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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을 둘러본 것은 2000년 6월6일이다.
수원 화성이란 것이 뭔지 참 궁금했다. 수원은 내가 참 많이도 다닌 곳이다. 그런데 성이라고 할 만한 것은 북문과 팔달문 밖에 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수원을 둘러싸고 있는 화성이라니?
그것이 도대체 어디쯤에 있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더구나 그것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사진1>팔달산 정상 부근에 있는 기념물

화성이 어디에 있고 차는 어디에 주차시키고 어디부터 보아야 하는 것인지 감을 잡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고 지도책을 펼쳐보았다. 아래 그림은 인터넷에서 찾아낸 그림이다. 지도책에는 장안문 왼쪽에 공원이 조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었다.

서울에서 내려오다 보면 북문으로 불리기도 하는 북문의 오른쪽 편이 그 공원이다. 공원의 이름은 장안공원이다. 아래 그림을 보고 크게 놀랐다. 화성이라는 것이 수원 저멀리 외곽에 있는 것도 아니고 지도대로라면 지금의 수원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이게 가능한 일인가 말이다.

차를 장안공원으로 몰고가 주차할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다행히 장안공원 둘레 전체가 주차장이었다. 차를 타고 수원 화성을 구경하실 분은 참고하기 바란다. 방문한 때는 일요일이었고 주차비는 물론 무료였다.

<사진2>화성 약도 : 장안문 왼쪽의(서울 쪽에서 봐서는 오른쪽 장안 공원 부근에) 무료 주차 공간이 많이 있다.

장안문을 지날 때는 장안문 밖에 보지를 못했는데 장안공원 주차장에 차를 대고 보니 정말 성(城)이 아닌가? 우리는 장안 공원의 잔디 위에서 실내 하키채로 하키도 하고 하키공으로 골프도 하다가 성을 따라 돌아보기로 하였다.

코스는 팔달산 쪽으로 하였다. 즉, 서울 쪽에서 보면 오른쪽으로 타고 올라가기로 한 것이다. 성을 따라 오르면서 보니 정말 성곽 전체가 도시의 집들을 헤치며 지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었다. 놀랍고 경이스러운 모습이다.

군데군데 시멘트를 사용해 엉성하게 보수한 모습이 옥의 티이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옛 것이 잘 보존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성 요소요소 주요 시설에는 옛 수문장의 옷차림을 하고 검을 찬 군졸이 성을 지키고(?) 있었다.

위의 지도에서 보면 "포루"라는 말과 "공심돈"이라는 말이 나온다. 포루는 포를 설치한 곳이고 공심돈이란 성곽의 높은 부분으로 "적의 동정을 살피는 일종의 망루로 수비와 공격을 할 수 있는 시설물"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는 게시판을 시설물 옆에 설치해 관광객들이 읽어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특이한 것은 포루 등 성곽의 건물에 들어가면 밖은 뙤약볕인데도 안에서는 냉장고 바람처럼 서늘한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시원한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그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인지 불가사의한 일이다. 짐작컨데 마루 바닥 밑이 맨 땅이고 그 땅은 늘 그늘이고 건물이 목조라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진3>왼쪽 멀리 나무가 많이 보이는 곳이 장안 공원이다. 장안공원에서 출발하여 성곽을 따라 팔달산 정상으로 오르는 도중에 아래를 향해 찍었다. 성이 시내를 가르며 살아 꿈틀거리듯 뚫고 지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사진의 중간쯤에 보이는 성곽 모습이 장안문(북문)이다.

<사진4>장안문을 지키고(?) 있는 수문장과 한 방 찰칵. 그가 들고 있는 칼은 진검으로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칼이 뽑히지 않게 칼과 칼집을 묵어놓았다.

장안문은 남대문과 같이 빙둘러 차들이 선회하는 로터리의 가운데에 있어 지상으로는 접근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육교 형태의 구름다리 연결로를 만들어 장안문 성곽 내부로 들어갈 수 있고 반대편 성곽으로 이어서 둘러볼 수 있도록 시설을 해 놓았다.

팔달산 정상에 올라가면 그늘과 시원한 바람이 들이치는 정자, 생각보다 큰 봉화대와 거대한 "효원의 종"이 있다.

<사진5>효원의 종: 일반인들이 종을 쳐볼 수 있도록 개방해놓았다.

<사진6>장안 공원 전경: 장안 공원은 장안문 옆에 있고 주변 노견으로 공짜 주차장이 있다. 잔디가 잘 관리되고 있고 곳곳에 그늘이 잘 조성되어 있다.

이 날 팔달산 정상에 오른 후 남문으로 일컬어지는 남쪽의 팔달문으로 내려가려고 했으나 내려오는 길에 성곽을 따라 내려가지 않고 지름길인 듯한 길로 내려가는 바람에 원래 의도한 코스대로 성을 둘러보지 못하고 원래의 장안공원으로 원위치했다.

내려오는 도중에 강감찬 장군 동상이 있었다.(팔달산 중턱에 있는 셈이다) 둘러보지 못한 동쪽 구간은 시원한 가을에 한 번 둘러볼 생각이다. 수원 화성은 둘러볼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는 우리의 문화유산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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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현대자동차 연구소 엔지니어로, 캐나다에서 GM 그랜드 마스터 테크니션으로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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