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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9일 여의도 민주당사 점거농성사건으로 영등포경찰서에 연행된 수도권지역 철거민 대표 7명 외에 속보를 듣고 달려간 철거민들 중에 1명(수색동철거민)을 포함한 총 8명이 12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있었던 영장실질심사 결과 구속이 확정되었습니다.

지금 절박한 것은, 그들 모두가 경찰특공대를 통한 진압 및 연행과정에서 전원 심각한 부상을 당한 상태-심지어는 3도 화상을 입은 부녀자도 있음-임에도 불구하고 6월 9일 연행 이후, 지금까지도 전혀 부상에 대한 치료조치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6월 9일 당일 뉴스속보를 보고 항의하러 민주당사 앞으로 달려간 철거민 10명 중에, 6월 12일 영장실질심사를 통하여 9명은 전원 훈방조치하고 1명에 대하여만 유독 구속을 결정한 것에 일견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습니다. 그가 묵비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구속 결정이 난 것이 아닌가하는 겁니다.

이것들은 모두, 인권탄압의 한 측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경찰과 검찰의 작태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을 한다고 난리법석을 떨며, 곧 통일이라도 될 것처럼 난리인데, 한쪽에서는 철거민들에게 총칼을 휘두르며, 그들을 거리로 내몰려고 할 뿐만 아니라, 생존권을 지키려는 이들에게 폭력행사와 야비한 법 집행 등으로 온갖 '인권탄압'을 가하고 있는 '현 정권의 이중성'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철거민들의 투쟁의 모습이 겉으로 보기에는 불법적이고 다소 폭력적- 민주당사 점거 당시의 사제 화염방사기-으로 비취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더 이상 물러설 곳 없이 쫒겨온 그들에게는 이제 남은 거라고는 악과 깡다구밖에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철거과정에서 경찰 및 구청의 공권력뿐만 아니라, 개발업체(대우건설 등)들이 고용한 용역회사직원-실제로는 용역깡패-들로부터, 경찰의 묵인 및 직접 목격하는 상태에서도 생명이 위협당할 정도의 구타와 폭력을 무수히 당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50여 년 만에 이루어진 남북정상회담으로 감격하며 들떠 있을 때, 한쪽에서는 피를 토하는 고통과 절박함으로 어쩔 수 없이, 대한민국 국민뿐 아니라, 인간이라면 마땅히 누구나 누려야 할 '행복추구권'과 기본권인 '주거권'에 대한 어떠한 보장과 보상도 없이, 철거과정에서의 무자비한 폭력에의 공포로 하루하루를 근근히 살아가는 철거민들이 짐승만도 못하게 탄압을 받고 있습니다.

돈없고, 빽없고, 힘없는 그들은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아니라 금수란 말입니까?

우리들이 편히 살고 있는 집과 아파트는 혹시 그들의 보금자리를 빼앗아 이루어진 것은 아닐까요?

저는 감히, 호소합니다.

그들에게 공권력과 용역깡패들에 의한 폭력으로부터, 우리들과 함께 그들을 더불어 살아가게 하는 데에 힘과 관심을 보여달라고 말입니다.

눈물 때문에 더 이상 쓸 수가 없네요. 저는 창간전부터 오마이뉴스 기자회원으로서 기사를 써오면서 지금처럼 가슴 아프고, 답답했던 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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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사 점거 철거민 구속

덧붙이는 글 | 6.9 민주당사 점거농성사건과 철거민문제에 대해서는 
www.nodong.com/전철연과 www.jinbo.net에 가시면 자세히 아실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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