정실 국정감사에서 노근리 사건의 사실관계 증언을 듣기 위해 당시 현장에 있었던 2명의 생존자(양해찬, 전춘자)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민석 의원은 국감에서 노근리 사건의 피해자 증언을 듣는 의미에 대해서 "기대한 것과 다른 조사결과가 나오고 나면 그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며 "그 전에 국감과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피해자의 주장을 기록해 공론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9일 정부종합청사 19층에서 실시된 정무위의 국감현장 ⓒ 오마이뉴스 공희정


이부영 의원 "노근리 사건 조사 발표 시기, 정치적 고려에 따라 조정 의혹"

국정감사 첫날 정무위원회는 정부종합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국무조정실 감사에서 노근리 사건 진상규명과 관련해 피해자 두 명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노근리 사건의 조속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한나라당 이부영 의원은 "노근리 사건 조사결과(중간보고) 문건을 통해, 올해 6월 25일 이전에 최총 조사결과 발표 약속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고려에 따라 발표조정시기를 조정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사건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현시점에서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부영 의원ⓒ 오마이뉴스 노순택

이 문건 7페이지 '종합평가'에 따르면, '한미 양측 및 피해자가 만족할 경우와 불만족할 경우'를 구분하여 조사 완료 시기를 올해 6.25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적합성을 평가하고 있다.

또한 <조사완료시기검토>라는 문건에 따르면, 조사완료 시기 연장에 따른 장단점을 비교하면서, 올해 6.25 이전에 발표할 경우 "6월 국회 개원, 미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중 정치적 쟁점화"될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부영 의원은 "이는 전적으로 실체적 진실 규명에 몰두해야 할 사건 조사반이 정치적 고려에 따라 조사시기를 조정해 왔고, 조정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연말까지 조사를 종결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조사과정에서 정치적인 고려는 하지 않고 있으며 또한 의도적으로 조사결과 발표시기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교전상황 여부, 사격명령 여부, 항공폭격 등 노근리 사건 주요 핵심 사항에 대해서는 현재 사건관련 자료를 종합 분석·평가·검증하고 있다"면서 "짜맞추기식 조사라는 지적은 사건의 조사과정을 오해한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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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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