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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사장 선임을 둘러싸고 26일간을 끌어온 연합뉴스의 노사 갈등이 마무리됐다.

새로 선임된 김근 연합뉴스 사장과 연합뉴스 노동조합(위원장 김홍태)은 10월 17일 빠른 시일 안에 연합뉴스의 소유구조를 바꾼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노사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 합의에 따라 노조는 사장실 점거 농성을 풀었고 김근 사장은 10월18일 연합뉴스 7층 사장실로 첫 출근했다.

노사 합의문은 △사장은 책임을 지고 정부와 대주주를 상대로 회사 소유구조 개편작업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노력한다 △노조는 회사 소유구조 개편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회사와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등 5개 안으로 구성돼있다.

노조위원장 김홍태 씨는 이번 합의 배경에 대해 "연합뉴스의 실질 소유주인 정부와 KBS, MBC가 소유구조 개편에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80년 출범한 연합뉴스는 출범초기 신군부의 강제 주식배당으로 인해 KBS와 MBC가 대주주로서 각각 42.35%와 32.15%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부가 소유권을 통제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노사갈등도 표면적으로는 노조가 '낙하산 인사 반대', '내부인사 사장 승진' 등을 내세웠지만 핵심은 소유구조 개편문제였다.

연합뉴스의 소유구조 개편은 정부와 KBS, MBC의 협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10월 17일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은 김근 사장과 만나 "연합뉴스 구성원들이 개편안을 마련해 대주주와 협의하기 바라며 개편안이 확정되면 정부는 이를 성의있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홍석 문화관광부 차관보는 지난 10월 14일 연합뉴스 노조 간부들과의 면담에서 "연합뉴스 구성원들이 마련한 소유구조 개편안에 대한 대주주의 협의가 오는 12월까지 이뤄지도록 조정자의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주주인 KBS와 MBC도 지난 10월 16일 각각 박권상 사장과 노성대 사장 명의로 '연합뉴스의 소유구조 개편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연합뉴스에 알려왔다. 연합뉴스의 소유구조 개편과 관련된 핵심들이 모두 소유구조 개편의지를 공식 표현한 것이다.

노사갈등이 마무리된 다음날인 10월 18일, 연합뉴스 1층 현관에는 출근저지투쟁때 노조가 사용한 물품이 쌓여있었다. @ 오마이뉴스 이병한
최근 이런 움직임에 대해 연합뉴스 북한부 정일용 차장은 "정부와 대주주가 이번처럼 소유구조개편에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 경우가 드물다"며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연합뉴스가 제대로 서는데 소유구조개편이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노사 양측은 빠른 시일안에 소유구조 개편을 위한 실무기구를 발족시켜 11월 말까지 자체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사장실로 첫 출근한 날, 사장실에서 만난 김근 신임사장은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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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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