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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의 5-8%가 보유하고 있는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전 세계적으로도 3억명 이상이 보균을 하고 있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저개발국가들의 중요한 국가적 보건문제의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B형 간염을 제2군 전염병으로 지정하여 국가가 예방접종사업을 관리하도록 되어 있지만, 그 효과로 만성간염, 간경변, 간암의 발생이 줄었는지에 대한 보고는 아직 없다.

한때, 술잔을 돌리는 관습이 우리나라의 간염보균율이 높은 원인으로 지목되어 술잔 돌리지 않기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고, 아직도 군입대나 입사시험 등에서 만성간염은 면제사유나 탈락사유가 되고 있다.

그러나 열 명이 모이면 한 사람은 보균자인 이 흔한 질병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의 기회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보균자라면, 만성간염이라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전염은 가능한 지 등등.

얼마 전에는 한 대학의 기숙사 사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만성간염환자의 기숙사 입사를 허용해야 하는지를 묻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국가공무원 채용 신체검사 규정에는 만성활동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이 있는 경우 채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지만, 일반기업이나 대학의 경우 일률적인 기준은 없다. 집단생활을 하는 군입대 신체검사에서도 간염의 심한 정도는 구분하고 있지만, 전염성 문제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는 실정인 것이다.

잘 알다시피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고 모두 간염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어도 간에는 염증이 없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를 '건강보균자’ 혹은 ‘무증상 보유자' 라고 일컫는다.

출산을 전후하여 감염된 경우에 대부분은 간염은 일으키지 않고 간염 바이러스만 번식하는 '건강 혹은 무증상 보유기'를 지내게 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보통 20-30대) 70-90%에서 '만성간염'을 앓게 된다.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일단 감염된 사람이 만성화될 가능성은 감염될 당시의 나이에 따라 크게 다른데, 유아기 때는 25~50% 정도, 성인에서는10% 정도가 만성화되게 된다.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출생전후 시기의 감염이 많아서 만성간염의 발생이 많다. 그러나 만성 B형 간염이라도 자연적으로 비활동성, 즉 진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연 15~20%에서 바이러스 증식의 지표인 HBeAg이 소실되며 1년에 약1%에서 간염항원 자체가 소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성간염환자는 5년내에 10-20% 정도가 간경변증(간경화)으로 발전하고 매년 6% 정도가 간경변증으로 진행한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간염의 진행소견이 뚜렷치 않은 비활동성 만성간염인 경우에도 비율은 낮지만 마찬가지로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다.

만성B형 간염 환자에서 간암의 발생은 정상인에 비해 약 100배 정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간암발생률 세계최고가 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없는 사람은 예방접종을 해야한다. 즉 항원도 없고 항체도 없는 경우에는 예방접종을 통해 항체를 유도해 내는 것이다.

요즘은 신생아들은 태어나자마자 예방접종을 하도록 기본 예방접종에 포함되어 있다. 성인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3회 접종하면 되는데, 나이가 젊을수록 항체생성율이 높다. 0,1,6개월 간격이나 0,1,2개월 간격으로 맞는 것은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항체생성율은 차이가 없다.

40세 미만에서는 90%정도가 항체가 생성되지만 50세를 넘긴 이들은 접종을 해도 항체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 남자는 여자보다 항체가 생기지 않는 경향이 크고, 맞는 부위나 백신의 보관상태, .접종방법(근육주사가 항체생성율이 높고, 엉덩이 보다는 팔에 맞는 것이 높다)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러나 연령과 개인적인 면역 감응능력, 면역기능 억제 상태 여부가 가장 중요한 인자로 알려져 있다.

3회 접종이 끝나면 1개월 후에 검사를 해서 항체 생성 여부를 확인하고, 정상인에서는 3회 예방접종으로 항체가 생성되지 않았어도 40%에서는 재접종 하면 항체가 형성된다고 알려져 있다.

재접종 횟수나 방법에는 아직 일치된 견해는 없는 것 같다. 상황에 따라서는 용량을 늘려 맞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면역조절물질을 함께 투여해서 항체생성율을 높일 수도 있다.

그러면 백신접종으로 생긴 항체는 지속될까? 현재까지는 보통 10년이 지나면 백신으로 생긴 항체는 40% 정도가 감염방지 최소 역가 이하로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항체의 안정성이나 효과 개선에 대한 연구성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한 번 항체가 생성된 경우에는 역가가 낮아지더라도 B형 간염에 감염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추가접종을 10년마다 하는 것은 특정한 질병이나 직업에 종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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