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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적지는 정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영월역의 역무원 아주머니께서 '낭만이 그만'이라면서 기차를 타고 가라고 적극 추천해주셨다. 영월에서 정선으로 곧바로 가는 기차는 없다. 버스를 타고 가던가, 증산까지 가서 정선을 거쳐 구절리까지 운행하는 기차를 타야한다

우선 영월에서 정선까지 기차표를 끊고, 증산에서 내렸다.(영월서 증산까지는 50분 정도 소요) 증산에서 내리니 빗방울이 더 굵어졌다. 정선까지 가는 '꼬마열차'를 타려면 아직 두 시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이럴 때 내가 가장 지루해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아 저기 있다!'
증산역사 바로 앞에 PC방이 보인다. '세상 참 편리해졌다.'
거기서 오마이뉴스에 접속해서 기사들을 보고 기사도 하나 작성해서 올렸다.

우리나라에서 관광용(신촌서 출발하는 교외선)빼고는 거의 전무후무한 단 두 칸짜리 꼬마열차. 나는 그 기차를 '아리랑꼬마열차'로 부르기로 했다.

'아리랑꼬마열차'에는 정선장을 보러가는 아주머니들과 아저씨들이 올라타셨다. 벌써부터 취나물, 개드릅, 참드릅, 곤드레, 곰취, 참나물 등 신선한 산나물 냄새가 물씬 풍기는 듯 했다.

'아리랑꼬마열차'는 증산→별어곡→선평→정선(가리왕산,화암약수)→나전→여량(아우라지)→구절리(노추산, 오장폭포)를 운행한다.

내 옆 자리에 앉으신 처음보는 한 아주머니와 이것저것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덧 정선역에 도착했다.

'뿌우~'

기적소리를 내며 안개 피어오른 산 속으로 덜컹거리며 출발하는 기차의 뒷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더구나 정선역에 도착하니, 역사 안 철로 옆에 토종닭을 기르는 우리가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그야말로 동화에서 나오는 모습 그대로였다.

비가 오는데도 정선장은 사람들로 붐볐다. 점심시간을 놓쳤더니 출출하다. 시장 한복판에 메밀전과 감자전, 메밀묵 등을 파는 노점상에 자릴 잡았다. 비를 피하려고 임시로 네 귀퉁이에 나무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비닐천막을 쳐 놓았다.

거기서 메밀전과 감자전 한 접시, 올챙이국수라는 걸 먹고 막걸리 한 사발로 목을 축였다. 올챙이국수는 메밀반죽으로 뽑은 국수인데, 짤막짤막한 길이를 보고 사람들이 붙인 이름이라 한다.

정선장을 두번 돌고나서, 부모님과 아내에게 주려고 정선농협에서 판매하는 당귀차, 오미자차, 복분자차를 사가지고 길을 나섰다. 다음 목적지인 임계로 가기 위해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이제 드디어 강원도 오지를 찾아 떠난다.

덧붙이는 글 | 철도청에서는 매월 5일부터 5일 간격으로 서는 정선장 관광을 위하여, <정선 5일장관광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그것을 이용하는 것도 시간을 절약하여 다녀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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