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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오후 7시 30분, 전국노동자대회 정리집회

이산가족 상봉으로 남과 북이 함께 울음바다에 잠긴 8월 15일. 서울 종로일대 등 도심은 2만여명의 시위대에 점령당해 있었다.

이 2만여명의 시위대들은 왜 민족최대의 이벤트 중의 하나인 이산가족상봉을 텔레비젼으로 지켜보지 않고 가두로 나왔을까? 남과 북도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데, 왜 김대중 정권과 노동자들은 하나가 되지 못할까? 게다가 한쪽에서는 의사들이 집단폐업을 하고 있지 않은가?

8월 15일의 '여러풍경들'은 국내문제를 제대로 풀어야만 남북관계개선도 그 의미가 반감되지 않고 국민적 축복 속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줬다.

다음은 8월 15일의 종로 일대의 현장을 늦은 상황부터 정리한 것이다.

오후 6시 40분경, 호텔롯데 노동자들이 대오의 선두가 자리잡았던 롯데백화점 앞으로 나와 사측에 롯데사태의 신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그런데 갑자기 을지로에서 행진해 들어오던 집회대오가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확인해 보니 단체별로 정리집회를 진행하고 있던 것. 결국 이날 전국노동자대회는 이렇게 끝이 났다.

한총련 등 학생들도 각 지역 총련별로 마무리집회를 갖기로 했고, 사회보험 노동조합은 명동성당으로 집결해 이후 투쟁지침을 전달하고 정리집회를 하기로 하고 해산했다.

전국 사회보험노동조합 정리집회에서 전광훈 전농의장은 연대사를 통해 "파업하는 노동자는 아름답다. 국민의 정부라는 DJ정권은 노동자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면서 "농민은 백그라운가 없지만 국민의 이름으로 정권을 다잡는 투쟁을 하겠다"며 농민들도 노동자의 투쟁에 동참해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3신> 6시 롯데 호텔 앞에서 연좌 농성중

4시 50분 경찰의 1차 저지선이 뚫렸다.
종로 2가 국세청 앞까지 밀린 경찰은 다시 저지선을 형성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핸드마이크를 통해 경찰들과 물리적인 충돌을 피하라는 방송을 지속적으로 하고있다.

하지만 뜨거운 아스팔드 위에서의 상황은 순탄치 못하다. 욕설이 오가면서 지엽적으로 물리적인 충돌이 벌어진다. 그러나 아직 전면전은 아니다.

5시 30분 선두는 광화문 진입을 일단 포기하고 명동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경찰은 롯데호텔 앞에 대규모 경찰들을 배치 거리행진을 가로 막았다.

경찰 수뇌부와 민노총 지도부가 협상을 벌여보았지만 이내 결렬되고 말았다. 2만여 집회 참가자들은 도로에 누워 연좌 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노총은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지난 7월29일부터 31일까지 당시 남북장관급회담이 열리던 신라호텔 앞 집회를 취소하면서 까지 대화를 통한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정부는 시늉만 낼 뿐 단 한가지 문제도 해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선의에서 남북관계 진전과 민족경사를 위해 협조했으나, 이 같은 뜻을 왜곡해 사실상 노정대치정국을 방치하는 정부의 잘못을 참고 견디는 데 한계에 왔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행진에 참석하지 않은 한총련 소속 학생 5,000여명은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호선 충정로역 등에 모여 지상으로 나오려고 하고 있으나 경찰의 봉쇄로 지하철 역에 갇혀있다.

<2신> 4시 40분 종로 2가 경찰과 1차 충돌

3시 30분경 대학로 전국노동자 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 등 2만여 집회 참가자들은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선두가 혜화로를 빠져나가는 데만 30분 이상이 소요될 만큼 긴행렬이다. 종로2가 낙원상가 앞까지 도착한 시간은 4시 10분경.

4시 30분 경 후진이 정비가 되자 행렬 선두에 있는 선봉대는 광화문 진입을 막으려는 전경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아직은 작은 충돌이 있을뿐 별다른 불상사는 없다.

경찰은 종로 2가까지는 평화 집회를 유도하기 위해 여경찰을 앞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될 기미를 보이자 경찰 기동대를 긴급히 투입, 시위대의 광화문 진입을 막고있다.

한편 이에 앞서 민주노총(위원장 단병호)은 15일 오후 2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산하 조합원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안탄압분쇄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롯데호텔, 사회보험노조 진압에 대한 정부사과와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단식 17일째를 맡고 있는 단병호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정부가 노동자의 생존권을 폭력으로 탄압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정부는 롯데호텔 사태처럼 민주화를 가장한 채 시민을 탄압하는 행위를 즉각 중지하고 구속자를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이어 ▲롯데.사회보험 단체교섭의 조기타결과 경찰병력 철수 ▲경찰청장 해임과 정부 사과 ▲구속 노동자 전원석방과 사면복권, 수배자 해제 등을 요구했다.

<1신> 민주노총 도심집회 경찰과 충돌 예상

경찰은 15일 오후 6시 민화협(이사장 강만길) 주최로 열리는 세종로 '통일맞이 대동제'에 민주노총이 방해 행위를 할 경우 엄중 대처하겠다고 밝혀 충돌이 예상된다.

서울경찰청은 "남한 내 통일운동의 주도권 장악을 목적으로 한총련·민주노총·전농총 등이 민화협 주최의 '통일맞이 대동제'에서 불법·폭력시위를 전개할 것"으로 보고 "민중단체·한총련의 범국민 걷기대회 등 금지통고 된 불법폭력시위는 초기부터 강력 차단, 의법 조치하는 등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남북 화해분위기를 감안, 예년과는 달리 범민련·한총련 주최 2000년 통일 대축전(한양대)을 막지 않는 등 55주년 광복절을 전 국민적 축제로 승화시키기로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민노총 등은 막무가내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서울경찰은 총 126개 중대 13,860여명(전·의경 포함)을 동원, 평화적인 경축행사는 적극 보호하되 불법·폭력시위에 대하여는 현장에서 주동자 검거·사법처리 등 엄정 대처키로 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세종로에서 열리는 8.15 기념 통일행사는 사실상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라며, "남북관계의 진전을 악용해 노동자와 민주주의 인권을 탄압하는 정부정책의 이중성에 항의하기 위해 민화협 행사와 상관없이 강력한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주노총은 "지난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남북장관급회담이 열리던 신라호텔 앞 집회를 취소하면서까지 대화를 통한 사태수습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정부는 시늉만 낼 뿐 단 한가지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정부의 잘못을 참고 견디는 데 한계에 왔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15일 오후 2시 대학로에서 3만여 명의 노동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공안탄압 분쇄 전국노동자대회'를 여는 것으로 시작으로, 오후 6시부터는 대학로 집회 종료 후 종로를 거쳐 광화문 일대로 진출해 야간 대정부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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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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