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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를 일구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열매가 나왔다. 생태마을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벌써 한국적 상황에 맞는 생태마을을 일구고, 앞서서 고민하는 이들이 뿌린 씨앗이다. 이병철 외 12명의 필자가 글을 짓고 녹색연합이 펴낸 '인간과 자연이 함께 하는 생태마을길잡이'가 그것.

생태위기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현대사회에서 환경파괴와 인간성 상실은 공동체 사회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루쉰이 말했듯이 "태초부터 길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계속 다님으로 인해서 길이 만들어지듯" 생태마을·공동체의 희망이 이제 길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 길은 여행과 떠남, 길 위의 희망이 아니라, 만남과 정착, 더불어 사는 삶의 희망이다. 생태마을이 그리는 희망은 바로 '공경과 보살핌의 보금자리'이다. 우리가 지녀왔던 과거의 전통과 기술, 더불어 함께 하는 공동체 문화와 살림살이에 새로움을 창조적으로 더한 마을이 바로 생태마을이다.

생태마을 '공경과 보살핌의 보금자리'

녹색연합 생태공동체팀 지아가 간사는 "21세기를 눈앞에 둔 지금 대안사회에 대한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안팎의 요구에 따라 우리가 바라는 대안사회에 대한 전망, 그 꿈을 가능하게 하는 실천 방법을 모색해 보았습니다. 생활, 생산 속에서 만들어가고 가꾸기가 가능한 방법들을 묶어 「생태마을 길잡이」를 펴내게 된 것입니다"고 말한다.

98년 처음 냈던 「생태마을지침서」에 다양한 국내외 사례와 정보, 생태마을에 깃든 철학을 새롭게 보태 다시 태어난 책이 「생태마을 길잡이]다. 책에서 이병철, 강수돌, 홍순명, 허병섭, 양병이 님 외에도 10여 명의 필자가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전망, 생태마을의 생산과 경제, 도농교류, 공동체와 교육, 생태마을의 시스템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오래된 미래'에서 그려진 공동체사회를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삶이 되도록 하는 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생태마을·공동체를 꿈꾸는 이들에게 바치는 '희망의 씨앗'이다.

반자연 반생명적인 가치체계 '더 이상 안돼!'

필자이기도 한 이병철 녹색연합 공동대표 겸 전국귀농운동본부 본부장은 책을 통해 "유한한 자원을 소모 고갈시키고,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를 구조화하는 반자연적인 산업문명과 이에 바탕한 반생명적인 가치체계가 더 이상 이대로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 보다 명확해진 상황 속에서 새로운 대안문명의 요청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 공동대표는 이는 경제활동으로 인한 인간의 소비가 이미 자연적 소득을 초과하여 자연적 자본과 그 잠재력을 파괴하고 있다는, 이른바 성장의 한계에 따른 지속성의 위기일 뿐 아니라 물질중심, 경제중심의 가치관에 의한 인간성의 황폐화와 공동체의 붕괴 등 사회체제와 문명 자체가 근본적인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고 진단한다.

따라서 그는 "이 같은 위기에 대한 대안이란 더 이상 생명의 근원인 자연을 파괴하고 거스르는 것이 아닌, 생태순환 시스템의 회복을 통한 자연생태계와 조화되는 문명양식, 곧 생태문명과 그 사회뿐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조화되지 않고서는 지속 가능한 문명도, 생존도 없는 것이다"고 강조한다.

생태순환 시스템의 회복

이러한 생태위기 시대에 살아남는 해법, 자연생태계와 조화되는 생태마을의 문명양식은 어떤 모습일까? 강수돌 고려대 국제정보 경영학부 교수는 "경쟁과 분열의 소용돌이를 넘어 아래로부터 연대하고 협동하면서 더불어 건강하게 살아가는 새 세상을 만들어야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생태마을은 "첫째 삶의 질을 높이는 지역 공동체, 둘째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자율 공동체, 셋째 실업의 공포와 자본의 횡포로부터 자유로운 공동체, 넷째 자율성과 책임성을 드높이는 자치 공동체"라고 방향성을 잡고 있다.

21세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그동안의 경쟁과 물질문명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자율자치, 생명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정치경제, 사회문화, 교육부문 등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1부 지속가능한 미래와 생태마을>에는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의 기고를 통해 ▲대안공동체와 자치 ▲신명나는 노동과 협동조합 ▲지역화폐 ▲생태농업과 도농공동체 ▲생태건축 ▲대안에너지 ▲대안교육 ▲지역언론 등 대안사회의 모습을 그린다. 실천 없는 이론은 죽은 알맹이일 뿐이다. 전북 무주 진도리 허병섭 목수님이 실제로 현장에서 만들어 나가고 있는 생태마을을 일구는 수기도 실었다.

<2부 생태마을 만들기>에서는 생태마을 활동이 자연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고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생태적 조건에 대해 다루고 있다.

생태마을이 위치한 곳의 자연서식지를 보호하고, 그 지역에서 식량과 기타 생물학적 자원을 생산하고 발생되는 쓰레기는 그곳에서 유기적으로 처리하며, 마을로부터 나온 고형폐기물은 재활용하고 폐수는 내부적으로 처리한다.

마을 주변에서 나오는 재료로 건물을 짓고,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하며 아이들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 교육을 받는다. 우리나라에서도 한살림 공동체나 풀무학교 등에서 이러한 실험이 부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자연환경을 살리고, 공동체 교육 세상

<3부 세계는 지금>에서는 이미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바 있는 호주의 크리스탈 워터스 공동체와 독일의 킬하세 생태주거단지 사례,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재생에너지 사례를 다루고 있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하는 「생태마을 길잡이」
이병철 외 12명 지음 / 녹색연합 펴냄 / 신국판 / 224쪽 / 8천원


책 구입을 원하시는 분은 녹색연합(전화 02-708-4064 / 이메일 jeebaby@greenkorea.org 계좌이체 - 조흥은행 325-01-167914 녹색연합 생태공동체팀)으로 주문하면 우편판매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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