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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쉬는 날.
늦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가볍게 아침겸 점심을 먹은 후 TV를 켜니 디즈니 명작만화가 나온다.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아무 생각없이 계속 디즈니명작만화를 지켜보았는데 아무리 보아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만든 만화가 아니었다.

그 문제의 내용은 이렇다. 라이온킹에 조연으로 나왔던 두 동물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멧돼지하고 또하나는 뭔지 모르겠는데 코요테라고 하겠다. 코요테는 도박을 한다. 그리고 돈을 모두 잃는다.

그래서 보이는 친구 멧돼지를 걸고 도박을 한다. 결국 도박에서 진다.
멧돼지는 졌으니 쏘세지 만드는 회사에 팔려가게 된다. 멧돼지는 약속이니 지켜야 한다고 하지만 코요테는 그런 약속은 안지켜도 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약속은 안지켜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미국에서 만든 만화니 미국적인 합리주의와 개인주의 사상이라고는 생각하나 우리나라 정서에는 맞지 않을 뿐더러 도덕적인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만화는 항상 자신들의 우월성과 개인주의 합리주의를 만화에서 나타내고 있었으니 특별한 건 아니었으나 어찌 공영방송이 이런 만화를 어린이 만화라고 방영이 되는지 한심할 따름이었다.

같은날 오후.
전국노래자랑이 끝나고 채널을 돌려보니 만화 한편이 나온다. 그 이름도 유명한 '달려라 하니...' 옆에서 지켜보던 막내동생이 한마디 한다. '장난하나... 몇번째야.. 아에 뽕을 뽑아라..'

솔직히 '달려라 하니'는 교육적이고 재미있는 만화였다.
하지만 재탕에 재탕을 한 '달려라 하니'는 하니는 달리는 지 모르지만
우리는 주저앉아 자게 만들고 있다. 달려라 하니, 떠돌이 까치, 독고탁, 돌아온 독고탁, 원더키디,머털도사 등등 적어도 4~5번 이상 본 만화를 방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니, 까치, 독고탁, 머털도사는 사골이 아니다. 재탕에 재탕.
만약 사골이라 해도 더 우릴게 있는가 궁금하다. 그리고 꼭 같은 시간에 했던 만화를 또하는 이유는 국산 만화 방영이 규정에 정해져있어서 시간만 채우려는 속셈 아닌가?

아이들에게 만화는 다른 어떤 것 보다 더 주입성이 있다. 그런 어린이 만화는 다른 어떤 것보다 심사숙고해서 방영해야된다. 그럼에도 불구 평일 저녁, 일요일 아침 아이들이 가장 많이 보는 시간엔 일본과 미국의 합리주의사상이 짙은 만화, 흥미에 찌든 만화를 방영하고 우리나라 만화라고 일주일에 한번 하는 것이 재탕에 재탕을 한 따분한 만화뿐이라면 앞으로 우리 아이들의 머릿속엔 무엇이 가득 찰지가 참 걱정된다.

일본이나 미국에서 제작하는 에니메이션 중 어느 정도는 우리나라 에니메이션 업체에서 하청을 준다고 한다. 에니메이션을 기본제작하는 차원만 본다면 그리 뒤쳐지지 않는다. 다만 에니메이션 기획이 없고 제작과 지원이 없어서 국산 에니메이션이 찬밥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높은 곳에서의 지원으로 인하여 우리나라 정서에도 맞고 아이들에게 좋은 인성을 만들어줄 그런 만화가 아닌 에니메이션 제작이 꼭 필요한 시기다. 아니 꼭 필요하다. 더이상 방치한다면 개방될 일본에니메이션과 미국의 에니메이션에서 제시하는 민족성과 의식이 우리나라 기본의식과 사상보다 더 친숙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문화지배가 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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