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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의 두 남편>이란 영화의 소개를 보면, 마고라는 여성과 결혼한 서로 다른 두명의 남편이 한 여성을 회고하는 형식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부천에 왠 여성영화? 영화 시작 5분후 들어선 상영장은 웃음의 바다였다. 여성영화에 왠 웃음바다?

<못 말리는 로빈훗>의 시나리오를 썼던 JD 샤피로감독(JD Shapiro)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출연까지 한 영화 <마고의 두 남편>이 데뷔작이다. 속사포 같은 우디알렌식 코미디와 찰리 채플린의 좌충우돌 슬랩스틱 코미디가 잘 배합된 영화는 감독의 말처럼 단연코 코미디이다.

영화는 전전남편 제이크와 전남편 록이 만나 그의 전 부인 마고를 이야기하는 코미디영화이다. 전 부인에게서 들은 서로간의 이야기, 그들이 경험한 마고를 식당, 기차, 거리에서 만나는 여러 사람들에게 닥치는 대로 떠든다. 단지 과거의 부인 마고를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다름을 확인하고 이해하는 과정, 남성과 여성, 남성과 남성의 관계를 복원하며, 사람과 사람을 이야기한다.

이혼을 한다는 것, 그 고통을 두 남자가 나누며, 위로하는 과정 속에서 마고는 천사로, 때론 악의 화신으로 등장한다. 제이크와 전화 통화를 하거나, 부부싸움을 하는 장면에서 마고의 음성은 테이프를 빨리 감은 듯한 사운드로 관객을 웃음으로 몰아 가고, 대사(자막)는 정확히 전달하며, 잠시 등장하는 멍청한 표정으로 다시 웃음 확인사살을 진행한다.

스피디한 편집, 같은 대사를 3가지 이상의 다른 앵글로 처리, 쉴새없이 카메라는 자리이동을 한다. 그 시점의 변화는 일반영화 보기, 제이크의 관점, 관객의 관점으로 이동하는 3가지 현실을 반영하려 했다고 록을 연기한 윌리암 도지어(William Dozier)는 말한다.

이하는 오마이뉴스와 단독인터뷰를 가진 윌리암의 일문일답이다.

마고가 영화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마고에 대한 두 사람의 실제 기억이 그녀를 지독한 악녀를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웃음) 왜 이런 방식을 택했나?

"하하, 실제로 그녀는 악녀다.(웃음) 농담이고, 사실 그녀를 섭외해서 사람들에게 마고로 적당한지를 물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멀쩡한 모습이 마고의 이미지와 맞지않다고 했다. 우리는 다른 모습의 마고를 찾았지만 모두가 그녀의 이미지를 충족하지 못했다. 결국 이런 방식이 마고를 가장 잘 표현하는 방식이라 생각해서 선택했다."

영화에서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특별한 메시지라고 할 만한 것 없다.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려는 것이 메시지의 최종 목표다. 마고에 대한 이야기는 JD의 실제상황이고, 현실에서 조금의 과장을 거쳐 관객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웃음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개와 고양이에 대한 재미있는 비유가 나온다. 어떤 의미인가?

"미국에서 그런 비유를 많이 쓴다. 다들 고양이와 개를 기르기 때문에 이 두 동물에 대한 비유가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기 때문이다. 의미는 영화에서 말하는 것과 같다. 고양이는 독립적인 성향이 강하지만 남을 잘 배려하지 않는다. 개는 복종적이지만 자립심이 약한 그런 두 동물의 특성을 사람에게 비유한 것이다."

영화에서 개와 고양이 중 개로 비유되었다. 실제 생활도 그런가?

"하하하, 아니다. 실제에서 제이크와 록의 성격은 현실에선 반대다. 내가 제이크보다 더 고양이에 가깝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 잘 웃고, 잘 보살핀다. 고양이와 개가 같은 존재한다고 할까. 그 중에서 더 적절한 비유라면 난 고양이다. (웃음)"

마지막 장면, 자막이후 등장하는 장면이 신선하다. 왜 그 시간에 장면을 넣었나? 사람들은 자막이 올라가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나?

"그 장면을 너무 좋아해서 어디든 넣고 싶었다. 하지만 영화에선 자리가 나질 않았다. 그래서 맨 마지막에 넣게 되었다. 물론 사람들이 많이 보아주는 자리는 아니지만, 계속 자리는 지키는 관객에 대한 특별 선물이다."

우디알렌식 조크가 재미있다. 하지만 영화의 템포가 같은 식으로 진행되어 중반이후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 물론 마지막까지 밀고 나가는 힘이 느껴졌다. 이런 방식에 자신이 있었나?

"재미있게 봐주어서 고맙다. 처음 편집본은 이것보다 10분 정도 길었다. 시사에서 집중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어 재편집을 했다. 이후 반응이 좋았다. 작업하면서 자신감은 있었으나 완성 후 이런 호의적인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였다. 성공적으로 전달된 것 같아 기쁘다."

조금 전 상영에서 보인 한국관객의 반응은 놀라웠다. 그렇게 모두가 웃을 수 있다는 것은 미국식 유머가 아닌 국제적인 감각을 가진 영화라 생각한다. 배급 계획은 어떤가? 한국의 배급 계획이 있나?

"이 영화는 미국에서도 개봉되지 못했다. 자세한 것은 배급자가 알 것이지만 아직 한국에서 배급에 대한 제의는 없었다. 한국관객이 이렇게 즐거워하는 것에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 정말 감사한다."

부천 말고도 많은 영화제에 나간 것으로 안다. 구체적으로 어떤 영화제인가?

"선댄스영화제(Slamdance)의 Park City Utah에 나갔다.
US Comedy Arts Festival의 Audience Award For Best Film을 수상했다."

인터뷰에 감사하며 오마이뉴스 회원들을 위해 싸인을 해달라. 그는 자신의 영화를 소개한 카탈로그에 싸인하며 오마이뉴스 회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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