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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모 TV 프로그램에서 방귀를 모아 불을 붙이는 실험을 한 걸 본 적이 있다. 방귀를 모은 주머니 입구를 열어놓고 불을 갖다 대자 잠시나마 불이 붙는 장면이 나왔다.

방귀에는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뿐만 아니라 메탄이나 수소와 같은 성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만약 대장 내에 수소와 메탄의 성분이 각각 44%, 30%까지 증가하게 되면 장내에서 폭발할 수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장내 가스가 폭발하여 심한 대장손상을 일으키고 천공된 예가 보고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것은 특별한 상황이고, 방귀 때문에 불이 붙을까, 폭발할까 걱정하는 사람은 없다. 단지 방귀가 잦아 사회생활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는 상당히 흔한 것 같다.

최근에는 소화기 계통도 세분화 되면서 ‘방귀학’이란 분야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의사도 생겼다. 앞으로 방귀 하나만으로도 우리 몸의 상태를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올 법 하다.

방귀의 횟수나 양은 민족에 따라, 개인에 따라 그 차이가 심해서 단지 자주 뀐다고 해서 병이라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 주위 사람들에게 조금 불쾌감을 줄 수는 있겠지만. 정상 성인에서 방귀의 양은 하루 평균 700ml 정도로 많게는 2000ml 이상 되기도 한다고 한다. 횟수는 평균 14회 정도로 20~25회 미만이다.

그러나 방귀의 대부분이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대장세균에 의해 발효되어 생기기 때문에 음식의 성분에 따라 방귀의 횟수나 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정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음식물을 삼킬 때 한 번에 2∼3ml의 공기를 음식과 같이 삼키게 되는데 이것도 방귀의 원천이 된다. 허겁지겁 음식을 빨리 먹는 사람, 껌을 많이 씹는 사람, 담배 피는 사람은 공기를 많이 삼키게 되어 방귀가 잦을 수 있다.

방귀를 만드는 또 하나의 경로는 혈액이다. 혈액 속에 녹아 있는 질소, 수소, 이산화탄소 등은 그 압력차에 따라 장으로 확산되어 나오기도 하고 거꾸로 장에서 혈액으로 흡수되기도 한다.

따라서 방귀를 줄이는 법은 가스 발생 원인을 교정함으로써 가능하다.
먼저 공기를 삼키는 걸 줄이기 위해서는 음식을 천천히 먹고, 담배를 끊으며, 껌이나 사탕도 먹지 않도록 한다.

다음으로 장내에서 가스 생성이 많은 음식을 피한다. 쌀보다 보리, 콩, 밀, 귀리, 땅콩 같은 잡곡류는 완전히 흡수가 되지 않고 섬유소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세균에 의한 발효과정이 왕성해 가스를 많이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장에서 흡수가 안된 단백질이나 지방에서도 이산화탄소나 수소의 생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도 역시 방귀를 증가시킬 수 있다.

식품첨가물로 쓰이는 과당이나 소르비톨도 원인이 되기 때문에 껌, 드링크제, 청량음료, 인공식품 등도 삼가해야 한다.

대부분의 자연 식품에는 같은 양의 포도당과 존재하므로 별문제가 되지 않으나, 사과, 배, 등의 과일에는 포도당에 비해 과당이 과도하게 있어 가스생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호랑이에 쫓기다 꿀 구덩이에 빠져 꿀을 실컷 먹은 후 나오는 단방귀를 팔아 부자가 되었다는 옛날이야기가 있듯이 꿀도 잦은 방귀의 원인이 된다.

이렇게 먹거리를 바꾸고 식생활을 바꾸면 대부분의 방귀쟁이들은 방귀 뀔 곳을 찾느라 분주히 들락거리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심한 방귀냄새와 함께 다른 소화기 증상이나 몸의 이상이 동반된다면 진찰을 받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위궤양이나 췌장염등의 흡수장애를 일으키는 질병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 우울증, 과민성대장증후군, 심지어는 대장암 등에서도 방귀는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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